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KDA)가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조만간 확정 시행할 것으로 알려진 '가상자산거래소 은행 실명계정 발급 기준'은 이미 구조화된 업비트 중심의 5개 원화거래소 체제를 더더욱 공고화하겠다는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2일 공개했다.

KDA는 FIU의 이러한 기준을 확정 및 시행하는 것에 대해 "구조화된 카르텔을 강화하는 어떤 시도도 용서할 수 없고, 이권·부패 카르텔과 가차 없이 싸우겠다"라며, "약탈적인 이권 카르텔을 발견하면 과감하게 맞서 싸워야 한다는 현 정부의 국정방향과도 배치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KDA에 따르면, 현재 FIU가 신고수리한 27개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 점유율은 업비트 90%, 빗썸 8%, 그 외 25개 거래소가 2% 정도에 머물고 있다. 특히 업비트의 시장 점유율은 특정금융정보법에 의해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를 한 2021년 9월 당시 67% 수준에서 지난 6월 25일에는 92.6%에 이를 정도로 독점적인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KDA 측은 "업비트의 시장 집중도(HHI)는 8000∼9000에 해당하는데,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장 집중도(HHI)가 2500을 초과하면 '고집중 시장'으로 규정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KDA는 FIU가 업비트 중심의 5개 원화 거래소 체재를 개선하지 않은 상황에서 '은행 실명계좌 발급기준(안)'을 조만간 발표하고 시행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은행 실명계좌 발급 기준(안)'에 의해 실명계정을 발급할 수 있는 은행은 ① 금감원의 AML(자금세탁방지) 이력이 있을 것 ② 최근 2년간 4회 이상 FIU 제도 이행 평가 중 위험관리평가 등급 '보통' 이상 받을 것 ③ 실명계정 발급은행 대상 공통적용 표준(안)을 이행하는 은행으로 한정한다는 것 등이다.

또한 복수 거래소에 실명계정을 발급할 수 있는 은행은 ① 2년 이상의 실명계정 운영 경험이 있을 것 ② 최근 2년간 4회 이상 위험관리 평가결과 양호 이상 및 최근 2년간 4회 이상 STR(의심거래보고) 상세 분석률 상위 35% 이내 등으로 규정돼 있다. KDA는 "해당 기준은 업력이 짧은 신생은행이나 규모가 작은 지방은행은 실명계정을 발급할 수 없는 대상으로 한정하는 등 지나치게 과도한 기준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KDA는 "만일 FIU가 이 기준을 확정해 시행한다면, 사실상 은행들로 하여금 FIU가 신고수리한 거래소의 82%에 해당하는 22개 코인마켓거래소에 실명계정을 발급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다"라며, "업비트를 비롯한 기존 5개 원화 거래소 체제를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FIU의 이 기준안은 특정금융정보법 및 시행령에도 근거가 없는 것으로, '행정작용은 법률에 위반되서는 안 된다'라는 행정기본법에 의한 법치행정의 원칙을 위반한위법한 기준에 해당한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KDA는 "특정금융정보법(제7조 2항 2호) 및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메뉴얼에도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조건에 '은행 실명계정 발급 확인(서)'라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그 외에 어떤 추가적인 내용도 규정하지 않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성명서는 다수의 언론이 "FIU는 금감원에서 '자금세탁 방지 체계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은 케이뱅크가 업비트에 실명계정을 발급할 때에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시에 법률에 의한 평가항목에 은행의 AML 능력을 규정하지 않고 있고, 실명계좌는 회사 간에 서로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FIU가 개별 은행의 AML 시스템이나 거래소와의 계약에 관여할 수 없다고 밝힌 것이라고 보도 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FIU는 "케이뱅크와 업비트가 거래를 하면서 특금법상 자금세탁 방지 의무를 위반하면 이에 따라 제재를 가할 문제"라고 입장을 밝혔다는 설명이다. 

KDA는 FIU가 이 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은행 및 기존 5개 원화 거래소들만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FIU가 신고수리한 27개 거래소의 82%에 해당하는 22개 코인마켓 거래소에 대한 의견수렴을 배제한 것은 헌법 및 행정기본법에 의한 평등권과 행정절차법에 의한 '의견수렴을 거치치 않은 위법한 행정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KDA는 FIU가 은행 실명계정 발급 기준을 제정하여 시행하려면, ▲사전에 이해 당사자들과의 충분한 소통 및 의견수렴 과정을 거칠 것 ▲위법성 논란을 해소할 수 있도록 특금법을 개정, 근거를 확보한 후에 추진할 것 등을 제안했다.

끝으로, KDA는 "만일 FIU가 이러한 제안을 무시하고 이 기준을 강행할 경우, 이 기준이 법적 근거가 없는 위법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행정지도를 법령보다도 어렵게 여기는 관행에 의해 적법성 여부 등을 제기하지 않은 채 사실상 실명계정을 발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따라서 백척간두에 서 있는 22개 코인마켓 거래소들은 생존 차원에서 관련 이해 당사자들과 공동으로 사법적 대응 방안을 비롯해 다양한 대응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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