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 현상과 혼동하기 쉬운 ‘파키슨병’, 60대 이상은 손 떨림·경직 있으면 의심
치매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질환인 파키슨병 환자가 최근 5년간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 파킨슨병 환자는 지난해 12만 명을 넘어섰으며, 전체 환자의 98%인 11만 8,486명이 60대 이상이었다.
이에 60대 이상은 손 떨고 행동 느려지면 파킨슨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신경외과 김영수 교수는 “파킨슨병 증상 중 떨림과 경직은 정상적인 노화현상에서는 드문 현상”이라며 “고령의 파킨슨병 환자들은 신경 퇴행이 빠르게 진행되며, 이 경우 약으로 조절이 어렵고 보행장애로 화장실 가는 것, 손 떨림과 경직으로 식사하는 것도 어려워지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파킨슨병은 퇴행성질환이기 때문에 전조증상 없이 천천히 나타난다. 중뇌 흑질에 있는 도파민 세포의 약 80%가 없어졌을 때 증상이 시작되며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신경 퇴행이 진행돼서 병이 악화하는 것이다. 초기에는 주로 우측이나 좌측, 몸의 한쪽에서 떨림이나 경직 증상이 생겼다가 점차 전신증상으로 넘어가고, 이후 보행장애까지 나타난다.
주로 몸의 한쪽에서 증상이 나타나는 점 때문에 뇌졸중과도 혼동하기 쉽다. 그러나 뇌졸중은 어느 날 갑자기 몸의 한쪽이 완전히 마비되며 언어장애가 동반하지만, 파킨슨병은 증상이 천천히 나타나고 동반하는 증상에서도 뇌졸중과 차이가 있다.
파킨슨병을 의심할 수 있는 여러 증상이 있지만 파킨슨병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파킨슨병 전문의의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파킨슨병 진단은 신경과 전문의의 정밀한 진찰에 의해 내려지며 최근에는 핵의학과의 PET 검사를 통해 정확한 결과를 얻고 있다.
파킨슨병은 초기에는 약물치료를 시도해 증상이 호전될 수 있지만 병이 진행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특히 파킨슨병 환자 중에는 장기간 투약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경우가 많은데, 빠르게는 2~3년 이상 약물치료를 하면 약효가 발현되는 시간이 줄고 효과도 떨어질 수 있다. 또 몸이나 얼굴이 흔들리고 꼬이는 이상운동증이 나타날 수 있어서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파킨슨병 증상 중 떨림 증상이 약물치료를 받아도 부작용만 생기고 떨림은 감소하지 않아 직장 유지나 사회생활에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환자들은 발병 초기라도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김영수 교수는 “파킨슨병은 신경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방치하면 병이 악화하고 치료도 어려워진다”며 “뇌심부자극술을 받으면 병 이전 상태로 돌아가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해지는 만큼 전문의와 상의해 치료 방법과 수술 여부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