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주PD 인터뷰 / 사진: 티빙 제공

티빙 효자 프로그램 '환승연애2'가 시청자의 과몰입을 유발하고 있다. 각자의 이유로 이별을 맞이한 커플들이 한 집에 모여 새로운 인연을 마주한다는 신선한 콘셉트에, 회차를 거듭할수록 복잡해져가는 관계성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

이 가운데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 시리즈를 이끌어온 이진주 PD가 화상 인터뷰를 통해 흥행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환승연애'는 연애 예능이 범람하고 있는 시기, 탄탄한 시청층을 다지고 있다. 9주 연속 티빙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차지하고 있는가 하면, 새 회차가 공개되는 날엔 시청자들의 후기가 쏟아지고 있는 것. 새 시즌을 내놓는 것에 대해 "부담감이 심했다"고 운을 뗀 이진주 PD는 "촬영을 하면서도 (시즌2가 흥행을 할지) 반신반의 했다"며 "저희에게는 레퍼런스가 시즌1밖에 없었다. 이번 시즌이 시즌1과 색깔이 다르다는 반응에 대해서는 저희도 그렇게 느끼면서 촬영했다. 우선 캐릭터들이 지난 시즌에 비해 훨씬 다양성이 있다고 생각했고, 찍으면서도 시청자분들이 한 편의 시트콤을 보는 듯한 느낌으로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기대를 했다"고 말했다.

전작의 흥행이 부담으로 다가왔지만, 그럼에도 "시즌2만의 매력이 확실히 있다"고 강조한 이진주 PD. 그는 새 시즌을 기획하던 당시 고민했던 지점으로 출연자와 장소 섭외를 꼽았다.

"출연자를 섭외하는 것부터 누구를 해야 할지, 저희 내부에서도 격한 토론이 이뤄졌다.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지만 최고의 출연자들을 모셨다고 생각한다. 그다음으로 신경 쓴 건 공간이었다. 시즌1의 공간을 뛰어넘는 곳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전 공간이 너무 좋아서 그걸 뛰어넘는 곳이 있을까 싶었는데 우연치 않게 그런 곳을 발견했다. 집을 두 개 빌려서 X룸과 토킹룸을 만들었다. 우리 프로그램만의 전용 장치로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비연예인을 대상으로 하는 리얼리티인 만큼, 출연자 섭외에서 가장 큰 공을 들일 수밖에 없었을 터다. 출연 후 논란이 되지 않을 사람을 선정해야 했고, 프로그램에 진심으로 녹아들 수 있는 인물이어야 했다. 이진주 PD는 수개월의 인터뷰와 사적인 자리를 통해 '환승연애'에 딱 맞는 이들을 결정했다. 그렇기에 더욱 만족도가 높은 프로그램이 완성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단은 좋은 분들을 모시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이분과는 친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분들, 대화를 했을 때 느낌이 좋은 분들을 중점으로 봤다. 또, 좋은 X 커플을 모시는 것도 중요했다. 그만큼이나 X가 아닌, 그 안에서 마음에 드는 분들이 있도록 해야 했다. 눈길이 갈 수 있을만한 인물이 있어야 시청자가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될 거라 생각해서 그 점을 위주로 결정했다."

"저희 팀의 욕심은 출연자분들의 넘치는 개성과 매력을 삭제하지 않는 거였다. 모두가 주인공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 때문에 편집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어떤 부분이 지루하다고 편집하면 이어지는 연쇄적인 장면도 삭제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생기기도 한다. 물론 그렇게도 할 수 있겠지만, 저희는 모든 출연자의 이야기를 충실하게 담아내려고 했다."

제작진의 노력이 있었지만, 출연자들이 그간 촬영분이나 제작진 인터뷰를 통해 드러낸 모습과 실제 선택에 괴리가 생기면서 진정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몇몇 출연자가 악플을 받기도 했다. 이진주 PD는 제작자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걱정스러운 점은 출연자분들이 드라마 속 출연자가 아니지 않나. 일상 속에 있는 다 저희 같은 사람들이다. 물론 오늘은 좋은 사람처럼 보이다가 내일은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런 복합적인 모습이 있는 게 사람인데, 회차가 이어지면서 출연자의 단면만 보고 욕을 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개인적으로 안타깝다. 몰입해주신다는 점에서는 감사하지만, 출연자에 대한 과도한 비난은 삼가주시기를 바란다."

"저희도 출연자가 욕을 먹을 수 있다는 걸 항상 생각한다. 각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 이해가 되기도 해서 어디에 포커싱을 둬야 할지가 중요했다. 저희는 최대한 두 분의 입장이 이해가 가게끔 설명을 해드리고 싶었다. 그 부분에 가장 중점을 두고 만들었다."

특히 이번 시즌에서는 시리즈 최초로 퇴소자가 나오기도 했다. 3회차 만에 여성 출연자 최이현이 숙소 규칙 위반으로 중도 퇴소, 이어 최이현의 X인 선민기 역시 "(최이현의 퇴소에) 자신의 책임도 있다"며 자진 하차해 이목을 끈 것. 당시 퇴소 이유가 정확하게 드러나지 않아 시청자들의 추측이 난무했던 바, 이진주 PD가 하차 이유를 공개하지 않은 이유를 언급했다.

"저희 입장에서는 출연자분을 배려해 드리고 싶었다. 앞으로도 (퇴소 이유는)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런 문제는 사실상 저희가 해결이란 걸 하긴 어렵다. 한 분이 중도 퇴소한다고 해서 출연자분들께 '다시 캐리어를 끌고 모이자' 할 수는 없지 않나. 이미 출연자끼리 관계가 생기고 있는 상황이라서 취소하고 다시 할 수는 없었다. 이런 것도 우리가 담아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이분들의 마음을 보여드리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물론 안 일어났으면 좋았을 상황이지만, 이미 벌어진 이상 그냥 오픈하려고 했다."

"(출연자의) 퇴소 이유를 공개하면 출연자분께 낙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 때문에 차라리 여러가지 추측이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최근 '환승연애2' 출연자들이 묵고 있는 숙소의 위생 상태가 엉망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출연자 중 누구도 숙소를 치우지 않고 있던 중, 중도 투입된 남희두가 홀로 숙소를 치워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진주 PD는 예상치 못한 지적에 "제작진의 잘못 같다. 보시는 분들이 불쾌감을 느끼셨다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런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뒀어야 했는데, 저희가 이런 부분에 있어서 미흡했던 것 같다. 이분들이 항상 이러신 건 아니다. 하루 이틀 정도의 이미지가 확대돼서 그런 (부정적인) 반응이 있는 것 같다. 다음부터는 촬영하게 되면 신경을 쓰겠다."

논란 와중에도 꾸준히 시청층을 유지하며 9주 연속 티빙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유지하고 있는 '환승연애2'. 두 시즌을 연이어 성공시킨 이진주 PD는 시즌3에 대한 질문에 "당장은 좀 힘들 것 같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저희가 2년 동안 '환승연애'를 하고 있는데, 일단 촬영도 힘들지만 촬영까지 오는 그 과정이 너무 힘들다. 촬영 들어가면 '이제 우리는 끝났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2년 동안 하다 보니 좀 지친 감도 없지 않나 싶다. 조금 리프레시를 하고 기회가 되면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촬영을 마친 이진주 PD는 쉬는 동안 "타 연애 리얼리티도 보고 싶다"며 연애 리얼리티에 대한 애정을 가득 드러냈다. 그는 "보려고 찜 해둔 것들이 있다. 일단 '돌싱글즈'도 너무 재밌을 것 같고, '남의 연애'도 추천하는 분들이 많으시더라. 그것도 보려고 찜 해놨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PD는 "'환승연애'를 볼 때 나의 이야기, 아니면 친구들의 사례에 빗대서 보시면 좋겠다"며 후반부 관전 포인트를 직접 전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여러 사건도 있었지만, 저도 편집하면서 느낀 건 지금까지 출연자들이 쌓아온 캐릭터가 본격적으로 활약을 하게 된다"며 "공감을 할 수 있는 연애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제 기획 목표였고, 그런 느낌을 받으실 수 있게끔 노력 중이다. 마지막까지 다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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