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발생 위험 5배 높이는 ‘심방세동’, 이유 없이 심장박동 빨라졌다면 의심
순천향대 부천병원 최형오 심장내과 교수가 이유 없이 심장박동 빨라졌다면, 뇌졸중 위험 높이는 ‘심방세동’ 의심해 볼 것을 권유했다.
최 교수는 “심방세동이 무서운 이유는 ‘뇌졸중’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이라며 “심방세동 환자는 일반인보다 사지 마비, 인지기능 저하 등 심각한 신경학적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는 뇌졸중 발생 위험이 5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심장의 보조 펌프인 심방이 비정상적인 전기 신호로 제대로 수축하지 못해 매우 빠르고 불규칙한 맥박을 만들어 내는 심방세동은 부정맥 중에서 가장 흔하고 무서운 질환으로 알려졌다. 심방세동은 심방이 정상적으로 수축하지 않고 매우 빠르고 미세하게 떨리는 상태로, 두근거림, 호흡곤란 등 심장 관련 증상을 느끼는 경우가 있지만, 증상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심방세동이 발생하면 좌심방 내 혈액의 흐름이 느려지고 피가 굳어 혈전이 만들어질 수 있다. 혈전이 갑자기 떨어져 나가 뇌혈관 등 다른 장기 혈관으로 이동해 혈관을 막으면 뇌졸중, 색전증 등이 발생한다.
심방세동 초기에는 발작성으로 증상이 짧은 시간 동안 나타났다가, 저절로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이때 가슴 두근거림, 숨이 차는 느낌, 흉부가 압박되는 증상 등을 느낄 수 있다. 심부전이 동반되면 누웠을 때 숨이 더 차거나 다리가 붓는 ‘하지 부종’ 증상이 나타난다.
심방세동이 진행하면 지속성 형태로 바뀌고 계속해서 심방세동 상태가 되지만 오히려 증상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이 경우 뚜렷한 증상 없이 우연히 건강검진 등을 통해 발견하는 경우가 많고, 이유 없는 무기력감이나 만성 피로 등을 경험하기도 한다.
심방세동은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특히 노화와 관계가 깊으며,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판막 질환, 심부전 및 심근병증 등 심장질환이나 갑상선질환, 비만, 당뇨, 만성 폐 질환, 수면 무호흡 등 심장 외 질환에서도 잘 동반된다. 기타 생활 습관 요인으로는 음주, 담배 등이 있다.
심방세동은 일반적으로 증상이 있을 때 심전도를 측정해 진단한다. 지속성 심방세동은 증상이 없더라도 심전도를 통해 측정할 수 있지만, 발작성 심방세동은 증상이 있을 때 심전도를 시행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72시간에서 최대 1주일 이상 검사가 가능한 홀터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치료는 크게 뇌졸중 예방과 심방세동으로 인한 증상 조절로 나뉜다. 심방세동 환자는 뇌졸중 확률이 매우 높고, 나이가 많거나 동반 질환이 많을수록 발생 확률은 더 높아 뇌졸중 예방이 중요하다. 심방세동에 의한 뇌졸중 발생 위험은 환자 개개인에 따라 다르므로, 환자 나이와 동반 질환에 기반한 점수화 시스템(CHADS2-VASc)을 이용해 항응고제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최형오 교수는 “젊고 특별한 동반 질환 없이도 과도한 음주로 인해 심방세동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술은 심방세동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며, 음주량이 많아질수록 발생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흡연과 간접흡연 또한 심방세동의 악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면 무호흡도 심방세동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무호흡이 심할 경우 양압기 치료가 도움이 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체계적인 운동만으로 심방세동 재발 위험이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절주와 금주, 금연,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 등을 통해 심방세동 발생과 재발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