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행복한 노년을 위해” 치매 조기 발견 돕는 AI 기술 도입 활발
행복한 노년을 위해서는 치매 예방과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최근 인구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며, 치매 환자 역시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치매학회가 지난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가장 흔한 퇴행성 뇌 질환인 알츠하이머 환자 수(65세 이상)는 2010년부터 10년간 3.2배 증가했고, 지난해에만 67만 명을 넘어섰다. 2021년 기준 국내 65세 이상 인구가 853만 명인 점을 감안하며, 노인 인구의 약 13%가 치매를 앓고 있는 셈이다.
치매는 아직 치료 약이 없어, 조기에 발견해 진행 속도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아직도 치매는 주변인이 전조 증상을 알아채지 못해 많이 진행된 뒤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최근에는 치매의 조기 발견을 돕는 다양한 인공지능(AI) 기술이 의료 현장에 속속 도입되고 있다.
일본의 인공지능(AI) 기업 프론테오(FRONTEO)는 인공지능으로 5~10분 정도의 환자와 의료진의 대화를 분석해 치매 가능성을 판정하는 기술을 공개하기도 했고, 국내에서도 연령별, 성별마다 다른 뇌파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을 통해 뇌파 분석 기반으로 알츠하이머를 진단하는 기술도 공개된 바 있다.
현재 치매 조기 발견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영상진단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병원에서는 치매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 뇌 MRI를 촬영해 각 영역의 상태를 확인한다. 치매는 뇌 손상으로 인해 발병한다. 치매의 대표 원인인 알츠하이머병은 신경의 퇴행으로 인해 두뇌의 뇌 조직이 손실되고 뇌가 위축되어 발생한다.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흔한 치매의 원인 질환인 혈관성 치매는 뇌의 혈액순환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서서히 신경세포가 죽으며, 기억력 저하 및 인지 기능 저하가 나타난다. 이에 의료진은 MRI 등 영상 이미지에서 줄어들거나 활동이 둔한 곳을 찾아내 치매 진행 여부를 파악한다.
이때 정밀한 고품질의 영상을 획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최근에는 딥러닝 영상 재구성 기술을 활용하여 단시간 내에 고화질의 영상을 얻을 수 있는 기술이 상용화하는 추세다. 해당 기술은 딥러닝을 통해 단시간에 촬영한 이미지를 재구성함으로써 이미지의 왜곡을 줄여 더욱 정확한 영상을 제공한다.
또한, 기존에는 사람의 판독에 의존했던 영상 분석을 자동화해 더욱 정확한 치매 진단을 돕는 첨단 기술도 도입되고 있다.
이와 같은 기술 도입은 의료진도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리스 이아트로폴리스 메디컬 그룹(Iatropolis Medical Group)의 영상의학 전문의 안드레아스 파파도풀러스 박사(Dr. Andreas Papadopoulos)는 현재 활용하고 있는 독일 지멘스 헬시니어스의 영상 분석 시스템 사용 경험을 토대로 AI 기술의 유용성을 설명했다.
파파도풀러스 박사는 영상의학 전문의가 뇌 영역의 용적 변화가 병의 진행에 따른 변화인지 자연스러운 노화에 따른 현상인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때 이 시스템이 더 유용하게 활용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알츠하이머 초기 단계에서는 뇌의 부피 변화가 매우 작기 때문에 이를 눈으로만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시스템은 이러한 변화 감지에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활용할 수 있는 해당 시스템 알고리즘과 시스템을 최신 상태로 업데이트함으로써 더욱 정확한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65세에는 알츠하이머 발병률이 1~2% 정도이지만, 5년마다 그 가능성이 2배씩 증가한다. 치매는 유병 기간이 길어질 경우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부담감과 우울증 등을 겪게 된다. 하지만 더욱 정확하고 빠른 치매 진단을 돕는 다양한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에, 조기 진단을 미루지 않는다면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을 누리는 이는 점차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