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주일 예술감독 "한국 고유 문화의 아름다움이 '댓츠 코리아' 통해 유럽에 잘 알려지길"
행사를 통해 세계적인 문화 공감대 형성에 한국이 주인공이 되어 한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전 세계적으로 한류 문화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2023 한국 전통문화 페스티벌은 한류의 열기를 이어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인지도를 해외에 확고하게 인식시키고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된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해외거점 조성사업이다. 이탈리아 밀라노와 브레시아, 베니스 3개 주요 도시에서 지난 4월 13일부터 30일까지 총 18일간 한국의 공예 전시를 비롯, 한식, 한지, 한복, 전통놀이 등 다양한 전통 생활문화를 현지인들에게 소개했다. 이에 본 전시를 기획한 김주일 예술감독을 만나 기획에서부터 현지인들의 반응까지 행사에 대한 전반적인 과정을 들었다.
Q.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2023 전통문화 해외거점 조성사업 <한국 전통문화 페스티벌 : THAT’S KOREA>의 예술감독을 맡게된 계기는 무엇인가.
A. 그동안 전통문화예술 분야에서 아트디렉터로 활동하며 국가무형문화재와 공예가들과 함께 협업 프로젝트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특히 공진원이 추진하는 사업에는 기획자와 컨설턴트,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었다. 올해 열리는 ‘한국 전통문화 페스트벌’ 행사가 이탈리아 밀라노를 중심으로 개최하는 것이 확정되고 공진원에서 제 과거 밀라노에서의 활동 경험과 전문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예술감독을 맡겨주었다고 생각한다.
Q. ‘THAT’S KOREA : 시각적 질서, 색’이 주제다. 의미는 무엇인가.
A. ‘댓츠 코리아, 이것이 한국이다’는 “바로 그거지!”라는 의미의 “That’s it!”을 인용해 더 자신 있고 명쾌한 한국 문화를 알리고 싶었다. <THAT’S KOREA>는 해외에서 펼쳐질 다양한 사업을 함께 아우르는 의미에서 공진원과 함께 구상해 낸 주제다. 특히 이번 메인 전시의 주제 ‘시각적 질서, 색’은 우리 전통의 고유한 칠인 ‘단청’에서 가져왔다. 단청이 지닌 규칙적인 구조와 화려한 색 그리고 패턴의 시각적 질서를 새롭게 구상해 그것을 현대적으로 표현해보자는 의미에서 방향을 설정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초월적 주제를 담은 미디어 아트 콘텐츠와 섬세한 선과 면의 조합으로 한국적 매력을 한껏 표현한 한복, 우리 사계의 색채를 정갈하게 구성한 소반 상차림 등으로 확장 시키고자 했다.
Q. 메인 전시가 진행되는 팔라치나 아피아니에서 특별히 강조된 공간 또는 특별히 눈여겨보아야 하는 공간이 있다면.
A. 전시 장소인 팔라치나 아피아니는 밀라노 중심에 위치한 셈피오네 공원 내에 위치해 있으며 나폴레옹 시절 도시계획에 의해 지어진 이탈리아 특유의 건축물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동서양의 융합과 조화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특히 전시공간을 장식하고 있는 현대적 전통문양은 한국적인 색과 패턴에 대한 신선하고 새로운 제안이다. 전시 현장에 설치된 4면의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초월적 주제를 담은 미디어 아트 콘텐츠와 함께 선보이고 있다. 가장 눈여겨 봤으면 하는 부분은 반투명의 문양으로 장식된 창문으로 빛이 들어와 전시 공간에 고스란히 비치는 환상적인 장면이다.
Q. 한복과 한식, 한지 등 하나 하나가 우리 전통생활문화를 알리는 중요한 콘텐츠다. 이번 행사를 통해 어떤 내용으로 다뤄지게 되나.
A. 전시에서 한복은 섬세한 선과 면의 조합으로 한국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한껏 담은 조선 후기 사대부의 남녀 혼례복과 외출복으로 연출했다. 전시 개막 행사에서는 한복 패션쇼도 있었다. 공진원이 지난 2020년부터 22년까지 추진해온 ‘한복 웨이브 프로젝트’에 참여한 디자이너들의 작품으로 단청과 화조도, 책가도, 수묵화 등 한국적 예술성을 지닌 컨셉의 한복 의상 총 16벌이 무대에 올랐고 현지인들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또한 한식은 한국의 사계절 색채를 정갈하게 구성한 소반상 차림과 전시장의 외부 야외 공간에 투명호족반과 전통 문양 보자기 등을 함께 만나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한지는 베니스를 거점으로 우리 전통한지의 가치와 확장성을 알리는 전시로 선보이고 있다. 국립 마르차나 도서관 내 산소비노 전시장에서는 한지가 지닌 가치와 확장성을 알리는 작품이 연출돼 전통한지를 재료로 활동하는 국내 창작자 총 15명, 80여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전통 장인의 지우산을 비롯해 현대의 한지공예 작품과 문화상품 등 다양한 전시품을 만나볼 수 있다.
Q. 이번 행사기간 동안 현지에서 한식 문화를 알리는 캠페인도 추진된 것으로 알고 있다.
A. 행사 기간이었던 4월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이탈리아의 교통수단인 ‘트램’에 단청문양을 모티브로 랩핑하고, 밀라노 중심부를 순회면서 우리 문화를 알렸다. 약 150여 명의 트램에 탑승한 손님들에게는 한국 전통의 색감과 식감이 돋보이는 다식과 간식을 아름다운 보자기에 담아 전달하는 홍보 캠페인을 진행했다. 현지인들은 의미 있고 즐거운 경험이었다며 호평일색이었다. 또한, 4월 21일에는 밀라노 시내 식문화센터인 잇탈리(EATALY)에서 현지 식재료를 활용해 한식을 조리해보는 한식문화 클래스를 열어 보고 즐기는 것 뿐 아니라 직접 한식을 만들어볼 수 있는 시간도 가졌다.
Q. 2023 한국 전통문화 페스티벌 행사를 통해 거는 기대는 무엇인가.
A.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에 맞춰 개최된 ‘댓츠 코리아’ 행사를 통해 한국 고유 문화의 아름다움과 가치가 이탈리아 뿐만 아니라 유럽 현지에 잘 알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번 행사를 통해 세계적인 문화 공감대 형성에 한국이 주인공이 되어 한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댓츠 코리아’ 행사가 최근 한류의 인기로 다양한 한국 문화에 관심이 높아진 유럽 현지인들에게 기억에 남을 만한 멋진 경험을 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