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사 주범 부정맥, 전자패치로 쉽게 관리한다
IBS, 심장 기능 실시간 감지하고 자동 정상화하는 패치 개발
부정맥을 실시간으로 진단하고 치료하는 전자패치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박장웅 나노의학연구단 연구위원 연구팀이 심장 부착형 전자패치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부정맥 환자의 심장 기능을 감지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심장에 미세 전기 자극을 줘 심장 박동 이상을 정상화하는 패치다.
부정맥은 돌연사의 주범이라고 일컬어지는 심혈관질환이다. 심장이 규칙적으로 수축하지 못해 맥박이 정상적으로 뛰지 않거나 불규칙해지면서 발생한다. 유발 요인은 선천적 요소, 음주·흡연 생활 습관 등 다양하다.
지금까지 돌연사 위험이 큰 심장질환 환자는 몸속에 이식형 제세동기를 삽입해 위험을 예방했다. 부정맥 발생 시 자동으로 심장에 전기 충격을 가해 사망위험을 감소시켰다.
하지만 이 장치는 크기가 커 이식 시 가슴 피부를 절개해야 했다. 정맥을 통해 전극을 심장에 넣는 방식으로 작동해 감염이나 허혈성 염증 등 합병증 위험도 컸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줄이기 위해 심장이 수축과 이완하는 물리적 운동을 직접 감지할 수 있는 반도체 기반 압력센서를 개발했다. 심장 표면에 부착될 정도의 얇은 패치 형태로 된 이 센서는 하나의 장치로 심장 압력 감지와 미세 전기 자극을 동시 수행할 수 있다. 고해상도 압력센서가 분포돼 있어 심장 표면의 압력 분포를 실시간 감지할 수 있고 표면적이 넓은 나노구조 전극은 부정맥 감지 시 심장에 전기 자극을 가한다.
연구팀은 부정맥을 유발한 실험 토끼의 심장 표면에 전자패치를 부착해 임상실험을 진행한 결과 패치가 심장에 자동으로 미세 전기를 가해 심장 박동을 정상화시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장웅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로 개발된 심장 부착형 전자패치 기술은 기존 이식형 제세동기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심장질환 진단 및 치료 전자장치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임상실험을 통해 상용화하여 실제 부정맥 환자들에게 적용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나노의학연구단 조승우 연구위원(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심장혈관외과 이삭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9월 15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