[종합] "기억이 살아갈 연료가 될 수도 있습니다"…김해숙X신민아 '3일의 휴가'
"기억이라는 게 세상을 살아가는 연료 같은 겁니다."
라고 영화 '3일의 휴가'를 집필한 유영아 작가가 말했다. 그의 말처럼 기억과 추억은 마음에 담겨 힘든 시간에도 몸을 일으켜 세워 오늘을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7번 방의 선물', '82년생 김지영' 등의 작품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은 유영아 작가가 '하늘나라에서 있는 엄마가 딸을 만나러 온 3일'에 대한 이야기로 대중과 만난다. '나의 특별한 형제'(2019),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2012) 등의 작품을 통해 따뜻함을 선사해 온 육상효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엄마' 김해숙과 '딸' 신민아의 조합이 신뢰를 더 한다.
13일 서울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영화 '3일의 휴가' 제작보고회가 진행돼 육상효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해숙, 신민아, 강기영, 황보라가 참석했다. '3일의 휴가'는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 ‘복자’(김해숙)와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신민아)의 힐링 판타지 영화.
김해숙은 죽은 지 3년째 되는 날, 하늘에서 3일간의 휴가를 받아 하나뿐인 딸 '진주'(신민아)를 만나러 내려온 엄마 '복자' 역을 맡았다. 김해숙은 "'우리 엄마가 이런 일이 생긴다면 가장 먼저 내려오지 않을까' 생각하며 시작했다"라고 작품에 임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올해 SBS '악귀', JTBC '힘쎈여자 강남순'을 통해 완전히 다른 이미지로 큰 사랑을 받았던 김해숙은 "제가 제일 행복하고, 제일 편안하고, 제일 잘할 수 있다고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건 역시 '엄마'인 것 같다"라고 '3일의 휴가'에서 보여줄 엄마의 모습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신민아는 딸 '진주' 역을 맡았다. 진주는 미국 명문대학교 교수가 되었지만, 엄마를 그리워하며 시골집으로 돌아와 복자(김해숙)의 백반집을 운영하는 인물. 배우이기에 앞서 딸이기도 한 신민아는 "엄마와 딸의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감정을 솔직하지만, 판타지적으로 풀어서 예쁘고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다"라고 참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평소 직접 요리하는 걸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3일의 휴가'를 위해 남다른 노력도 더했다. 신민아는 "정말 집밥에 필요한 칼질이나 다듬기 위주의 스킬"이라며 "스팸도 예쁜 모양이 아니라 숟가락으로 펐다"라고 익숙함이 주는 온기가 더하려 했던 노력을 밝혔다.
강기영은 복자(김해숙)와 이승으로 내려온 가이드 역을 맡았다. 육상효 감독은 강기영의 캐릭터에 대해 "여행사 신입 직원같이 생각할 것"을 요청했다. 이어 강기영은 "딱히 저승에서 뭔가의 큰 역할을 해야 할 것 같지 않았다. 정말 소통이 잘 안되는 어르신을 모시고 투어를 다니는 신입 가이드 정도로 생각했다"라고 자신의 캐릭터에 임했던 생각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엄마와 딸의 이야기에 아들이자 한 아이의 아빠가 된 자신의 모습을 비춰 "지금은 아버지의 마음까지 헤아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자신 역시 남다른 울림을 받을 수 있었음을 전했다.
황보라는 진주(신민아)의 둘도 없는 단짝 친구 미진 역을 맡았다. "친구 전문 배우"라고 자신을 소개한 황보라는 "'3일의 휴가'는 보면서 너무 울었다. 사랑 이야기 중 천륜을 담은 사랑 이야기를 가장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꼭 해보고 싶은 영화인데 훌륭한 감독님, 배우님도 함께하셔서 저에겐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라고 함께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또한, 과거 드라마 '아랑사또전' 이후 11년 만에 재회한 신민아에 대해 "작품을 하면 웬만하면 다 친해지는데 이렇게 안 친해질 수 있었나 싶었다"라면서도 힘든 두부를 만들기 위해 함께 맷돌 돌리기 등 남다른 친분을 스크린에 옮겨냈다.
김해숙과 신민아는 첫 모녀 호흡을 맞췄다. 김해숙은 제작기 영상에서 "신민아는 지금까지 작품에서 만난 딸들 중 가장 예쁘고 사랑스러운 딸"이라고 애정을 전하기도 했다. 극중 복자와 진주의 관계에 대해 "저의 유일한 한이자, 사랑이자, 목숨 같은 존재"라고 설명한 김해숙은 "저도 제가 딸일 때 함부로 한 것을 후회하는데, 딸에게 그대로 받고 있다. 그 관계가 대물림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이 세상에서 가장 숭고한 사랑의 관계가 아닐까 싶다"라고 현실에서의 모녀 관계에 대해 전하며 '3일의 휴가'에 담길 가장 따뜻한 사랑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육상효 감독은 '3일의 휴가'에 대해 "이 영화가 '그리움'에 대한 영화"라고 설명했다. 그는 "너무 가깝기에 우리 손으로 자기 팔을 만질 수가 없다. 너무 가까워 엇나가는 게 많다. 그런게 상처가 되기도 한다. 아무리 가까워도 서로 사랑하고 좋아한다는 말도 많이 하고, 기억이 있는 한 부모님이 떠나셔도 같이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으니, 함께 보시며 좋은 기억을 만들어 주는 작품이기를 바란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3일의 휴가'는 오는 12월 6일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