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사진기자, pr.chosunjns@gmail.com

배우 김동휘는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의 동명 소설에 대해 "입에 담지 못할 정도로 높은 수위"라고 밝혔다. 그리고 그 작품을 채우는 것은 배우 박진영, 김영민, 김동휘, 송건희, 허동원의 새로운 표정이다.

9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 제작보고회가 진행돼 배우 박진영, 김영민, 김동휘, 송건희, 허동원을 비롯해 김성수 감독이 참석했다. '크리스마스 캐럴'은 쌍둥이 동생 ‘월우’가 죽은 후, 복수를 위해 스스로 소년원에 들어간 형 ‘일우’가 소년원 패거리와 잔혹한 대결을 펼치는 액션 스릴러 영화.

영화 '야수', 드라마 '구해줘' 등을 통해 대중에게 신뢰를 쌓아 올린 김성수 감독이 '크리스마스 캐럴'의 연출을 맡았다. 배우 박진영, 김영민, 김동휘, 송건희, 허동원은 입을 모아 '크리스마스 캐럴'의 선택 이유로 김성수 감독을 꼽을 정도였다.

김성수 감독은 처음 고사했던 작품의 연출을 맡은 이유로 뇌리에 남아있는 이미지를 설명했다. 그는 "양쪽에 증명사진처럼 같은 얼굴을 가진 소년이 한쪽은 통제가 안 되는 분노에 가득찬 얼굴을 하고 있고, 다른 한쪽은 미소를 짓고 있는데, 웃고 싶어서 웃는 얼굴이 아닌 서글픈 아픈 얼굴을 하는 이미지가 계속 남았다. 어쩌면 그 이미지가 제 발목을 잡은 것 같다. 그 이미지를 생각해보다가 갑자기 '미안하다'라는 마음이 생겼다. 그 얼굴들이 결국 우리 사회 속에서 힘없는 약자들, 피해자들, 늘 억울한 자리에 있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얼굴이 아니었을까 싶었다"라고 전했다.

박진영은 1인 2역을 맡아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죽은 동생의 복수를 위해 소년원에 들어간 쌍둥이 형 주일우와 크리스마스 아침에 시신으로 발견된 쌍둥이 동생 주월우 역이다. 그는 "변신이라는 생각보다 두 인물을 어떻게 보여줄지만 생각했다. 디테일을 잡아나가는 과정을 겪었다. 저에게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동생 역을 다 찍을 수 있게 해주시고, 그 후에 형 역할의 분량을 소화했다. 배려 덕분에 해낼 수 있었다"라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전작 '유미의 세포들2' 등에서 보여준 스윗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변화다. 이에 박진영은 "'유미의 세포들2'를 재미있게 보신 분들은 낯설고 적응이 안 될 수도 있다. '유미의세포들2'에서 제 캐릭터를 사랑해주셨듯, 캐릭터로 봐주시면 작품에 몰입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애정을 당부했다.

김영민은 월우(박진영)를 돌봐준 자원봉사자이자 일우(박진영)의 조력자가 된 상담교사 조순우 역을 맡았다. 그는 "일우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용서를 권유한다. 그 마음을 알기에 나중에 일우를 돕게 되는 인물이다.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 중점을 두었다. 그게 지나칠 정도의 인물이다"라고 인물을 설명했다. 또한 그는 "친구들이 케미가 너무 좋다 싶었다. 저도 같이 휩쓸려서 현장에 임할 수 있었다"라고 촬영은 힘들었지만,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를 덧붙이기도 했다.

김동휘는 월우의 비밀을 숨긴 채 자훈(송건희) 패거리의 일원이 된 소년원생 손환 역을 맡았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에 250: 1의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캐스팅되었던 김동휘의 두 번째 영화다. 그는 "일부러 원작 소설을 읽지 않고 시나리오를 봤다. 원작 소설은 훨씬 더 디테일하고 수위가 심하다. 입에 담지도 못할 정도"라고 언급한 뒤, "김성수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고 싶었다"라고 합류 이유를 전했다. 또한, 그는 "모든 인물 중 일우와 월우를 모두 알고 있는 인물"이라고 자신의 캐릭터를 설명하며 "그런데도 자훈이 옆에 붙어있는 이중성을 표현하려고 했다. 이럴 수밖에 없는 약자의 심리상태를 표현하려고 했다"라고 중점을 둔 지점을 전했다.

송건희는 일우를 없애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일진 문자훈 역을 맡았다. 그는 "자훈이는 소년원 안에서 실세인 일진이다. 패거리를 몰고 다니는 친구다. 재력이나 집안의 뒷배경을 이용해서 사람을 정말 악랄하게 괴롭히는 친구"라고 자신의 캐릭터를 설명했다. 또한 악인을 표현하기 위해 "최대한 얼굴 안에서 악한 모습을 찾아내고자 노력했다. 살을 좀 더 빼면 날카로울 것 같아서 감량했다. 최대한 자훈이스럽게 생활하려고 했다"라고 밝혀 현장을 놀라게 했다.

허동원은 무자비한 폭력으로 소년원을 공포에 빠트리는 교정 교사 한희상 역을 맡았다. 그는 "한희상은 절대권력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이용해 가장 약자를 괴롭히는 인물이다. 흔히 옆에 접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라고 밝혔다. 김성수 감독에게 '입체적인 인물'을 요구받았던 그는 "'조금 더 절제되어있고, 인간적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한희상이라는 역할을 준비했다"라며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전했다.

김동휘의 말처럼 '입에 담지도 못할 높은 수위'의 작품을 영화화한 이유가 있을까. 김성수 감독은 "소년에게 구원을 주고 싶었고, 단순히 괴물이 되고 끝내고 싶지 않았다. 정말 간절하게 영화를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가고 싶었다. 그것이 온전한 희망으로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이 친구들이 조금 더 발을 딛고 앞으로 자신의 힘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결말을 주고 싶었다. 각색하면서 그 지점에 가장 큰 방점을 두고 작업했다"라고 원작과 다른 지점을 설명했다.

한편, '크리스마스 캐럴'은 한겨레문학상 수상자인 주원규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오는 12월 7일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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