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임윤아 "미호 없는 창호의 세상? 착한 '빅마우스'로 살아가지 않을까요"
"정말 안쓰럽게 미호를 생각하는 분도 있겠지만, 미호는 창호한테 사랑을 많이 받았고, 또 행복하게 지낸 시간도 충분히 있었다. 그런 미호의 행복함을 중점으로 생각하시고 보내주시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다."
지난 18일 MBC 금토드라마 '빅마우스'(극본 김하람, 연출 오충환)이 종영했다. 승률 10%의 생계형 변호사가 우연히 맡게 된 살인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희대의 천재 사기꾼 '빅마우스(Big Mouse)'가 되어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거대한 음모로 얼룩진 특권층의 민낯을 파헤쳐 가는 이야기를 그린 '빅마우스'에서 임윤아는 박창호(이종석)의 아내이자, 생활력 만렙 간호사 '고미호'로 열연을 펼쳤다.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임윤아는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다"라며 "촬영이 끝난지 꽤 됐는데, 시청자의 마음으로 재미있게 잘 봤다"라고 작품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특히 "많은 분들이 미호를 사랑해 주셔서 진짜 기억에 남을 작품이 될 것 같다"라고 애정 어린 마음을 드러냈다.
임윤아가 맡은 고미호는 '빅마우스'에서 가장 올곧은 '선'을 보여주는 인물이었다. 박창호의 누명을 벗게 하기 위해, 구천시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앞장서며 '우리 집 해결사'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다. 임윤아는 "미호는 사적으로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공적으로는 간호사로서의 사명감으로 행동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캐릭터 자체가 되게 이상적인 부분이 많아 끌렸고, 누아르라는 것도 새로워서 대본도 재미있게 읽었다"라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이번 작품을 어떻게 작품을 준비했는지 묻자 임윤아는 "미호의 성격이 잘 나타나는 대사가 많았다. 온전히 남편을 신뢰한다거나, 본인의 일에 있어서의 사명감을 표현하는 것이 많았다"라며 "캐릭터를 선택할 때 내가 이런 면이 있기 때문에 끌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 이런 부분이 내 안에도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고미호의 감정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장면 중 하나는 박창호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성의 끈을 놓는 모습이다. 임윤아는 "그 신 같은 경우 주헌 오빠가 정말 편하게 만들어 주셨다"라며 "제가 하고 싶은 대로 감정을 다 쏟아냈으면 좋겠다고, 아플까 봐 걱정하지 말고 세게 때리라고 해주셨다. 그렇게 편한 상황을 만들어 주셔서 집중할 수 있었다. 막 잡으면서 연기를 하는데 코트가 찢어졌다. 매 컷 찍을 때마다 스타일리스트 분이 오셔서 계속 꿰매야 해서 죄송하다고 도 했는데, '너무 좋다'라고 신경 쓰지 말라고 해주셨다"라고 말했다.
"사실 감정 신을 찍을 때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고, 내가 지금 감정을 못 잡으면 '나 때문에 기다리겠지' 하는 생각이 부담이 될 때도 있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분위기를 잘 만들어 주셔서 감사했다"라며 "그 신을 모니터하고 난 뒤 주헌 오빠께 따로 연락을 드려서 '저 신은 오빠 덕분에 감사했다'라는 말씀을 드렸더니, 잘했다고 칭찬을 해주셔서 감사했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하지만 정작 고미호는 악인들의 처벌을 지켜보지 못했다. 화학 실험 진실 추적 과정에서 방사능에 피폭돼 급성 림프종 판정을 받고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 누구보다 정의로운 인물이었기에 고미호의 죽음은 시청자들에게 반발을 샀다. 임윤아는 미호의 죽음에 대해서 "작가님께서 초반부터 얘기를 해주셔서 알고 있었다"라며 "워낙 고민을 많이 하신 것을 알고 있고, 작품적으로 봤을 때 미호의 죽음으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라고 조심스러운 생각을 밝혔다.
어딘가 개운치 않은 결말이다. 미호의 죽음 외에도 회수되지 못한 수많은 떡밥들이 있었다. 특히 오롯이 '가족'을 위해, 서로를 위해 노력했던 '호호커플'(이종석-임윤아)에게 있어서는 '새드 엔딩'일 수밖에 없다. 임윤아는 "작가님도 방송이 되는 동안 창호와 미호가 사랑을 많이 받는데, 어떡하지 이런 얘기를 하시며 많은 고민을 하셨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마지막 회에서 박창호(이종석)는 최도하(김주헌)에게 '사적인 복수'를 하게 된다. 고미호가 박창호에게 남긴 '착한 빅마우스가 됐으면 좋겠다'라는 바람과는 달랐던 행보다. 임윤아는 "'최도하까지'가 아닐까 싶다"라며 "미호의 죽음을 겪게 됐는데, 최도하가 만든 상황으로 벌어진 일이다. 미호에 대한 사랑이 컸기 때문에 견디지 못하고 그러지 않았을까. 최도하는 나쁜 사람이었으니까"라고 말했다. 결국 복수에는 성공했지만, 미호가 없는 창호의 세상은 흑백으로 뒤덮이게 된다. 임윤아는 미호 없는 창호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 같은지 묻자 "너무 슬픈 것 같다"라면서도 "그래도 미호의 말을 따라서 착한 '빅마우스'로 살아갈 것 같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이번 작품을 돌아보며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임윤아는 "이렇게까지 큰 감정 연기를 해본 것 자체가 처음인 것 같다. 그런 면에 있어서 제 스스로 좋은 경험이 되기도 했고, 성장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실제 '빅마우스'가 방영되는 동안 임윤아의 연기에 대한 호평이 쏟아졌다. 시청자의 반응도 찾아봤는지 묻자, 임윤아는 "조금 봤다"라고 웃으며 인상 깊었던 반응으로 "윤아 연기 왜 이렇게 잘해?"를 언급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빅마우스'는 임윤아에게 있어서는 첫 '누아르 도전'이기도 했다. 작품을 선택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는지 묻자 "작품을 선택할 때, 새로운 모습을 어떤 것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 생각하고, 과정을 겪으며 성장할 수 있을까를 염두에 두는 편인데, 도전을 하는 것에는 부담이 많이 없는 것 같다. 새로운 장르물을 만나게 되어 신선하고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돌아봤다.
이러한 도전과 어우러지며 올해 지상파 미니시리즈 시청률 1위, 방영 기간 내내 화제성 1위를 놓치지 않았던 '빅마우스'다. 수상 역시 기대될 것 같다는 말에 임윤아는 "확신에 찬 느낌으로 말씀을 해주신 자체가 감사하다"라면서도 "상은 주시면 감사하죠"라고 덧붙여 이번 연말에 어떤 성과를 거둘 것인지 기대감이 커진다.
[인터뷰②] 임윤아 "이제 배우라는 타이틀이 익숙해져가는 단계 같아요" 기사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