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라미란의 더 커진 욕망…김무열X윤경호X박진주→윤두준 '정직한 후보2'
"'정직한 후보' 1편과의 차별점이라면, 가발이 좀 더 풍성해진 것 같다. 그만큼 욕망도 더 커졌다. 배우로서의 욕망도 사실 들어가 있다."
20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진행된 영화 '정직한 후보2' 언론시사회 현장에서 배우 라미란이 말했다. '정직한 후보'는 코미디 장르의 영화 최초로 청룡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라미란에게는 그만큼 특별했고, 그만큼 연기의 '욕망'을 담았다.
'정직한 후보2'는 화려한 복귀의 기회를 잡은 전 국회의원 ‘주상숙’(라미란)과 그의 비서 ‘박희철’(김무열)이 진실만을 말하는 ‘진실의 주둥이’를 쌍으로 얻게 되며 더 큰 혼돈의 카오스로 빠져드는 웃음 대폭발 코미디 영화. 라미란은 주장숙의 더욱 풍성해진 가발에 대해 "다른 나로 살아갈 때 포장된 모습을 '가발'로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그걸 같이 가져가고 싶었다"라며 "2편에서는 국회의원이라는 입장보다 공무원이라는 행정가로서의 일에 임해 관객들이 좀 더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밝혔다.
라미란은 무너진 주상숙이 바다에 빠진 시민을 구하기 위해 입수하는 수중 촬영, 몸싸움, 막춤 등 몸을 불사르는 뜨거운 연기를 펼쳤다. 라미란은 "물에 빠지는 장면은 제 대역이 해줬다"라면서도 "산소통을 끼고 바다에 들어가는 건 산소가 있어서 수월했는데, 해녀복 입고 산소통 없이 들어갔을 때 힘들었다. 공기 방울이 보이면 안돼 공기 방울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액션을 해야 하는데, 숨이 길지 않아 많이 힘들었다. 그 촬영을 몰아서 하다 보니 만만치 않았다"라고 고충을 전했다. 이에 장유정 감독은 "힘들다고 하셨는데, 정말 잘했다. 전문가들이 남자 배우들도 저렇게까지는 못한다고 했다"라고 라미란의 남다른 노력을 추켜세웠다.
'정직한 후보'에 이어 '정직한 후보2'에서는 비서 박희철 역의 김무열까지 진실만을 말하게 되는 '정직한 주둥이'를 갖게 된다. 이에 김무열은 "보셨다시피 거짓말을 못 하고, 속 이야기를 무차별적으로 쏟아낸다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시원함이 있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라미란은 "박희철이 주상숙을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지, 1편에서는 전혀 몰랐다. 제가 못난 짓을 해도 무한 신뢰를 보내주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는데, 너의 속마음을 말해보라고 판을 깔아놓으니 술술 애드리브도 잘 나오고, 시키지 않은 대사도 막 했다. 그러면서 되게 통쾌해하더라"라며 김무열의 남다른(?) 연기 투혼을 폭로했다.
그러면서도 라미란과 김무열은 2편을 함께한 깊은 신뢰를 전했다. 라미란은 "저를 떠나지 않아 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웃음 지었고, 김무열은 "감독님께서도 말씀하셨는데 그 말이 딱인 것 같다. 49%의 증오와 51%의 사랑이라면 정말 '애증'이 아니냐. 애증이지만 어쨌든 사랑하는 사람 아니냐. 내겐 너무 가까운 사람인 거다. 속편을 통해 주상숙과 박희철이 인간적으로 더 돈독해진 건 아닌가 싶다"라고 깊어진 관계성을 전했다.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는 '정직한 후보2'를 보는 재미를 더한다. 특히 박진주는 주상숙(라미란)의 시누이 봉만순 역을 맡았다. 하와이에서 이혼 후 돌아온 봉만순은 주상숙과 봉만식(윤경호)의 집에 얹혀살며 얄미운 시누이의 모습을 다양한 언어로 펼친다. 이에 박진주는 "처음에 포니라는 이름을 가지고 돌아온다. 포니라는 이름을 듣고 처음 대본에는 영어 어투나 이런게 없었는데, 어떻게 하면 좀 더 입체적으로 열받게 보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교포 말투를 말씀드렸는데 너무 좋아하시더라"라며 "오히려 캐릭터가 오히려 정형화되지 않고 스스로 혼란 속에 있는 모습이 그대로 담긴 것 같아 의미 있고 마음에 남는 작품이 된 것 같다"라고 고민의 지점을 설명했다.
윤두준은 건설사 CEO 강연준 역을 맡아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빌런'의 모습을 꺼낸다. 장유정 감독은 "영화 특성상 최고의 안타고니스트가 자기 자신이지 않나. 주상숙 자체가 가장 큰 자신의 적이다. 그래서 빌런이 지나치게 전형화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강연준 역 캐스팅에 대한 고민을 전했다. 이어 "실제로 만났을 때, 윤두준이 너무 선해서 인상을 쓰는 모습이 어색하더라. 가지고 있는 면모로만 연기하는 건 아니지 않나. 본인이 정말 많이 노력했다. 리딩하고 만나서 캐릭터에 대해 준비한 모습이 많았다. 지금까지 못 보여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을 해줘서 감동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함께 호흡한 라미란 역시 "너무 순하고 젠틀해서 빌런이 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정말 나쁘게 보인다"라고 감탄했다.
앞서 말했듯, '정직한 후보' 시리즈는 라미란에 의한, 라미란을 위한, 라미란의 작품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미란은 "원작이 잘 돼야 두 번째도 있는 것 아니냐. 2편을 가는 것에 의심이 없었다. 제가 없이 간다면 제목을 바꾸시던지, 이름을 바꾸셔야 한다는 생각했다. 그 정도로 작품에 책임감이 있었던 것 같다"라며 남다른 작품의 애정을 전했다.
또한 '정직한 후보2'에 담긴 욕망에 대해 "잘했다는 이야기"라고 답했다. 라미란은 "배우로서의 욕망은 다 같은 것 같다. '잘했다'라고 인정받고 싶은 욕망"이라며 "상이라는 것은 항상 의외였다. 상에 큰 의미를 두기보다, 제가 좋은 작품을 할 기회를 더 많이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이 저에 대한 상이 아닐까 싶다. 제가 임하는 작품이 잘 됐을 때 다음이 있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장유정 감독은 '정직한 후보2'에서 변함없이 가져가고 싶었던 부분을 밝혔다. 그는 "주상숙이 좌충우돌하게 되지만, 과오를 반성하고 되돌리려 노력하며 본인의 욕망을 내려놓고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포맷을 가져가려고 했다. 좌충우돌 코미디와 잘못된 것을 고쳐보려는 노력을 잘 살려봐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차별성에 대해 "거짓말을 못 하는 사람이 두 명이 됐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70% 정도는 참으며 인간관계를 이어가지 않나. 라미란과 김무열의 코믹 케미가 승화된 것 같다. 또한 행정가로 변화된 주상숙 역시 관객과 더 피부로 맞닿은 지점이 있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영화 '정직한 후보2'는 오는 9월 28일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