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시타 토모히사의 모습 / 사진 : COCCS 제공

야마시타 토모히사는 국내에서도 일명 '야마삐'라는 애칭으로 큰 사랑을 오랜 시간 받아왔다. 시작은 일본 대표 엔터테인먼트사 쟈니스 출신의 아이돌 그룹이었고, 점차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일본뿐만이 아닌, 세계로 발을 넓혀갔다.

지난 6월 9일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일본에 공개된 이후, 1위에 오른 영화 'SEE HEAR LOVE(씨 히어 러브)' 역시 이재한 감독을 비롯한 한국 스태프와 함께한 작품이었다. 극 중 앞이 보이지 않는 남자와 아무 것도 들을 수 없는 여자의 사랑 이야기 속에서 야마시타 토모히사는 시력을 잃어가는 웹툰 작가 신지 역을 맡았다. 머물러 있을 수 있는 자리에서 끝을 모르고 흘러가고 있는, 그리고 그 흐름 속에서 인연을 쌓아가는 야마시타 토모히사를 내한 인터뷰 자리를 통해 만났다.

야마시타 토모히사가 아라키 유코, 이재한 감독과 함께 한국에서 진행된 시사회에 참석한 모습 / 사진 : 디지틀조선일보DB

Q. 아침부터 극장 주변이 들썩였다. 한국에서도 팬덤이 탄탄한데, 내한 소감은 어떤가.

"정말 가까운 이웃 국가니까 자주 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예전 팬들을 비롯해 새롭게 저를 알아주시는 분들도 좋아해 주실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겠다 싶다."

Q. 'SEE HEAR LOVE'에서 시력을 잃어가는 신지 역을 표현하기 위해 시선 처리나 눈동자 등 인상 깊은 지점이 많다.

"실제 시각 장애인과 인터뷰하면서, 이해할 수 있는 감정을 알아가려고 했다. 이재한 감독님과도 논의하며 상상력을 펼쳐갔다. 액팅 코치와 줌 미팅을 통해 사전에 기술적인 눈동자 움직임을 익혔다. 그리고 현장에 들어가서는 눈이 안 보인다고 의식하기보다 마음속으로 듣고 보려고 노력한 것 같다."

'SEE HEAR LOVE' 스틸컷 / 사진 : COCCS 제공

Q. 그래서인지 신지의 상황이 각자 가진 어려움으로 생각되며 마음에 와닿았던 것 같다.

"연기할 때, 현장에서 많이 이야기했다. 작품 속에 여러 겹의 레이어가 있다고 의식하며 연기를 해왔고, 감독님께서도 그렇게 받아주신 것 같다. 이 영화를 3년 뒤, 10년 뒤에 볼 때마다 새로운 감각이 느껴지길 바랐다. 그러면서도 변하지 않는 인간의 본질에 대해서도 전달되지 않을까 싶다. 좋은 와인을 만들 때, 여러 가지 과정을 거치지 않나. 이재한 감독님께서도 여러 겹의 과정을 거쳐서 한 장면으로 담길 수 있도록 세심하게 작업해 주셨던 것 같다. 덕분에 오랜 기간 사랑받을 수 있는 작품이 된 것 같다."

Q.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등을 연출한 이재한 감독님의 팬이라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 호흡을 맞추며 어땠나?

"예전부터 팬이었던 이재한 감독님과 같이 작업할 수 있었던 점이 크게 와 닿았다. 한국 스태프들과 함께 작업하는 것이 저에게 좋은 자극이 된 것 같다. 문화라는 장벽을 넘어서 'SEE HEAR LOVE'라는 우리만의 공동의 목표가 생겼고, 단결력도 생긴 것 같다."

Q. 이재한 감독님을 비롯해 한국 스태프들과의 작업은 어땠나?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라멘을 쐈다는 미담이 전해지기도 했다.

"한국 스태프라기보다 'SEE HEAR LOVE' 촬영 현장에서 함께한 스태프들 모두 밝은 현장 분위기를 만들려는 마음이 있었다. 그리고 같이 회식을 겸하면서 커뮤니케이션도 더 잘된 것 같다. 제 친구 중에 셰프가 있다. 굉장히 아이디어도 음식도 잘하는 친구다. 유명한 라멘집 소속에서 독립하려고 하는 타이밍이었다. 원래대로라면 현장에서 직접 끓여서 대접하기 어려웠을 텐데, 타이밍이 좋아서 스페셜하게 케이터링까지 해줄 수 있었다. 스태프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는 걸 좋아한다. 모두가 기뻐하는 걸 보는 것이 기쁘다. 저도 여러 면에서 지원을 받고 있으니,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다."

Q. 아라키 유코와는 두 번째 만남이다. 신지와 히비키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그려내며 호흡은 어땠나.

"예전에 같이 작업할 때도 '굉장한 노력파'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같이 작업하면서 진지하게 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눈이 보이지 않는 신지와 귀가 들리지 않는 히비키의 모습에 저도 상상력을 펼쳐나가며 연기에 임한 것 같다."

'SEE HEAR LOVE' 스틸컷 / 사진 : COCCS 제공

Q. 신지의 감정에 다다르기 위해, 도움을 받은 지점이 있나.

"음악을 들으면서 도움을 받기도 했고, 호흡을 끌어 올리기 위해 달리기나 스쿼트를 하기도 했다. 직접 제 신체를 이용해서 그 장면에 맞는 온도를 맞추기 위해 도움을 받았던 것 같다."

Q. 무려 6년 만에 로맨스 작품이다. 그리고 프라임 비디오 재팬에 공개된 이래 12일 연속 영화 1위에 오르는 등 남다른 사랑을 받았다. 오랜만에 로맨스 연기에 힘든 지점은 없었나.

"이전까지의 작품은 굳이 장르를 말하면 '러브 코미디'였던 것 같다. 작품에 코믹 요소가 많았다. 이번 작품의 장르는 '휴먼 러브'인 것 같다. 인간적인 마음, 감성적인 것에 집중했다. 스태프들, 감독님과의 만남을 통해 생각할 기회가 되었고, 많은 걸 배우기도 했다. 아라키 유코와 함께할 수 있었던 것도 뜻깊었다. 히비키가 유코가 아니었다면, 어렵지 않았을까 싶다."

'SEE HEAR LOVE' 주인공 야마시타 토모히사의 모습 / 사진 : COCCS 제공

Q. 말씀처럼 전작에는 코믹 요소가 많았기에, 이번 작품에서 더욱 아이돌이 아닌 '배우 야마시타 토모히사'의 느낌이 강하게 느껴진다. '배우 야마시타 토모히사'로 보여주고 싶었던 지점이 있었나.

"작품을 만난 것도 인연이었지만, 이 작품 자체가 가진 의미도 있었던 것 같다. 만약 5년 전이나, 10년 전에 제가 이 작품을 만났다면, 신지 역을 소화하지 못했을 것 같다. 이 작품을 만나기 전, 해외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다. 그때 하나의 연, 만남이 쌓여서 지금의 저를 만들어왔다고 생각한다."

Q. 인터뷰 중 '인연'이라는 말씀을 많이 했다. 스스로 '인연'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단어인가.

"NBA 농구와 관련된 제가 좋아하는 이야기가 있다. 'NBA에서 가장 실점을 많이 한 사람이 누군가요?'라고 물어보면, 사람들이 대답하기 어려워한다. 그런데 'NBA에서 최다 득점왕이 누군가요?'라고 물어보면 '마이클 조던'이라고 쉽게 답한다. 그런데 실점을 많이 한 사람도 마이클 조던이라고 하더라.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지름길이 바로 도전을 많이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작업은 홀로 할 수 없는 작업이다. 많은 사람과 작업을 통해 만나며, 좋은 작품과 만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저에게 인연은 그런 의미인 것 같다."

'SEE HEAR LOVE'의 주인공 야마시타 토모히사의 모습 / 사진 : COCCS 제공

Q. 사실 예전부터 일본을 비롯해 아시아 등에서 스타의 위치에 있었다. 그런데도 계속되는 도전의 원동력이 있을까.

"새로운 세계를 보고 싶고, 새로운 경치를 보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는 뛰어야 한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그런 거다. 인생이 한 번뿐이라면 되도록 여러 경치를 보고, 사람을 만나고 싶다. 그러다 보면 저도 자극을 얻게 된다. 마음도 커지고, 내 마음속에 이런 부분도 있었다는 것을 들여다보게 된다. 밖과 안을 보며 이런 것을 느낄 수 있다는 게 기쁨이지 않을까 싶다."

한편, 'SEE HEAR LOVE'는 '내 머리속의 지우개' 등의 작품으로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은 이재한 감독의 작품으로 야마시타 토모히사와 아라키 유코는 지난 달 22일 한국 방문을 시작으로 홍콩, 대만, 태국 등 4개 지역을 방문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제작사 COCCS 측은 프라임 비디오가 서비스되지 않는 한국 팬들을 위해 국내 극장 개봉과 OTT 서비스에 대한 자세한 일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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