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심장 스텐트 후 ‘기능검사’ 일괄 진행은 비효율적
심장 혈관에 스텐트를 삽입하는 관상동맥 중재 시술 후 일괄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정기적 스트레스 기능검사의 가이드라인을 바꿀만한 대규모 임상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덕우·박승정·강도윤 교수팀(이하 교수팀)은 심장혈관에 스텐트를 삽입하는 관상동맥 중재 시술 후 정기 검사가 시술 후 환자 예후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29일 밝혔다. 교수팀이 정기적 스트레스 기능검사 여부에 따른 고위험군 환자들의 주요 심장 사건 발생률이나 사망률을 비교한 결과, 두 환자군 간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년간 관상동맥 중재 시술 1년 후에는 운동부하검사, 심장핵의학검사, 약물 부하 심장초음파검사 등의 스트레스 기능검사를 정기적 시행해왔다. 이는 임상 의사들의 경험에 의한 권고사항으로, 시술 후 고위험 환자들의 스트레스 기능검사가 사망률이나 심장질환 발생률을 줄이는 데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밝혀진 적이 없었다.
이에 교수팀은 국내 11개 병원에서 관상동맥 중재 시술을 받은 고위험 시술 환자 1,706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배정하여, 시술 1년 후 스트레스 기능검사를 시행한 환자군 849명과 정기검진 없이 표준치료만 진행한 환자군 857명을 비교 분석했다. 환자들은 평균 나이 64.7세로 좌주간부 질환, 분지병변, 만성폐색병변, 다혈관질환, 당뇨병, 신부전 등의 해부학적 혹은 임상적 고위험인자를 최소 1개 이상 동반한 환자였으며, 연구진은 시술 2년 후의 사망, 심근경색, 불안정형 협심증으로 인한 재입원 등 주요 임상 사건 발생률을 평가했다.
그 결과, 정기적 스트레스 기능검사를 시행한 환자군에서 시술 후 2년째 주요 임상 사건 발생률이 5.5%였으며, 정기검진을 시행하지 않은 환자군에서 6.0%로 두 집단 간 통계학적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관상동맥 중재 시술을 받은 고위험 환자가 정기적으로 스트레스 기능 검사를 하기보다는 시술 후 가슴 통증, 호흡곤란, 기타 재발이 의심되는 증상이 동반되었을 경우에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의료체계의 적절한 운영에 도움이 되며, 환자 안전에는 차이가 없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8월 28일(현지 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ESC)에서 ‘올해의 주목받는 연구’로 발표됨과 동시에 전 세계 의사들의 임상 치료 교과서라 불리는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최신 호에 게재되었다.
박덕우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이번 논문은 경험에 의존해왔던 관상동맥 중재 시술 후 정기적 스트레스 기능검사의 유효성을 평가한 최초의 대규모 무작위 임상 연구로서, 임상적 근거가 불확실한 검사를 최소화하기 위한 공익적 의미가 매우 크며 실제 환자의 진료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관상동맥 중재 시술 후 고위험 환자들이 재발에 대한 염려로 무증상임에도 정기검진을 원하는 경우가 많지만, 의료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서는 모든 환자가 필수적으로 정기적 스트레스 기능검사를 받기보다 증상이나 여러 임상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검사 유무나 그에 맞는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