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의 혁명]② “일하기 편한 세상 만들 것…서빙로봇 국산화와 세계 1위가 목표” 김민수 비로보틱스 대표
식당과 호텔 등에서 로봇이 물건을 운반하거나 사람을 돕는 모습은 이제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 2019년 약 35조원에서 2024년 약 138조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국내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도 2020년 8577억원 수준으로 2019년보다 34.9% 커졌다.
특히, 서빙로봇은 최근 코로나19 방역 차원과 인건비 절감 등으로 보급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단순 반복 업무나 무거운 짐을 운반하는 작업, 야간 근무 등 어려운 일을 대신해 사람의 육체노동 부담을 줄여주는 서빙로봇은 고객 서비스 질을 개선하고, 운영 효율성을 높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빙로봇 전문기업 비로보틱스의 김민수 대표는 “최근 심각한 구인난으로 인건비에 대한 고민보다는 안정적이면서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데, 서빙로봇은 기술적으로 안정화된 서비스가 가능해 사용자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에서는 서빙로봇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대기업과 스타트업들이 앞다퉈 서빙로봇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비로보틱스도 그 중 하나다. 2019년 11월 서빙로봇 렌탈 사업을 시작한 우아한 형제들은 서빙로봇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2월 로봇사업 독립 법인으로 비로보틱스를 설립했다.
배민서빙로봇은 기본 서빙은 물론 사업장별 환경과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모델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2020년 240대, 2022년 12월 기준 전국 약 700여개 이상의 매장에서 1200여대 운영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매장에 설치된 서빙로봇은 하루 평균 10시간씩 월 약 2000여 건의 서빙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 식당 홀 서빙이 아닌 서빙로봇의 활동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김 대표는 “식당 외에도 스크린 골프장, PC방, 당구장, 공장, 마트 등에서 서빙로봇이 사용되고 있다. 다만, 아직은 식당에서 사용이 95%가 넘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서빙로봇이 단순 외식업계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알려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가장 수요가 확실한 곳에서 빠르게 보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양한 매장 사용도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서비스 로봇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는 “앞으로 3년 정도까지는 서빙로봇만큼 서비스 로봇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만들어낼 제품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우아한형제들에서 올해 2월 분사한 비로보틱스의 김민수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 사람의 노동과 비교하면 서빙로봇의 장점은 무엇인가.
“서빙로못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사람에 비해 제한적이지만, 특정 분야 하나만큼은 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사람 1명이 홀에서 일을 한다면 서빙부터 주문, 결제 등 여러 가지 다른 일을 할 수 있지만, 서빙로봇은 주방과 테이블 사이를 오가며 서빙 일만 하기 때문에 시간과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나 주어진 역할을 꾸준히 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좁은 통로나 장애물 등도 잘 피해 간다. 어떤 기술을 적용했나.
로봇에 부착된 다양한 센서들로 취합되는 데이터를 어떻게 종합하고 판단하는지가 중요하다. 로봇에는 하단 장애물을 인지하는 Lidar 센서와 상단 장애물을 인지하는 RGBD 센서, 몸체에는 초음파 센서가 있다. 모든 영역에 대해서 판단하기 위해서는 각기 다른 센서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를 실시간 종합하고 판단해야 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 시장 내 경쟁사가 많다. 기술적 차별점은.
“실제 업장에서 가장 사용하기 편리한 최적화가 타 경쟁사와의 기술적 차별점이다. 이는 결국 다양한 환경에서 실제 서비스를 운영해본 경험이 많아야만 가능한 부분이다. 그런 부분에서 많은 노하우와 기술력도 보유하고 있다.”
- 제품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시장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로봇은 기술에 매몰되기 시작하면 상용화와는 계속 거리가 좁혀지지 않을 수 있다. 서빙로봇이 성장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로봇이라는 것에 무게를 두고 어떻게 하면 더 로봇다울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로봇으로써 고도화된 기술력으로 많은 것을 해낼 것인지에 너무 매몰되지 않고, 실제 시장에서 필요한 적절한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집중했기 때문이다.”
- 월 서비스 이용 요금이 저렴한 편이다.
“보통 시장에서 형성된 약정기간은 3년부터 최대 5년이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과 2년 단위로 임대하는 사장에게는 큰 부담이다. 이러한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동차 리스 프로그램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해 3년간 저가의 요금으로 임대해 사용하고, 만기 시점에 구매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었다. 구매를 원한다면 계약 만료 시점에서 잔금 300만원을 납부하고, 원치 않으면 그냥 반납하면 된다. 이런 결정은 3년 뒤에도 제품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만 할 수 있기 때문에 자사만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올해 2월, 비로보틱스로 분사했다.
“성장하는 서빙로봇 시장에서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다. 특히, 사업적으로 자립이 가능했기에 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서빙로봇 사업을 잘하기 위해서는 독립성을 갖고 사업을 하는 게 맞겠다는 판단에서다.”
- 앞으로의 목표와 비전은 무엇인가.
“중장기적으로 서빙로봇을 국산화하고, 해외 수출까지 이루겠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는 서빙로봇 분야에서 한국 1위, 더 나아가 글로벌 1위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두가 일하기 편한 세상을 만든다’를 비전으로, 서빙로봇이라는 것도 결국 사람이 일하기 편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서빙로봇뿐만 아니라 일하기 편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고민과 시도를 지속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