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참 눈길을 끌었다. 제목에서 주는 뉘앙스가 작품의 주제를 잘 담은 느낌이다."
29일 왓챠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새 오리지널 드라마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이호재 감독과 배우 한석규, 김서형, 진호은이 참석했다.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제작발표회 / 사진: 왓챠 제공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는  한 끼 식사가 소중해진 아내를 위해 서투르지만 정성 가득 음식 만들기에 도전하는 남편과, 그의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
특히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강창래 작가의 동명의 에세이를 원작으로 한다. 이호재 감독은 "제작자분께서 원작의 책을 주고 드라마화를 해보자는 이야기를 했을 때, 처음에는 굉장히 담담한 레시피라고 생각했다. 말 그대로 레시피 그 자체인데, 계속 읽어갈수록 요리를 만든 사람의 감정과 인생의 한 챕터에 젖어드는 것처럼 느껴졌다"라며 이번 작품을 진행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원작과 차별화된 점은 없는지 묻자 이호재 감독은 "원작을 충실하게 따라가는 것이 내가 하는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원작과 최대한 비슷하게 가는 것이 목표였다"라며 "몇몇 요리는 원작에 없는 것을 썼다. 상황에 따라 필요한 것이 있었고, 넣어보고 싶은 것들이 있어서 그런 것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극 중 한석규는 번역가이자 인문학 강사인 '창욱' 역을 맡았다. 아내 '다정'(김서형)의 예상치 못한 소식을 듣고, 아내를 위한 식사를 준비하며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인물이다. 이번 작품으로 오랜만에 안방극장 복귀에 나서는 한석규는 "작품을 통해 못 뵌 지 2~3년 정도 된 것 같다. 어떻게 하다 보니 시간이 흘렀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여러분을 뵐 수 있게 되어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복귀작으로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 한석규는 "내용 면에서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라며 "첫 번째는 언제부터인가 남편과 아내의 사랑 이야기가 주로 부적절한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오롯이 아내와 남편에 집중하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고, 두 번째는 부모와 자식, 그중에서도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꼭 해보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음식에 관한 이야기도 하고 싶었는데, 이 세 가지가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에 다 담겨 있었다"라고 말했다.
한석규는 이번 작품을 통해 요리를 하는 모습을 본격적으로 보여준다. 평소 요리에 자신이 있다는 한석규는 "요리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이 칼질 같은데, 단기간에 연습해서는 절대 안 된다. 십수 년 이상 먹고살기 위해 (요리를) 했는데, 이번에 본전 뽑았다"리며 "제가 그래도 요리 도구들에 익숙한 편이다. 과일 깎는 것에 자신이 있다"라고 말해 한석규가 선보일 요리 실력에 기대감이 커진다.

김서형은 한 끼 식사가 소중해진 워킹맘 '다정'으로 변신한다. 출판사 대표인 '다정'은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인생을 돌아보며, 남편 '창욱'이 직접 요리해 준 음식을 먹는 데서 새로운 행복을 찾게 된다. 김서형은 "제목이 주는 호기심으로 작품을 열었는데, 한석규 선배님이 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왜 선택하셨을까' 궁금했다"라며 "책이 주는 힘이 컸고, 지금 아니면 또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이번 작품을 준비하며 특히 신경 쓴 부분이 있는지 묻자 김서형은 "그동안 한석규 선배님의 작품을 많이 보고 지내왔는데, 상대 배우와 같이 어우러지고 녹아들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를 내고자 힘을 빼려고 했다. 선배님이 연기하는 것에 튀지 않게끔 스며들 수 있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선배님의 톤과 애티튜드를 잘 받아주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김서형은 "제가 결혼 생활을 한 배우가 아니다 보니까 아들이나 아내 역할, 이런 부분에 있어서 잘 녹아들 수 있을지가 궁금했다"라며 "선배님께 누가 되고 싶지 않았고, 원작과, 또 원작에 맞게 쓰인 글에 제가 과연 맞을까가 처음 고민이었다. '잘 어울렸을까', '부부처럼 보여야 하는데' 이런 것에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에 한석규는 "누가 되기는커녕 천군만마 같은 친구였다"라고 칭찬해 훈훈함을 더했다.

극의 설정에서 엿볼 수 있듯,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는 요리를 선물하는 여타 작품과는 다른 결로 감동을 안길 전망이다. 이호재 감독은 "저희 작품이 흔히 접하는 먹방이나 음식 예능과는 달리 음식을 잘 못 먹는 설정이 들어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 입이 참 소중했고, 또 첫 입을 어떻게 소중하게 먹는지에 집중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기억에 남는 레시피가 있는지 묻자 한석규는 "이 작품의 마지막 에피소드에 나오는 음식인데, 원작과는 다른 음식이 등장하게 된다. 감독님께서 저한테 마지막 음식을 생각할 기회를 주셨다. 죽기 직전 먹고 싶다고 했던 '어머니의 만둣국'도 떠올렸는데, 다른 것을 생각하던 중 김치밥을 제안하게 됐다.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초원 사진관'이라는 이름이 정해진 것처럼 너무나 고마운 제안이었고, 채택을 해주셔서 감사했다"라고 돌아봤다.
이호재 감독은 '대패 삼겹살'을 꼽았다. "원작에서 무항생제 대패 삼겹살이라는 한 챕터"라며 "그 챕터가 딱 중간이기도 하고, 그때부터 사람이 무너지게 만드는 그런 에피소드다. 거기까지 잘 따라와 주셨다면, 조금 슬프면서도 웃음이 묻어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진호은과 김서형 역시 같은 레시피를 선택했다. 김서형은 "삼겹살을 먹으러 가기 위한 여러 에피소드가 있다. 그 이야기들이 재미있다"라고 덧붙여 궁금증을 자극했다.

끝으로 한석규는 "극 중 서형 씨와 제가 이혼 직전의 관계로 출발한다. 소위 말한 권태기에 접어들어서 서로에게 소원해지고, 갈라서기로 결정하고 별거를 몇 년째 하는 와중에 서형 씨가 저에게 도움을 부탁하고 그것 때문에 음식을 준비하는 이야기가 시작된다"라며 "서먹했던 두 부부가 서로를 용서하고, 스며드는 의미가 있다"라며 이번 작품의 관전 포인트를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는 오는 12월 1일, 왓챠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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