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수술 후 항암치료는 필수? 약 50%는 생략 가능
유방암 수술 후 항암치료가 필수로 여겨지고 있지만, 유방암 환자의 약 50%는 항암치료를 생략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외과 이장희 교수는 “최근 유방암 환자의 경우 유전자 검사를 통해 항암치료가 불필요한 환자에게 항암치료를 생략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방암은 여성호르몬 수용체 유무와 표피 성장인자 수용체인 HER2 발현에 따라 네 가지 종류로 나눠진다. 이 중 여성호르몬 수용체가 있고, HER2 발현이 없는 유방암은 65% 정도를 차지한다. 이 경우 온코타입DX, 온코프리, 진스웰BCT, 맘마프린트 등의 유방암 다중유전자발현 검사를 시행해 항암치료의 이득 여부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이들 검사는 절제한 암 조직에서 여러 유전자 분석을 통해 환자의 재발 점수를 구한 뒤 저위험군과 고위험군으로 나눠 준다.
고위험군의 경우 유방암의 전이 위험이 크다는 것을 미리 알 수 있어, 항암치료를 통해 유방암 치료 후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고위험군의 항암치료 효과를 검증한 임상시험에 따르면 호르몬 단독 치료를 받을 경우,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은 10년 생존율이 65.4%지만 항암치료 시 생존율이 91.9%까지 증가했다.
반대로 저위험군은 암이 타 장기로 전이될 확률이 매우 낮기 때문에 안전하게 항암치료를 생략할 수 있다. 특히 2020년 12월 세계 최대 규모의 유방암학회에서 발표한 ‘RxPONDER’ 연구 결과에 따르면, 림프절 전이가 있는 유방암 환자도 폐경 이후 유전자 검사점수가 기준 이하라면 항암치료를 생략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장희 교수는 “일반적으로 암 수술 후 미세암 제거를 위해 필수적으로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호르몬 수용체 양성 및 HER2 음성 유방암의 경우에는 경구로 복용하는 항호르몬치료제가 전신치료를 보완할 수 있고, 항암치료의 반응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최대한 항암치료를 생략하려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며 “이에 따라 유방암이 림프절까지 전이된 환자도 여성호르몬 검사에서 폐경이 된 상태로 확인된다면 항암치료를 받지 않을 수 있어 유방암 환자 중 약 50%는 항암치료를 생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저위험군의 유방암이라 하더라도 재발의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항암치료 여부를 떠나 치료 후 관리가 중요하다. 유방암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항호르몬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아야 하고, 정기검진을 통한 추적 관리를 해야 한다. 특히 45세 이하의 젊은 여성에서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으로 비만한 경우 유방암 수술 후 항암치료를 더 많이 받게 되는 것으로 나타나 적절한 체중 관리와 운동, 건강한 식습관이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