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호르몬 대체요법으로 5년 이상 치료한 경우, 호르몬 치료제 종류와 관계없이 유방암 발병 위험이 크게 저하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김혜인 교수,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서석교 교수, 백진경 전공의, 일산병원 산부인과 김의혁 교수팀(이하 연구팀)은 갱년기의 호르몬 대체요법 시 치료제의 종류와 치료 기간이 유방암 발생률 감소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국내에서 처방되는 대표적인 호르몬 요법인 에스트로겐 요법, 에스트로겐-프로게스토겐 병합요법, 티볼론 요법을 비교해 유방암 발생률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자 했다.

호르몬 대체요법은 1960년대부터 갱년기 증상의 1차 치료제로 사용되어왔으나, 치료 후 유방암 발생률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이 밝혀진 이후 처방이 감소했다. 다만, 티볼론(tibolone)을 사용한 호르몬 요법은 유방암의 발생 위험 인자가 없는 서양인 여성에서 유방암 발생률이 낮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국내에서도 사용이 증가해왔다.

이에 연구팀은 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이용해 2004년부터 2007년 사이에 폐경을 진단받은 50대 이상의 여성 356,160명을 2017년까지 추적 관찰했다. 이 가운데 1년 이상 호르몬 대체요법을 받은 36,446명을 세 종류의 호르몬 대체 요법으로 세분화해 각각의 유방암 발생률을 대조군과 비교했다. 또한, 기간에 따라 1~3년, 3~5년, 5년 이상 호르몬 대체요법을 지속한 경우를 분석했다.

전체 연령에서 티볼론(Tibolone) 요법을 사용한 그룹의 유방암 발생률(A)이 호르몬 대체 요법을 받지 않은 대조군과 비교해 유의하게 낮다. 50대에서는 에스트로겐-프로게스토겐 병합요법(EST)을 받은 그룹(B)과 티볼론 그룹(C)에서 대조군과 비교해 낮은 유방암 발생률이 나타났다.

연구 결과, 티볼론 요법을 사용한 그룹의 유방암 발생률(1.42%)이 치료받지 않은 그룹(1.87%)보다 유의하게 낮은 것을 확인했다. 연령별로는 50대에서 에스트로겐-프로게스토겐 병합요법이 1.74%, 티볼론 치료가 1.45%로 치료받지 않은 그룹(2%)보다 낮은 유방암 발생률을 보였다. 호르몬 대체요법 사용 기간에 따라서는 5년 이상 치료를 받은 환자에게서 호르몬 대체요법의 종류와 관계없이 유방암 발생률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이상 호르몬 대체요법 치료를 받은 환자 그룹은 5년 미만 치료 그룹과 비교해 모든 종류의 호르몬 대체요법에서 유방암 발병 위험도가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50대 여성에서 티볼론 사용이 유방암 발생률 감소와 관련이 있으며, 5년 이상 장기간 호르몬 대체요법을 사용함에 따라 유방암 발생을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연구는 에스트로겐-프로게스토겐 병합요법을 사용하는 여성에서 유방암 발생률의 증가를 밝힌 기존의 연구 결과와 달리 50대 여성에서는 유방암 발생률의 감소를 확인해 추가 연구를 향한 실마리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혜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갱년기의 호르몬 대체요법이 유방암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앞으로 호르몬 대체요법이 유방암 발생률을 감소시키는 기전을 규명하는 등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보다 안전한 호르몬 치료를 시행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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