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서비스 결합한 ‘MS 코파일럿’ 공개
워드·파워포인트·이메일 등에 AI 강화, “진짜 ‘AI 비서’가 왔다”
한국어 지원은 아직 안 돼… AI 공급사로서 ‘책임감’ 강조

이지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가 환영사를 하고 있다. /김동원 기자

“아마도 오늘 여기에 계신 분들, 그리고 지금 현직에 계신 분들 모두가 인공지능(AI)을 실제로 도입해서 적용하는 첫 세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직 가보지 않은 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안들을 빠르게 파악하고 대응해 함께 나아가겠습니다.” 오성미 마이크로소프트(MS) 모던 워크 비즈니스 총괄팀장의 말이다.

그는 10일 오전 한국MS 서울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업무동향지표 2023: AI가 가져올 업무 혁신’을 주제로 발표하며 AI로 파생되는 업무 혁신에서 MS가 든든한 지원군이 되겠다고 밝혔다.

◇직장인 “AI 도입 원한다”

MS는 이날 발표에서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31개국 3만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와 MS 365에서 집계된 수 조개의 생산성 신호, 링크드인의 노동 시장 트렌드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응답자 중 70%는 업무량을 줄이기 위해 가능한 많은 업무에 AI를 도입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들은 행정업무(76%)뿐 아니라 분석(79%), 창작(73%) 등의 업무에 AI 사용을 원했다. 한국의 경우 업무에 AI 사용 희망률이 74%로 글로벌 평균치보다 더 높았다. 행정(84%), 분석(85%), 창작(77%) 등 구체적인 지표도 더 높게 나타났다. AI로 인한 ‘일자리 위협’이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것과 상반된 결과다.

MS는 응답자들이 업무에 AI 사용을 원하는 이유로 단순, 반복 등의 업무에 넘어서 창의적인 업무를 원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실제 보고서에서 따르면, 근로자 62%는 검색, 커뮤니케이션 업무에 많은 시간을 소비해 창작 등의 업무에는 적은 시간을 할애했다. 또 근로자 64%(한국 62%)는 업무 수행에 필요한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답했는데, 이러한 근로자들은 혁신과 전략적 사고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3.5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더가 생각하는 직장에서의 AI 이점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마이크로소프트

이 조사 결과는 근로자들이 비즈니스 창출에 있어 가치 있는 일보다 그렇지 않은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결과는 MS 365 평일 사용 패턴에서도 드러난다. 집계된 조사 내용에 따르면, 사용자들은 평균적으로 커뮤니케이션 업무에 57%, 창작 업무에 43%의 시간을 소비했다. 이메일을 가장 많이 사용한 그룹은 이메일에 주당 8.8시간을, 미팅에 가장 많이 참여한 그룹은 미팅에 주당 7.5시간을 사용했다. 이는 매주 이메일, 미팅 등 커뮤니케이션에만 업무일 기준 이틀 이상을 소비한 것과 같다.

오 팀장은 “각 조직 리더들은 AI 도입 시 ‘생산성 향상’ 부문에 기대하는 역할이 컸다”며 “직원들이 불필요한 작업을 줄이고 비즈니스 성과를 창출하는 시간을 더 가지길 희망했다”고 말했다.

◇파워포인트 이미지 생성 AI가 자동으로… ‘MS 365 코파일럿’ 공개

MS는 이날 실제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향상된 ‘MS 365 코파일럿’ 기능을 소개했다. 기존 MS 365 애플리케이션(앱)에 GPT-3.5, GPT-4, 달리 등 오픈AI 서비스를 확대 적용한 서비스다. 여기에 기계독해(MRC) 등 AI 기술도 고도화해 문서 이해, 요약 등도 가능해졌다.

이메일 서비스의 경우 코파일럿을 이용하면 수신되는 수많은 메일 중 사용자와 관련된 메일만 하이라이트로 보여준다. 이메일 초안만 작성하면 이를 구체적으로 작성해주고, 수신된 메일은 요약해서 보여준다. 길이나 톤을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많은 직원이 이메일 작성과 검토에 소요되는 시간을 코파일럿이 줄여주는 것이다.

문서 작성 업무 역시 마찬가지다. 워드나 노트의 경우 사용자가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이에 관련된 내용을 노트나 문서에서 바로 받아볼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다. 정보 검색 시간이 그만큼 줄게 됐다. 회의 등에 사용되는 파워포인트의 경우 신규 기능이 대거 추가됐다. 워드에서 작성한 제안서를 파워포인트에 넣으면 슬라이드를 자동 작성해준다. 또 슬라이드에 입력되는 이미지의 경우 이미지 생성 AI인 달리를 통해 바로 생성할 수 있다. 슬라이드에 입력한 텍스트를 입력하면 이에 맞는 이미지를 AI가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엑셀에서는 입력된 데이터를 요약하고 이를 분석해주는 기능이 추가됐다. 일례로 매출 데이터가 있을 때 그 트렌드를 요약해주고 특정 고객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시각화해준다.

파워포인트에서 AI로 이미지를 생성하는 예시. /마이크로소프트

현재 MS 365 코파일럿은 선별된 고객사 600곳을 대상으로 얼리 액세스 포르그램으로 제공되고 있다. 정식 서비스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단, 이 서비스는 한국어 지원은 되지 않는다. 오 팀장은 “대형언어모델(LLM)을 통해 한국어가 다른 언어에 비해 성능이 뒤처지지 않고 인식도 가능하지만 아직 한국어 지원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며 “단계적으로 발표되는 소식을 통해 업데이트 내용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서비스 업데이트에 MRC 기능에 대거 확장되면서 서비스가 어려운 것은 아닌지, 이를 위해 국내 기업과 협업 가능성이 있는지 묻자 “다른 비즈니스 협약 문제에 대해선 아직 알 수 없다”면서 “한국어 지원은 현재 계획 중”이라고 답했다.

◇AI 공급사의 다짐 “책임있는 서비스 제공하겠다”

MS는 이날 AI 서비스 고도화를 발표하면서 ‘책임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단 포부도 밝혔다. 편향이나 개인정보 침해, 보안 등의 사회적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도록 이에 대한 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단 뜻이다.

MS는 2016년 ‘테이’라는 챗봇을 출시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후 ‘책임있는 AI’ 관한 연구를 지속해왔다. 당시 테이는 사람들과 트윗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정말 페미니스트가 싫다”, “히틀러는 옳았고, 나는 유대인을 증오한다”는 등의 인종차별적이고 성차별적인 글을 생성해서다. 이로 인해 MS는 잘못된 AI가 사회적 문제 양산과 기업 이미지 추락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체감한 후 이에 관한 연구에 큰 투자를 해왔다. 자체 개발한 AI 모델이 편향성을 가지는지 검증하는 편향성 검증 도구 ‘Fairlearn’을 자체 개발한 것이 대표 사례다.

오성미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모던 워크 비즈니스 총괄팀장은 “MS는 AI로 인한 사회적 문제 감소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원 기자

오 팀장은 “MS는 2017년부터 책임있는 AI를 위한 내부적인 준비를 철저히 해왔다”며 “공정성, 신뢰성과 안전, 개인정보보호 및 보안, 포용성, 투명성, 책임성 등의 6개 원칙을 주제로 지속적인 연구를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MS 365 코파일럿에도 이러한 우리의 노력이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어쩌면 우리는 모두 AI를 실제 업무에 사용하는 1세대가 될 것”이라며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 우려되는 부분도 많지만, MS는 고객과 함께 이 여정을 걸어가며 문제를 줄여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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