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준호 클룩 한국 지사장 "여행객이 더 많은 즐거움의 순간을 경험하도록 지원 할 것"
자유 여행을 선호하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글로벌 OTA(Online Travel Agency) 시장이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여행·레저 온라인 플랫폼(OTA)의 거래액은 3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OTA의 약진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18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회사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발표한 따르면, 글로벌 OTA 상위 4개 플랫폼의 1분기 결제 추정액이 1조9346억 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후 본격적인 해외여행 재개 분위기 속에서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들 글로벌 OTA의 이용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계속 찾아보다(Keep Look ing)’를 의미하는 클룩(KLOOK)은 2014년 홍콩에서 설립된 글로벌 여행 및 레저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한국에는 2016년에 진출을 시작했다. 클룩은 전 세계 1,500여 개 여행지에서 51만 개 이상의 액티비티를 갖추고 여행자들이 더 많은 즐거움의 순간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월 방문자 수(MAU) 4천만 명 이상의 글로벌 여행 플랫폼으로 성장한 클룩은 대대적인 마케팅 없이 한국에서 자유여행객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게 되었다.
자유 여행객에게 명실상부한 필수 여행 앱이 된 클룩. 한국에서 클룩의 사업개발 및 운영, 마케팅을 총괄하며 더 많은 글로벌 자유 여행객이 한국을 찾을 수 있도록 국내 공급 포트폴리오 확장과 파트너십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이준호 클룩 한국 지사장을 만나 클룩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준호 클룩 한국 지사장은 클룩 설립 초기부터 합류하여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내며 한국 비즈니스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Q. 클룩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어떤 업무를 하고 계시는지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A. 클룩은 전 세계 여행지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쉽게 예약하고 구입할 수 있는 글로벌 여행 플랫폼이다. 예를 들어, 한국인이 해외로 여행을 갔을 때 필요한 공항 픽업 서비스, 교통카드, SIM 카드, 포켓 와이파이부터 현지 액티비티 티켓, 호텔 예약까지 여행에 필요한 모든 것을 클룩에서 구매할 수 있다.
내 소개를 하자면, 클룩에서 한국 지사장을 맡고 있으며 2016년에 입사한 이후 7년째 근무하고 있다. 한국에는 많은 여행 콘텐츠가 클룩에서 잘 팔릴 수 있도록 하는 사업개발팀, 한국 마케팅팀, 앱·웹 운영팀, 현지화 팀 등 총 4개의 팀으로 구성되어 있다. 많은 외국계 지사가 한 지사에서 마케팅 또는 사업개발 등 한두가지 정도만 업무를 하는데, 클룩은 글로벌 회사로 한국 지사에서 모든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권한을 많이 주는 편이다. 한국 지사는 전 세계 고객들이 한국 여행상품을 쉽게 예매할 수 있도록 디지털화할 뿐만 아니라, 한국 고객들이 클룩의 모든 여행 상품을 쉽고 편리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Q. 클룩에 입사하기 전 삼성전자에서 근무했다고 들었다. 여행 스타트업을 택하게 된 이유가 있나.
A. 삼성전자에 있을 때 갤럭시노트를 상품 기획부터 마케팅 전략까지 진행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 사용자 니즈를 파악하고 마케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체적으로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2013년까지 3년간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다가 퇴사하고 2년간 세계 여행을 떠났다. 최첨단 기술이 들어간 핸드폰을 들고 다녔는데 전 세계 여행을 다니면서 핸드폰이 여행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행에 필요한 것을 예약하고 구매하는 과정이 불편하고 힘들었다. 그때 여행에 있어 혁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삼성전자에서 배웠던 모바일에서의 경험, 개인 사업을 하면서 깨달았던 이커머스에 대한 경험, 세계 여행을 다니면서 체험했던 불편한 여행 경험 등을 토대로 자유 여행객들이 더욱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 클룩을 선택하게 됐다.
Q. 클룩은 다른 여행 플랫폼들과 어떤 차별점이 있나.
A. 클룩은 크게 3가지(라스트마일(last mile), 글로벌, 기업 문화) 차별화 전략을 가지고 있다. 라스트마일은 여행객이 항공과 호텔 예약 이후에 경험할 수 있는 여행지에서의 모든 활동을 클룩에서 편리하게 예약 및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음 전략은 '글로벌'이다. 클룩은 글로벌 시장에 맞춰 현재 15개 언어, 41개 통화 결제, 40개 간편결제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인이 해외 나갈 때 뿐만 아니라 외국인이 한국에 여행을 올 때도 클룩을 통해 불편함 없이 여행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클룩은 수평적인 업무 방식을 통해 빠르게 의사 결정이 이루어진다. 모든 직원이 스타트업 마인드를 가지고 일하고 있으며,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도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피드백을 준다. Local과 Central의 업무 중 국내 의사 결정 권한이 우선되며, 본사에서는 다른 나라의 모범 사례를 공유하고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Q. 클룩은 특히 해외여행 서비스 중심이다 보니 코로나 기간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팬데믹 기간을 어떻게 이겨냈나.
A. 2019년까지는 대부분의 OTA가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었는데 코로나가 터지면서 모든 성장이 멈췄다. 그 동안 우리는 클룩의 행보를 돌아보면서 다양한 시도를 했다. 여행은 다시 돌아온다는 굳은 믿음이 있었고, 그 기간 동안 국내 여행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국내 여행 상품을 강화하기 위해 진화하는 여행객 욕구에 맞춰 타깃을 세분화해 맞춤형 여행 상품을 개발했다. 그중 인기 키즈 애니메이션 ‘브레드이발소’와 협업한 서울시티버스 투어는 클룩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단독 상품으로 맘카페에서 화제를 모으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다른 맞춤형 여행 상품으로는 펫팸족(Pet+Family)을 공략한 프리미엄 펫캉스 및 펫티비티 상품이 있다. 클룩은 코로나 기간에 ‘펫 프렌들리’ 카테고리를 강화해 많은 펫팸족이 여행 상품을 이용했다.
팬데믹 기간에 비대면 트렌드에 맞춘 여행으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던 이벤트는 2021년 ‘울릉도 일주일 살기’와 ‘울릉도 무착륙 일출 비행’ 등이 있다. 무공해 여행지인 울릉도 상품 강화를 통해 자유 여행객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울릉도의 매력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 밖에도 프라이빗한 렌터카 차량 서비스 수요 증가에 맞춰 2020년 4분기에는 국내 렌터카 카테고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Q. 2022년은 여행 회복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해다. 클룩의 성과는 어땠나.
A. 여행 리오프닝을 맞은 2022년에 인바운드(해외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여행객)는 항공 운항이 100% 회복이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2019년과 비교해 100% 매출 회복을 했다. 2022년 10월 한 달간 클룩 해외 고객들의 한국 여행 예약 결제액은 작년 동기 대비 약 139배 증가했다. 인상적인 수치가 하나 더 있는데, 2022년 10월 국가별 방한 관광객 수와 클룩 해외 이용자의 한국 상품 예약 수를 비교했을 때, 싱가포르 관광객은 10명 중 8명(84%), 필리핀 관광객은 10명 중 5명(48%)이 한국 여행 시 클룩을 사용해 여행 상품을 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클룩이 동남아시아와 홍콩 등 아시아 지역에서 강한 마켓 리더십을 확보한 결과다.
아웃바운드(한국에서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를 살펴보면, 2023년 1분기는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2배 매출을 올렸다. 2023년 설 연휴(1/20~1/24) 해외여행 상품 예약 건수는 2022년 설 연휴 대비 1만 배 이상 증가했다.
클룩은 매출이 크게 증가한 점보다는 마켓쉐어(상품 매출액이 그 상품의 국가 전체 매출액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를 확장했다는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한국에 여행을 온 싱가포르 관광객의 84%가 클룩을 사용한 것처럼 인바운드, 아웃바운드에서 여행할 때 클룩은 필수 앱이 됐다. 2019년과 비교했을 때 모든 면에서 수치가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클룩이 여행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입지를 많이 다졌다고 생각한다. 또한, 클룩은 팬데믹을 겪으면서 시장 회복력을 갖추게 되었고 훨씬 더 강해졌으며,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이라 자신한다.
Q. 2022년 인바운드 매출이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들었다. 인바운드 관광 회복을 위해 특별히 노력한 게 있나.
A, 글로벌 회사다보니 해외에서 코로나 상황이 좋아지는 반응을 살피면서 여행 회복 흐름을 파악할 수 있었다. 클룩은 파트너사에 빠르게 여행 재개 소식을 알려 상품을 다시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파트너사 입장에서는 오랜 기간 상품 판매를 멈췄다가 다시 시작해야 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클룩은 이러한 부분에서 최대한 많이 지원하고 파트너십을 강화하려고 노력했다.
클룩의 인바운드 파트너십 사례를 말하자면, 지난 2월에 N서울타워와 외국인 입장권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하며 2023년 한 해 동안 B2B 및 B2C 인바운드 총판을 진행하게 됐다. 또한, 22년 10월 롯데월드 부산에서 열린 ‘BTS Yet To Come in BUSAN’ 콘서트 애프터파티 외국인 입장권을 클룩이 단독으로 판매하기도 했다. K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현재, 클룩은 관련 상품을 적극적으로 제휴하고 개발하여 인바운드 여행객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그뿐만 아니라 클룩은 서울 외 지역경제 활성화와 외국인 여행객 유치를 돕기 위해 다양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부산관광공사, 강원도관광재단 등과 MOU를 체결하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기획전 및 공동 마케팅을 진행했다.
Q. 클룩이 한국에 진출한 지 7년이 됐다. 전 세계적으로도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시점인 것 같은데, 본사에서는 한국 시장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A. 2019년에 한국에서 해외로 나간 수치가 2,900만 명에서 3천만 명에 달했고, 해외에서 한국으로 들어온 숫자는 1천600만 명 정도 됐다. 이처럼 여행 인구가 급격하게 많아지면서 한국은 중국을 제외하고 아시아에서 가장 큰 아웃바운드 시장이 됐다. 이에 클룩 본사에서는 한국을 제일 중요한 마켓으로 생각하고 있다.
Q. 클룩에서 한국 여행을 가장 많이 예약하는 나라는 어디인가.
A. 한국을 가장 많이 예약한 나라는 일본,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이다. 일본과 동남아시아의 예약이 전체의 78%를 차지하며, 근거리 해외 여행지에서의 예약이 강세를 보인다.
Q. 외국인 여행객들이 한국에서 즐겨 찾는 여행 상품이 어떤 것인지도 궁금하다.
A. 외국인 여행객 인기 상품에는 편리한 여행을 돕는 ▲코레일 패스 ▲공항픽업 ▲선불 심카드 상품가 있다. 투어 상품으로는 ▲남이섬·쁘띠 프랑스·아침고요수목원·강촌 레일바이크 투어 ▲DMZ 투어 등 서울 근교 당일 투어, ▲롯데월드 ▲에버랜드 티켓 등이 인기가 많다.
Q. 추후 인바운드 여행 측면에서 클룩이 계획하고 있는 바가 있나.
A. 교통, 음식, 쇼핑 등 여행에 관한 모든 것들을 일괄된 경험으로 쉽게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투어 상품을 많이 만들고자 한다. 여행지의 주요 입장권을 외국인들이 쉽게 살 수 있도록 확장해야 한다. 특히 지방에 위치한 여행지의 경우, 온라인 판매를 안하고 있는 곳이 아직도 많다. 이런 여행 관련 모든 시설을 온라인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교통도 외국인들이 클룩을 통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가고 있다. 클룩은 이러한 여행을 위한 인프라를 잘 구축하고자 한다.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현재, 외국인 여행객의 편의를 높이고 한국의 매력을 알릴 수 있는 서비스들을 꾸준히 개발해 인바운드 관광 활성화와 한국 여행업의 전반적인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힘쓰겠다.
Q. 클룩의 전 세계 월 방문자 수가 4천만 명이라고 들었다. 특히 강점을 가지고 있는 주요 시장은 어디인가.
A. 단연 '홍콩'이다. 홍콩에서는 클룩 앱 하나로 여행에 관한 일관된 경험을 대부분 할 수 있다. 현재는 여행객들이 홍콩에서 여행을 더욱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고도화 작업을 하고 있다.
Q. 클룩의 비전은 무엇인가.
A. '즐거운 여행 경험을 통해서 세계를 더 가깝게 만드는 것'이다. 클룩(KLOOK)이 'Keep Looking'이 약자인 것처럼 클룩 고객들이 즐거운 여행을 통해 세상과 가까워지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배달 음식을 주문할 때 앱을 통해 쉽게 하는 것처럼 여행을 준비할 때도 큰 부담과 스트레스 없이 앱을 통해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클룩의 비전이다.
Q. 2023 하반기, 혹은 이후의 여행 업계를 어떻게 전망하나.
A. 2023년에는 여러 역경에도 불구하고 여행 수요 회복이 유지될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자유롭게 떠나지 못한 만큼 사람들은 여행을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한 경험으로 생각하고 있다. 올해는 여행 회복의 해로, 여행자들은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경험과 기쁨을 위해 여행을 추구할 것이며, 클룩은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 여행자들이 여행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힘쓰겠다
Q. 마지막으로 올해 클룩이 집중하고자 하는 사업 방향은 무엇인가.
A. 지금은 고객에게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클룩은 여행이다', '여행은 클룩이다' 라는 점을 여행객에게 각인시키고 싶다. 현재 클룩에서는 전 세계에 있는 디즈니랜드 티켓과 유니버셜 스튜디오 티켓을 팔고 있다. 전 세계 어트랙션 티켓을 클룩에서 살 수 있는 것처럼 전 세계 스노클링 투어 상품을 클룩에서 여행객들이 살 수 있도록 계속 확산하고 있다. 변수가 많기 때문에 이 점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클룩 앱을 열었을 때 모든 사람이 일괄된 경험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파운데이션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 오프라인 파트너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협업을 잘해 나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