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가장 평범하지만, 반짝이는 삶의 순간"들을 '신선하게' 담아낼 '오프닝 2023'
"인생도 마치 단막극 같아요."
12일 tvN X TVING 프로젝트 'O'PENing(오프닝) 2023'의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O'PENing 2023'은 자유로운 형식과 참신한 시도가 돋보이는 7명의 신인 작가 작품으로 구성된 tvN X TVING 드라마 공동 프로젝트다.
오는 16일(일) 밤 10시 40분 첫 방송되는 '썸머, 러브머신 블루스'를 시작으로 '산책'(7/23), '여름감기'(7/30), '우리가 못 만나는 이유 1가지'(8/6), '복숭아 누르지 마시오'(8/13), '2시 15분'(8/20), '나를 쏘다'(8/27, 9/3) 등이 편성을 확정했다.
◆ 썸머, 러브머신 블루스|고수, 아린
'썸머, 러브머신 블루스'(극본 이충한, 연출 윤혜렴)는 고시낭인 출신의 성인용품 쇼핑몰 사장 이수와 열혈 재수생 드림의 본격 과외-알바 등가교환 로드무비다. 윤혜렴 감독은 "여러 작품을 통해 성공한 사람들의 대단한 성공담을 많이 보게 되는데, 저희 작품 같은 경우 주변 이웃들의 소소한 성장담이 주요 주제"라고 소개하며 "시청자분들께서도 이번 작품을 보면서 신선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자신했다.
극 중 고수는 시험에 줄줄이 낙방한 뒤, 어렵게 취직한 회사까지 망하자 성인용품 쇼핑몰 사업을 시작하는 '나이수'를 맡았으며, 아린은 성인용품 쇼핑몰 콜센터 직원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는 재수생 '여드림'으로 분한다. 이날 현장에 함께한 아린은 한 번의 실패를 겪은 뒤 최선을 다하는 캐릭터의 모습에 깊게 공감을 했다며 "저 역시 작품 오디션을 보거나 아이돌을 준비할 때의 모습을 떠올렸다"라고 돌아봤다. 또한 함께 호흡을 맞춘 고수가 연기적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며 "덕분에 즐겁고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라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
윤혜렴 감독은 "저희가 작품을 촬영할 때부터 항상 했던 이야기가 재미있게 하자는 것이었다. 휴먼 코미디인 만큼, 저희가 재미있어야 보는 시청자들 역시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저의 경우 봐도 봐도 안 질릴 정도로 재미있었다. 시청자 여러분께서도 저희가 느낀 재미와 즐거움을 안방에서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더했다.
◆ 산책|이순재, 선우용여, 이연희
'산책'(극본 천세은, 연출 노영섭)은 세상 꼬장꼬장한 독거 노인 순재가 아내 귀애가 돌보던 촌스러운 똥개 순둥이를 산책시키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순재는 갑작스러운 아내의 죽음으로 혼자가 된 '차순재'를 맡았으며, 선우용여는 말년에 선물처럼 나타난 유기견 순둥이를 돌보는 재미로 지내던 중 예기치 못한 죽음을 맞이하는 '윤귀애'로 분한다.
노영섭 감독은 '산책'이 가진 의미에 대해 "되게 삶에서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행동 중 하나"라며 "순재에게 산책이란 삶을 돌아보는 순간이고, 귀애에게는 관심과 사랑이다. 비록 귀애의 산책 신은 짧게 그려졌지만, 그 안에서 충분히 성격을 엿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서울 변두리에서 작은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한유담' 역의 이연희가 가세했다. 노영섭 감독은 "유담 캐릭터의 경우 산책을 통해 애도와 회복이라는 키워드를 그린다. 비슷한 아픔을 가진 순재와 산책하며 회복하고, 애도하고, 삶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순재와 선우용여의 만남으로 궁금증을 자극한다. 이순재는 "이 나이에 주연이 쉽지 않은데, 주연을 맡게 됐다"라며 "혼자 살면서 아내에 대한 회한을 담아냈고, 그것을 강아지와 함께 느끼게 되는 내용인데 깔끔하게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 참여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평소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을 아낌없이 드러낸 바 있는 선우용여는 강아지와의 호흡에 대해 "깜찍하게 잘 했다. 소통이 잘 됐다"라며 "보통 사람 대 사람으로 인생을 배운다고 하지만, 동물에게도 배우는 것이 참 많은 것 같다"라고 말해 궁금증을 자극했다.
◆ 여름감기|엄지원, 박지환
'여름감기'(극본 서현주, 연출 정종범)는 내일 죽어도 상관없을 만큼 절망 속에 살던 여자가 한 남자를 지키기 위해 난생처음 목숨 걸고 직진하는 여름 한정 순정 누아르. 극 중 엄지원은 차갑고, 무심하고, 건조한 대부 업체 직원 '차인주'로 분한다. 박지환은 스물셋에 아빠가 된, 죽은 아내 몫까지 딸만 위해 살아온 딸바보 '강진도'를 연기한다.
엄지원은 이번 작품을 통해 또다시 연기 변신에 나서게 된다. 그는 "요즘에 흔히 받아볼 수 없는 대본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놓치면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짧지만 영화 같았다. 좋은 기억에 많이 남아 있어서 작품에 대한 기대가 크다"라고 말했다. 박지환 역시 로맨스 장르에 도전하는 것은 신선한 경험이다. 그는 "대본에 반했는데, 이 이야기를 완성시켜줄 차인주 배역이 엄지원 배우라는 말을 들었을 때 안 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해 두 사람이 완성할 호흡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졌다.
엄지원과 박지환이 선보일 '순정 누아르'에 대해 정종범 감독은 "흑과 백의 어우러지는 조화를 위해 표현을 많이 했는데, 순정이 여름이라면 누아르는 감기 같다"라며 "두 주인공의 감정 표현을 날씨에 빗대 많이 표현하게 됐는데, 이 부분에 신경을 써주시면 재미있을 것 같다"라고 소개했다. 또한 이번 '여름감기'가 마치 메리골드 같은 작품이라고 덧붙인 뒤 "여름에만 피는 꽃인데, 꽃이 시들고 난 뒤 잘 말리면 차로 마실 수 있다. 단 1초도 아깝지 않게 촬영했기 때문에 버릴 장면이 하나도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 복숭아 누르지 마시오|정이서, 최원영
'복숭아 누르지 마시오'(극본 박선영, 연출 정다형)는 엄마의 낡은 슈퍼를 지키는 딸 '장하구'와 옛사랑을 그리워하는 '김강수'가 펼쳐 보는 한 시절 재채기 같은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정이서는 출판사 편집부 사원 26세 '장하구'이자, 25년 전 26세였던 '장하구'의 엄마 '강해숙'을 맡아 1인 2역에 도전한다. 최원영은 알츠하이머를 앓게 된 평범한 중년이자 태수물산 부장이 된 '김강수'로 분한다. 김강수의 25년 전 과거로 태수물산 신입사원 시절은 배우 신현수가 맡는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작품을 연출하게 된 정다형 감독은 "처음에는 어렵게 생각했지만, 어깨동무를 하듯 찍자는 생각을 했다"라며 "지금 엄마를 생각하는 딸이나, 그때의 엄마나 20대인데 뭐가 그렇게 다를까를 말하고 싶었다. 현재와 과거를 같은 분이 연기할 수 있게 이서 씨를 캐스팅, 과거와 현재가 잘 이어져 보일 수 있도록 구성하고 찍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라고 말했다.
1인 2역에 도전하게 된 정이서는 "하구와 해숙이는 비슷한 듯 다른 인물이다. 하구는 자신의 아픔을 애써 더 밝은 척, 괜찮은 척하며 살아가는 인물이라면 해숙이는 주변에 벽을 세우고 방어를 하면서 살아간다. 그런 정반대의 성향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라며 "두 사람이 처한 상황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그때의 상황과 감정에 집중하려고 했다"라고 전했다. 최원영은 극 중 알츠하이머를 앓게 된다. 이에 대한 어려움은 없는지 묻자 "작품 안에서 질병을 앓고 있는 모습이 많이 드러나지는 않지만, 찰나의 순간에 인물의 감정선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고,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여러 자료를 참고하고 혼자서 상상을 많이 해보면서 완성했다"라고 설명해 두 사람이 선보일 연기 활약에 관심이 쏠린다.
이 밖에도 '2시 15분'(극본 박연옥, 연출 정세령)은 열 살 아이가 집안에 갇혀 있는 여섯 살 아이를 발견하게 되면서, 조금씩 조금씩 집 밖으로 나오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정세령 감독은 "어른이 못하는 것을 해내는 용감한 두 아이의 우정에 관해 담자고 생각을 했다"라며 "박소이와 기소유 배우를 멀리서 본다면 예쁘고 귀엽겠지만, 가까이 볼수록 아이들의 섬세한 연기가 돋보인다. 볼수록 아련하고 사랑스럽게 느낄 것 같다. 열심히 만들었으니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또한, 'O'PENing 2023'의 대미를 장식하게 될 '나를 쏘다'(극본 정지현, 연출 조은솔)는 꿈과 가족을 지키고 싶어서 승부 조작을 했던 고등학생 천재 사격선수가 7년 후 다시 복귀를 꿈꾸는 내용을 담았다. 조은솔 감독은 "실제 작가님께서 사격 선수 출신"이라고 강조하며 "사격의 경우 폐쇄적인 스포츠다. 어떤 대단한 팀워크나 액티브한 모습이 아닌, 선수들이 경기를 할 때 느낄 감정을 따라가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를 쏘다'는 트라우마에 갇혀있던 한 선수가 재기하는 내용을 담는다. 분명 누구에게나 실수도 하고, 넘어지는 순간이 오겠지만, 저희 드라마를 통해 일어날 수 있다는 응원가 같은 메시지가 전달돼 위안을 받기를 바란다"라고 진심을 더했다.
여기에 유이와 강상준이 호흡을 맞추게 된 '우리가 못 만나는 이유 1가지'(극본 이가영, 연출 김동휘)는 나이도 경험도 쌓일 대로 쌓인 만큼 다른 것들은 더 쉬워졌지만 오히려 사랑은 더욱 어려워진 30대 중반 두 이혼 남녀의 연애담을 그리는 바, 다채로운 장르의 작품이 시청자를 찾을 준비를 마쳤다. 이날 '산책'의 연출을 맡은 노영섭 감독은 이런 말을 남겼다. "가장 평범하지만 반짝이는 삶의 순간을 마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마치 인생과도 닮아있는 여러 이야기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tvN X TVING 프로젝트 'O'PENing(오프닝) 2023'은 방송에 앞서 오는 13일 오후 4시 티빙을 통해 전편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