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티스반도체, 저전력 칩 ‘아반트’ 출시
경쟁 제품보다 전력 소모량 2.5배 적어…AI 개발에 유용
미국 프로그래머블(FPGA) 반도체 기업 ‘래티스반도체’가 새로운 저전력 칩을 공개했다. 동급 제품보다 전력 소모를 최대 2.5배 낮출 수 있는 FPGA 칩이다. 인공지능(AI) 개발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전력 소모 문제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래티스반도체는 FPGA 신제품 ‘아반트(Avant)’를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 전력 효율이 높은 점이 특징이다. 경쟁 제품보다 2.5배 전력 소모량이 적어 전체 운용 비용을 높일 수 있다.
경쟁 제품보다 5~6배 크기가 작은 것도 특징이다. 크기가 작아 똑같은 공간에 여러 개의 칩을 연결해 전체 성능을 높일 수 있고 아예 시스템 크기를 줄이는 것도 가능하다. 이전 제품인 ‘넥서스’보단 대역폭을 10배, 속도 성능을 30배 개선했다.
아반트는 인공지능(AI) 개발에 유용한 칩이다. AI 학습과 연산에 발생하는 전력 소모를 줄여 탄소 배출 문제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AI는 데이터 학습과 연산에 많은 양의 전력을 소모한다. 딥러닝 기술 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자동차 5대가 평생 배출하는 양과 같다는 조사 결과가 있을 정도다. 실제로 엠마 스트루벨(Emma Strubell) 미국 매사추세츠대 교수 연구진이 2019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구글은 AI 모델 버트(BERT)를 학습시키는 동안 438lb(약 652kg)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켰다. 이는 비행기가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를 왕복으로 오갈 때 뿜어내는 이산화탄소 양과 같다. 미 전국에서 달리는 자동차 평균 배출량의 약 5배에 해당하는 수치이기도 하다.
버지니아 디그넘(Virginia Dignum) 스웨덴 우메아대 교수는 ‘AI의 환경 발자국’ 논문을 통해 AI를 이용할수록 더 많은 탄소가 배출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음성인식 앱이나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콘텐츠를 알려주는 알고리즘조차 탄소 배출의 주범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FPGA가 가진 유연성도 AI 개발에 유리하다. FPGA는 용도에 따라 회로를 여러 차례 변경할 수 있는 비메모리 반도체다.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같은 주문형반도체(ASIC)와 달리, 칩 내부의 하드웨어를 필요에 따라 재프로그래밍할 수 있다. 그만큼 탄력적으로 반도체를 사용할 수 있어 변화가 빠른 AI 산업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윤장섭 래티스반도체 한국지사장은 “FPGA는 동일한 플랫폼에서도 계속 진화해나가는 AI에 적합한 반도체”라며 “래티스반도체는 CPU, GPU 회사를 경쟁사로 두지 않고, 에지 환경에서 저전력으로 구현할 수 있는 솔루션에 집중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패트릭 무어헤드 무어 인사이츠 앤 스트래티지 사장 겸 설립자는 “AI 알고리즘이 지원하는 수십억 개의 연결된 센서, 장치, 시스템으로부터 매일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생성됨에 따라 에지 네트워크에서 인텔리전스 구현에 대한 필요성이 급증하고 있다”며 “아반트는 혁신, 효율, 유연성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애플리케이션 영역에서 고성능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