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헌팅턴병 원인 제거법 발견
퇴행성 뇌질환 치료 가능성 제시… 병든 세포 선택적으로 제거
KAIST는 송지준 생명과학과 교수팀이 헌팅턴병을 유발하는 돌연변이를 이용해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았다고 2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향후 헌팅턴병 치료제 개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헌팅턴병은 보통 40세 전후로 발병하는 유전성 뇌 질환이다. 근육 간 조정 능력 상실과 인지능력 저하, 치매 증상을 일으키며 10여 년의 퇴행 과정을 거쳐 죽음에 이르게 하는 병이다. 약 1~3만 명 중 1명의 발병률을 갖고 있다.
이 질병은 헌팅턴 단백질에 글루타민 아미노산이 여러 개가 연속적으로 확장되는 돌연변이로 인해 발병된다. 헌팅턴 단백질은 질병을 일으키기는 하지만 생체기능에 필수적인 요소다. 따라서 병을 일으키는 형태의 단백질만을 치료 표적으로 골라내는 것이 치료제 개발의 열쇠로 꼽혔다.
송 교수 연구팀은 네덜란드 프로큐알 테라퓨틱스(ProQR Therapeutics NV), 프랑스 그레노블대, 스웨덴 왕립 공대의 연구그룹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헌팅턴병을 유발하는 돌연변이인 헌팅틴 단백질을 고유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질병을 일으키지 않는 형태로 전환해 병을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유전정보에 따라 필요한 단백질을 합성할 때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고분자 화합물인 RNA 일종인 ‘안티센스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ntisense oligonucleotide)’를 이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이 물질로 생성이 유도된 헌팅틴 델타 12의 형태가 헌팅턴병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인 단백질 아미노산 말단부위로 인해 절단되지 않으면서도 단백질 고유 기능을 유지한다는 사실 밝혀냈다.
송지준 교수는 “한국을 포함한 4개국의 공동연구를 통해 질병을 유발하는 헌팅틴 단백질을 정상상태로 유도하는 방법을 찾아냈다”며 “이 방법이 헌팅턴병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형주 KAIST 생명과학과 연구원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저명 학술지 ‘임상연구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Insights)’ 온라인판에 출판됐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글로벌연구실 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