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반복되는 밤 맞이하는 노을" 바라보며, 태양이 찾은 '초심'
태양이 어둠을 맞이하는 노을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초심을 다잡았다.
24일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는 새 EP 'Down to Earth'로 컴백하는 태양의 미디어 청음회가 열렸다. 컴백을 하루 앞두고, 오랜만에 취재진과 대면한 태양은 "지난 시간 동안 여러 어려움과 힘든 일이 많았는데, 많은 감정과 생각을 담아낸 앨범"이라고 소개하며 "발라드, 힙합, 소울 등 여러 장르를 담았다"라고 소개했다.
태양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Down to Earth'는 타이틀곡 '나의 마음에'를 비롯, 총 6곡이 수록된다. "태양이 뜨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많은 위로를 받았다"라며 태양은 "그런 마음과 지난 시간이 녹아있다. 노을이 질 때 품어내는 다양한 색상들이 담긴 앨범으로, 이 시간 동안 버틸 수 있게 도와준 많은 분들과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해서 더욱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왜 '노을'이었을까. 태양은 "저한테 정말 많은 위로와 큰 감동을 준 존재"라며 "노을로 인해 이번 앨범이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감정과 생각을 불어넣어 주었고, 이번 앨범의 콘셉트와 주제, 구성 등을 생각할 수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제가 가수로서 태양이라는 이름을 짓게 되었을 때 (태양이) 스스로가 빛내는 행성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장 성실한 존재라는 생각이 있었다. 정확히 뜨고, 지고, 구름이 있건, 비가 오건 그 자리에 있다. 그런 의미로 태양이라는 이름을 지었는데, 이러한 태양이 만드는 현상 중 노을이 맞이하는 것은 늘 반복되는 밤이다"라며 "어두운 밤을 맞이하는 노을의 모습이 어려움에 닥친 제 모습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노을은 어느 상황에도 불평, 불만 없이 아름다운 방법과 모습으로 밤을 맞이했고, 저 또한 이 상황이 어렵고 힘들었지만, 아름답게 이겨낼 방법을 고민하며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태양은 '초심'이라는 단어에 대해 "제 입으로 이야기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다. 예전에도 분명 초심을 이야기했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의미가 퇴색되지 않을까도 걱정이 됐지만, 이번의 경우 제 의지로 초심을 다졌다기보다는 지난 시간들로 인해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되돌아간 것 같다"라며 "그런 상황에 감사하게 된다. 초심이라는 단어는 결국 겸손함이지 않을까. 제 생각의 겸손함은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마음으로 앨범을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무슨 상황에 특히 어려움을 겪었는지 묻자 태양은 "쉽지 않은 상황들의 연속이었다. 군대에 있으며 세상과 소통이 어려울 때 좋지 않은 일들이 계속되다 보니 답답한 시간이 있었다. 전역 이후에는 코로나가 닥치면서 쉽지 않았다. 본의 아니게 활동할 수 없고, 음악 작업이 순조롭지 않게 되는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힘들었다. 어려서부터 음악을 해왔는데, 활동이 갑자기 멈춰진 것이었다. 어떤 확실한 비전과 목적을 두고 나아가기가 힘들었던 상황이라 그러한 시간이 힘들었다"라고 답했다.
다만 이러한 시간을 통해 '초심'을 되찾았다고 밝힌 바, 새 앨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했다. 태양은 "예전에 음악을 만들 때는 데드라인이 있었다. 어떤 트렌드를 생각하고, 사운드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지금은 곡이 담아내고자 하는 생각과 메시지에 포커스를 더욱 맞추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하게 된 것 같다. 음악을 대하는 생각이 가장 초심일 수가 있었다"라고 전했다.
또한 "정말 저한테 가장 중요한 것과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라며 "제가 일찍 사회생활과 음악 활동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느꼈는데, 그 시간 동안 오히려 많은 것을 또 배우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같다. 제 부족함을 바라보고 마주할 수 있게 되어서 좀 더 가수 태양이나, 인간 동영배로서나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시간인 것 같다"라고 의미를 더했다.
새 앨범 타이틀로 선정된 '나의 마음에'는 서정적인 가사와 멜로디 전개로 태양만의 감성을 담은 발라드곡이다. 피아노로 시작하여 후반부로 갈수록 더해지는 스트링 사운드가 곡의 감정선을 극대화하며, 한 편의 편지 같은 가사를 통해 태양이 이번 앨범에 담고자 했던 진심을 느낄 수 있다.
태양은 "지금 정말 K-POP이 글로벌한 사랑을 받고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제가 생각할 때 K-POP의 황금기는 1980, 90년대인 것 같다"라며 "가장 팝스러우면서도 한국적인 감성이 녹아있고, 한글로만 채워진 노래들이 있었는데, 그런 감성을 현대적인 스타일로 해석하면 의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나온 곡이다. 그동안 있던 많은 생각과 감정, 앞으로 제가 마주하고 싶은 모습을 자연스럽게 가사로 녹여냈고, 굉장히 서정적인 멜로디와 담백하지만 아름다운 멜로디로 만들어졌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타이틀곡을 포함, 전곡 작사에 참여한 것에 대해 태양은 "여러 상황과 생각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은 것 같다. 코로나 시기 동안 집 앞을 가볍게 산책하는 정도의 외출을 했었는데, 그때 여러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정리가 됐다. 그런 것들을 적어놓고 모아둔 것이 곡을 작업하며 주제가 됐고, 가사로 붙여졌다. 이 곡을 어떤 생각을 가지고 써야겠다는 것이 아닌, 솔직하고 담백하게 표현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새 앨범에는 지난 1월 공개된 지민이 피처링 참여한 'VIBE', 블랙핑크 리사가 힘을 보탠 '슝!'. 70년대 소울 장르를 재해석한 '나는', 군 복무 시절 인연을 맺은 빈지노와 협업한 'Inspiration', 신스팝 기반의 에너제틱 한 곡으로 브라이언 체이스의 랩과 코러스가 더해진 'Nightfall' 등이 수록된다.
태양은 새 앨범 수록곡 중 '슝!'은 앨범 작업의 물꼬를 터준 곡이라 특별하다며 "전역 후 고민이 많던 시기가 있었다. 어떤 곡을 할까, 어떤 메시지를 담아야 할까 등 음악에 쉽게 접근이 어려웠는데, 더블랙레이블의 프로듀서들과 함께 고민을 하던 중 장난을 치며 완성된 곡이다. 말장난처럼 시작해 저도 지고 싶지 않아 받아치다 보니 어느새 1절이 완성됐다. 이 곡을 만들면서 음악을 즐겁게 했었지라는 가벼운 마음이 생겼고, 곡을 만든 이후에 순조롭게 작업이 이뤄지면서 지금 앨범이 나올 수 있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태양은 이번 앨범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로 "공백이 길어지다 보니 부담도 됐지만, 팬들께 사랑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어떤 거대한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오랫동안 기다려준 팬들께 음악을 들려드리고 위로하고 싶은 마음이다. 좋은 음악을 만들고, 좋은 무대로 팬들과 다양한 모습으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특히 아직까지는 확정된 것이 없지만 "어떤 모습으로 투어를 진행하면 좋을지 여러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있다. 빠른 시간 내에 팬 여러분과 만날 계획이다"라고 전한 바, 공연을 통해서도 태양의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더한다.
한편 태양의 새 EP 'Down to Earth'는 오늘(25일) 오후 6시부터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