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쓸개’라고 불리는 담낭을 절제한 환자의 당뇨병 발병 위험이 급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내분비내과 강준구·허지혜 교수,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 이경주 교수, 숭실대학교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연구팀은 담낭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당뇨병 발병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담낭절제술 그룹과 비절제술 그룹 간 당뇨병 발생률 비교 그래프. 두 집단 간 당뇨병 발생률을 추적 관찰한 결과 7년차에서 담낭절제술 시행군 당뇨병 발생률은 4.3%, 비절제술 집단에서 당뇨병 발생은 3.2%로 조사됐다. 두 집단간 차이 20%. /이미지 제공=한림대학교성심병원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담낭절제술을 시행한 집단(5만 5166명)과 성별·나이는 같지만, 담낭절제술을 받지 않은 집단(11만 332명)을 2019년까지 추적 관찰해 당뇨병 발병에 차이가 있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담낭절제술을 받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당뇨병 발병의 위험이 20%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P<0.001)

또 담낭절제술로 인해 증가하는 당뇨병 발병 위험도(29% 위험 증가)는 (당뇨병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인) 비만으로 인해 증가하는 당뇨병 발생 위험도(24% 위험 증가)보다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비만보다 담낭절제술에 의한 당뇨병 발병위험이 더 크다는 것을 뜻한다.

담낭절제술과 비만 유무에 따른 당뇨병 발생 위험도. 담낭절제술을 받은 비만한 사람은 담낭절제술을 받지 않고 비만하지 않은 사람보다 당뇨병 발생 위험이 41% 높았다. /이미지 제공=한림대학교성심병원

특히 담낭절제술을 받은 비만한 사람은 담낭절제술을 받지 않고 비만하지 않은 사람보다 당뇨병 발병 위험이 최대 4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담낭절제술을 받은 집단에서 당뇨병 발생 위험도가 증가하는 정도가 기존 당뇨병 발생의 주요 위험인자(비만,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고령, 대사증후군, 공복혈당장애)가 있는 사람보다 주요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지 않았던 사람에서 더욱 뚜렷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외과학회 공식 학술지 ‘Annals of Surgery(IF=13.787)’ 최근호에 게재됐다.

강준구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담낭이 체내 대사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기라는 이론을 임상적으로 입증한 연구 결과”라며 “담낭의 부재가 포도당 대사에 나쁜 영향을 끼쳐 혈당 상승을 유발하기 때문에 담낭절제술을 받은 분들은 반드시 혈당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담낭은 지방과 지용성 비타민의 소화를 돕고, 체내 콜레스테롤 대사와 혈당의 항상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담즙(쓸개즙)’을 농축하고 저장하는 기관이다. 담낭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당뇨병 예방을 위해 건강한 식사 요법(단순 당질 식품을 피하고, 채소 섭취를 늘리면서 고른 영양 섭취를 유지하는 것)과 규칙적인 운동(일주일에 150분 이상), 정기적인 병원 검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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