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공지능학회, 네이버에서 나흘간 추계학술대회 개최

한국인공지능학회가 네이버와 공동으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김동원 기자

인공지능(AI) 연구자와 학생들이 최근 연구성과를 교류하고 즐기는 축제가 네이버 신사옥 ‘네이버1784’에서 열렸다. 국내 대학의 AI 전문가들이 한국 AI 대표기업 중 하나인 네이버에 모인 것이다.

한국인공지능학회는 추계학술대회를 17일부터 사흘간 네이버와 공동으로 개최했다. 행사 이튿날인 18일에는 밍 이수안 양(Ming Hsuan Yang) 캘리포니아대학 머서드캠퍼스(UC머세드) 교수와 수브리트 수라(Suvrit Sra)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의 초청 강연과 탁구대회가 열리며 학술대회 열기를 더했다. 이 행사는 산학협력 활성화를 목적으로 매년 진행된다. 올해 벌써 4번째 행사다. 학회 측은 “대학-기업간 연구성과를 공유하고, 학생들에게 더 많은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행사의 목표”라고 설명한다.

네이버1784 2층에 마련된 추계학술대회 행사장은 이날 아침 9시부터 학생들로 붐볐다. 학계와 네이버의 연구성과를 살피며 최신 AI 연구 동향을 알기 위해 서울대, KA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부산대 등 각 지역의 학생들이 네이버 신사옥에 모였기 때문이다. 이들은 학술대회에서 마련한 세션을 듣고 전시장에 설치된 최근 연구 동향을 살폈다. 서울대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은 “교수님 추천으로 학술대회에 오게 됐다”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논문을 발표하는 네이버의 AI 연구성과와 교수님들의 연구 내용을 함께 알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인공지능학회 추계학술대회는 AI와 관련된 컴퓨터비전, 패턴인식, 자연어처리(NLP), 뇌인지컴퓨팅, 기계학습 등 관련 응용 분야의 최신 학문과 기술을 교류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학회는 AI 연구가 대학에만 머물지 않고 각 기업과 교류하기 위해 추계학술대회를 매년 AI 우수 기업과 공동으로 주최하고 있다. 올해는 초대규모 AI 모델을 국내에서 처음 개발하고 각종 국제 학술대회에서 가장 많은 논문을 발표하고 있는 네이버와 공동 주최했다. 2021년에는 LG AI연구원, 2020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진행했다.

유창동 인공지능학회장(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은 “대학은 AI 연구를 다양한 분야에서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기업은 현장에 필요한 AI를 개발하고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이번 학술대회는 서로의 장점을 교류해 전반적인 AI 역량을 높이고 미래 산업을 책임질 학생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기업과 공동 주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네이버는 글로벌 유수의 학회에서 많은 성과를 내고 있고 학생들의 관심도도 높은 만큼 올해 공동 학술대회 주최사로 초빙해 그동안의 연구성과 등을 학회 성과와 함께 소개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네이버1784 2층에 마련된 추계학술대회 행사장에서 AI 연구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 /김동원 기자

이날 행사에선 해외 연구자의 초청 강연과 네이버AI랩 연구원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밍 이수안 양 UC머세드 교수는 AI 분야에서 많이 사용되는 비전 기술의 최신 동향을 소개했다. 수브리트 수라 MIT 교수는 AI 기술의 현장 적용에 꼭 필요한 최적화 기술을 발표했다. 네이버AI랩에서는 최근 국제학회에 논문을 발표한 연구자들이 직접 나와 관련 내용을 소개했다. 초거대AI의 파라미터를 효율적으로 높일 수 있는 ‘알파튜닝’에 대한 연구 내용과 AI 번역에 사용되는 감성 분석 등의 기술을 소개했다. 알파튜닝은 양자화와 데이터 압축 기술 등을 통해 작은 파라미터로도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는 기술이다. 네이버의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도 이 기술을 통해 상용화됐다. UNIST 2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은 “네이버에 방문해 연구원들의 발표를 듣고 놀란 것은 발표자들이 대학생처럼 보였다는 것이었다”면서 “더 많은 공부와 연구를 통해 이곳에서 강연을 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교수와 현직 개발자, 학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다. 탁구 대회다. 참가자들끼리 순위를 겨뤄 최종 결승전에 진출한 참가자가 학회 초대 회장인 이성환 고려대 인공지능학과 교수까지 이기면 최종 우승, 상금 100만 원을 획득할 수 있다. 

부대행사로 마련된 탁구대회에서 이성환 초대 한국인공지능학회장(왼쪽)과 박주영 고려대 전자기계융합공학과 교수(오른쪽)가 결승전을 치르고 있다. /김동원 기자

이날 열린 결승전에선 KAIST 학생을 꺾고 최종 결승전이 올라온 박주영 고려대 전자기계융합공학과 교수가 이성환 교수까지 2대1로 이기며 최종 우승했다. 박 교수는 “수많은 코딩 작업과 논문을 작성하며 늘 통증이 있었던 목과 어깨가 탁구를 통해 개선됐다”며 “개발자와 학생들이 많이 바쁘겠지만 틈틈이 운동도 해 건강을 지켰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창동 학회장은 “한국이 경쟁국에 비해 AI 기술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산학연의 가교 역할을 해나가겠다”며 “AI 기술이 산업 분야에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기술 인증과 보급을 이어가면서 AI 선도국들과의 국제협력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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