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진작가 고홍곤, 꽃잎의 언어로 특별한 위로를 전하다
지난 3년, 코로나19로 심신이 지친 이들에게 특별한 위로를 전하는 전시가 찾아온다. 야생화를 소재로 천착해 온 사진작가 고홍곤(59)의 제9회 개인전 ‘꽃, 저 눈부신 함성이여’다.
총 80점의 야생화 사진이 짧은 글과 함께 전시되는 이번 개인전은 ‘설렘', ‘극복’, ‘사유’, ‘소망’이라는 4개의 테마로 구성된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묵묵히 피어나는 꽃처럼 삶의 굴곡에서 넘어졌다 일어난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다는 작가의 바람을 담은 테마다.
고홍곤 작가는 “바쁘고 힘든 도시 생활에서 꽃은 삶의 위로와 격려가 됐다”며, “힘들 때 꽃들이 내 손을 잡아주듯 누군가의 손을 잡아주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런 생각은 그가 20년이 가깝게 야생화를 소재로 활동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고 작가는 대검찰청 과학수사과 사진 감정관이라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SK상사의 디지털영상장비 관련 부서에서 업무를 하다 1997년 대검찰청 과학수사과 사진 감정관으로 특채가 되어 형사사진실에서 사진 및 비디오 감정 업무를 했다”는 그는 사진에 대한 갈증을 채우기 위해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사진디자인과에 진학했고, 졸업 후 2006년 대검찰청 로비에서 열었던 첫 개인전을 계기로 사진작가로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6년 전 범죄 방지재단 위원으로 활동하며 방문했던 경기도 안양의 정심여자정보산업학교(안양소년원)에서 여느 고등학생과 다름없이 해맑은 아이들을 보며 “작게든 크게든 삶의 길목에서 넘어진 이들에게 ‘세상은 넘어졌다 다시 뛰는 사람에게 박수를 보낸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는 그는 야생화 사진을 통해 삶의 어려움으로 실의에 빠진 이들뿐만 아니라 교도소와 소년원 등에 있는 이들에게도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전시회를 준비할 때 사진에 맞는 글을 쓰는 것에 가장 많은 신경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마다 삶을 뒤돌아볼 수 있는 메시지를 담기 위해서다. 그는 첫 전시회 준비 때 선배에게 글을 부탁했다가 ‘글은 작가의 마음을 담는 것’이라는 일침에 얼굴이 화끈했다는 일화를 밝히며, 이후 부족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글을 쓰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홍곤 작가는 2006년 이후 2년에 한 번씩 꽃을 주제로 한 사진 시집을 내고 있으며, 대검찰청에서 사진전도 진행하고 있다. 오는 4월에는 법무부와 한국범죄방지재단 주관으로 그의 사진 시집 5천 부를 전국 교정시설에 배포해 수감자들에게 삶의 격려와 위로를 전할 예정이다.
고 작가는 앞으로도 전시회를 통해 역경 속에서 피어나는 꽃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며 자신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어디든지 달려가며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고홍곤 작가의 9번째 개인전 ‘꽃, 저 눈부신 함성이여’는 오는 3월 23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역삼1동문화센타 전시실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