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크포비엘, AI 사양 도구로 ‘과기부 장관상’ 수상…실용성은 ‘미지수’
AI로 젖소 상태 분석해 적정 사료 급여량 정보 제공
메탄가스 감소 효과 있지만 폐기물·AI 연산으로 인한 탄소배출 더 커
국내 소프트웨어(SW) 기업인 ‘씽크포비엘’은 9일 열린 ‘그랜드 클라우드 컨퍼런스 2022’ 행사에서 인공지능(AI) 기반 개체 정밀사양 도구 ‘밀크티’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받았다고 11일 밝혔다. 밀크티는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등이 공동 추진한 ‘2022년 핵심 산업 클라우드 플래그십 프로젝트’ 사업의 우수과제로 뽑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밀크티는 AI 기술로 젖소의 상태를 분석해 적정 사료 급여량을 알려주는 서비스다. 기존 사료 섭취에 따른 우유 생산성 변화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의 유전적 능력을 파악하고, 각 소에 장착한 센서 목걸이에서 취합한 행동, 수면, 환경, 사료 섭취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젖소의 건강 상태와 적정 사료량을 알려준다.
이 서비스는 젖소에게 적절한 사료량을 급여할 수 있어 각 소의 건강 증진과 우유 생산량 향상 등을 이룰 수 있다. 이 기술은 최근 NIPA 지원을 통해 클라우드화하면서 더 빠른 서비스가 가능해졌고 해외 진출 가능성도 커졌다.
씽크포비엘은 우수사례 발표를 통해 1년간의 국내 농장 실증과 공인시험평가 과정을 거친 결과 5% 정도의 메탄가스 감소 효과가 있고 산유량 예측 정확성도 93% 수준을 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만 수요처 5곳을 확보한 상태로, 태국‧베트남‧중국 등과 실증농장 확보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술이 실제 농장에 실용적인 가치를 낼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노동 인구가 적은 농가 특성상 각 소마다 적절한 사료량을 급여하기에는 일손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비용적인 문제도 있다. 밀크티는 각 소에 센서 목걸이를 착용한다. 소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센서의 가격은 결코 싸지 않다. 보통 센서는 2~3년의 수명이 있는데 100마리의 소를 키우는 농장에선 2년마다 이 센서 목걸이를 교체해야 하는 비용적 부담이 있다. 소 활동에 따라 중간에 센서가 고장 날 확률도 있고 목걸이에 탑재되는 배터리도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한다.
환경적인 문제도 있다. 적절 사료량을 급여해서 메탄가스를 줄일 순 있지만 그 양은 적다. 오히려 AI 연산과 배터리 개발, 폐배터리 처리 등에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양이 더 많다. 실제로 엠마 스트루벨(Emma Strubell) 미국 매사추세츠대 교수 연구진이 2019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구글은 AI 모델 버트(BERT)를 학습시키는 동안 438lb(약 652kg)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켰다. 이는 비행기가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를 왕복으로 오갈 때 뿜어내는 이산화탄소 양과 같다. 버지니아 디그넘(Virginia Dignum) 스웨덴 우메아대 교수는 ‘AI의 환경 발자국’ 논문을 통해 AI를 이용할수록 더 많은 탄소가 배출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음성인식 앱이나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콘텐츠를 알려주는 알고리즘조차 탄소배출의 주범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씽크포비엘이 개발한 밀크티는 농가의 활용 편의성, AI 연산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 센서 목걸이 수명 연장, 폐배터리 처리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농가에 사용이 어려울 수 있는 기술로 분석된다. 정부와 NIPA의 개발 지원금 역시 증발할 가능성이 있다.
스마트팜 관련 종사자는 “연구 성과와 실제 사용은 엄연히 다른 구역”이라며 “사료 급여량을 조절해서 사료 값과 메탄가스 발생량을 줄일 수 있다 하더라도 부착해야 하는 센서 값이 비싸고 폐기물 처리에 따른 환경오염이 심하다면 이 기술은 농가에서 사용하기 어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지환 씽크포비엘 대표는 “축산업은 가축 생애주기가 중요한데, 젖소의 경우 10년이 걸리는 상황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비즈니스 확산을 추구하는 것은 물론, 정밀 고도화를 위한 국내외 다양한 환경에서 데이터 수집이 수월해졌다는 게 이번 사업 대표 성과”라며 “앞으로 재원 확보와 글로벌 전략 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