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균제 내성 가진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중국-일본-대만-한국 순 발병 위험 높아
항균제에 내성을 가진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의 발생률이 한국을 포함한 서태평양 지역에서 발병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경훈 교수팀은 지난 20년 동안(2000~2019년) 연구된 총 27,408개 샘플(선행 연구 153여 개)을 바탕으로 항균제 내성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의 비율을 조사하는 메타 분석 연구를 수행해 서태평양 지역에서 위험도가 가장 높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체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중 항균제(마이크로라이드)에 내성이 있는 비율은 세계적으로 2000년 18.2%에서 2010년 41.0%, 2019년 76.5%에 이르기까지 지속해서 증가했으며, 지역별 분석 시 이 비율이 가장 높은 것은 서태평양 지역(전체 기간 평균 53.4%)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남아시아 지역(9.8%)이나 아메리카 지역(8.4%)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서태평양 지역 내에서는 중국과 일본, 대만, 한국 순으로 항균제 내성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최근에는 항생제 내성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우리나라를 비롯한 인접국에서 특히 주의가 필요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이 A2063G라고 불리는 변이와 가장 연관성이 크다는 점을 비롯해 성인보다는 소아 연령대에서 더 흔하다는 사실을 규명했는데, 수많은 선행 논문을 통합해 아직 대중적으로 생소한 항균제 내성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의 발병 추세와 그 위험도를 알리는 연구로서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서 발행하는 저명 국제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 발표됐다.
김경훈 교수는 “연구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10여 년 전부터 항균제가 듣지 않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세계적인 증가 추세에 있으며,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이러한 경향이 뚜렷하다”며, “코로나19로 감염병 사태를 교훈 삼아 예방 및 치료 전략을 사전에 마련해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소아 연령에서 가장 흔한 세균성 폐렴인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3년에서 7년 사이 주기로 유행하며 지역사회 폐렴의 최대 40%를 차지하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이 폐렴은 1차 항균제인 ‘마이크로라이드’를 투약해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었는데, 2011년 이후 마이크로라이드의 치료 효과가 듣지 않는 이른바 ‘항균제 내성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점차 확산하며 무기폐(폐가 쪼그라듦), 흉막삼출(흉막에서 체액이 나오며 숨이 차는 병), 기흉과 같은 다양한 폐 합병증은 물론, 스티븐-존슨 증후군, 수막뇌염, 심근염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 발생을 증가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