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1분기 영업익 6조 돌파… "토요타·GM 제쳤다"
현대차·기아의 올해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6조원을 넘어서며 토요타와 GM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추월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품질경영과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 전략을 펼친 결과다.
26일, 기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실적이 IFRS 연결 기준 판매 76만8251대, 매출액 23조6907억원, 영업이익 2조8740억원, 경상이익 3조1421억원, 당기순이익(비지배 지분 포함) 2조119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1%, 78.9%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 수익성 지표는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영업이익률은 12.1%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도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7조7787억원, 3조5927억원으로 집계됐다.
양사의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6조4667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고 기록이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GM의 1분기 순이익(23억9500만달러·약 3조2140억원)을 크게 앞섰고 업계 1위 토요타의 1분기 추정 영업이익 5조700억원보다 많다.
현대차는 1분기 영업이익률이 2013년 3분기(9.7%) 이후 최고인 9.5%를 기록했는데, 폭스바겐(7.3%), GM(6.2%), 토요타(5.3%)를 모두 앞질렀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독일 브랜드 BMW(9.8%)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의 영업이익률은 폭스바겐, GM, 토요타는 물론 BMW보다 높다.
현대차와 기아의 이익이 대폭 개선된 것은 고부가가치 차종의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다. 올해 1분기 현대차가 판매한 전체 102만대 가운데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와 SUV 등의 비중은 57.8%에 달한다. 제네시스와 SUV는 상대적으로 판매 단가가 높다. 고급 세단 신형 그랜저의 국내 판매가 본격화하면서 수익성도 끌어올렸다.
과거 현대차·기아가 가격 대비 높은 성능·품질을 앞세워 주요 시장을 공략했다면 지금은 가격과 관계 없이 품질과 상품성을 우선하는 전략 '제값 받기' 정책을 쓰고 있다. 또한, 품질 경쟁력을 내세운 품질경영에도 힘쓰고 있는데, 정 회장이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의 내구품질조사(VDS)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년 연속 미국 내 1위를 차지했다. 평점 160점으로 163점의 토요타, 165점의 GM을 앞서 글로벌 16개 완성차 그룹 중 1위를 차지했다. JD파워 내구품질조사는 점수가 낮을수록 좋은 차라는 의미다.
기아의 1분기 판매는 국내 14만1740대, 해외 62만6511대 등 글로벌 시장에서 76만8251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5%, 11.1%, 12.0% 증가한 수치다.
국내 판매는 부품 수급 개선에 따른 생산 정상화로 카니발, 스포티지, 쏘렌토 등 수요가 높은 RV 차종 중심으로 판매가 증가했고, 반도체 부족 영향을 받았던 전년의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해외 판매는 공급 개선에 따른 가용 재고 증가가 판매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가 구축되며 주요 시장에서 두 자릿수 증가율을 달성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주력 RV 차종 중심의 판매 확대, 인도 공장 3교대 전환에 따른 물량 증가, 신형 스포티지 및 카렌스(인도) 신차 효과가 강하게 나타났다.
기아 관계자는 "1분기 견조한 수요가 유지된 가운데 생산 정상화 및 가용 재고 확대로 판매가 증가했고, 고수익 차량 중심 판매에 따른 판매 가격 상승, 인센티브 절감 등 수익 구조가 개선된 가운데 우호적 환율 영향이 더해져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며, "고금리ㆍ고물가 추세와 국제적 긴장 상황이 이어지는 등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판매 성수기 진입과 강한 수요 지속에 따른 판매 물량 증가, 고수익 SUV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 플래그십 전기 SUV EV9의 성공적 출시 등에 힘입어 수익 확대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