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위암의 림프절 전이 가능성을 미리 계산해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실제 수술 후에 알 수 있는 림프절 전이를 예측할 수 있다면, 내시경 시술이나 국소적으로 암이 있는 부분만 도려내는 위 보존 수술로 조기 위암을 치료하는 경우가 늘어날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안지용 교수가 위 내시경 시술로 조기 위암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안지용·노진희, 위장관외과 이인섭 교수팀(이하 연구팀)은 위 상부에 생긴 조기 위암으로 위 전절제술을 받은 환자 1천여 명을 분석해 암 진행 상태에 따라 16개의 경우의 수로 나눠 림프절 전이 가능성을 예측하는 척도를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조기 위암이 위 상부에 생기면 비교적 간편한 내시경 시술로 치료가 가능할지 판단하는데, 림프절 전이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재발 위험 때문에 위 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한다. 하지만 위 전절제는 식후 어지러움, 빈맥, 복통, 구토 등이 나타나는 덤핑증후군을 비롯해 빈혈, 영양소 결핍, 체중 감소 등의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위 절제 후 증후군으로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이에 연구팀은 2001년 1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위 상부에 생긴 조기 위암으로 위 전절제술을 받은 환자 1,025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925명(약 90.2%)은 림프절 전이가 없었으며, 100명(약 9.8%)은 림프절로 암이 전이됐다. 두 집단 간 가족력 차이는 없었다.

연구팀은 통계적 분석을 통해 종양 크기 및 깊이, 림프절로 연결되는 림프 혈관 및 신경 침범 여부에 따라 조기 위암 림프절 전이 예측 척도를 만들었다. 종양 크기는 2cm를 기준으로 구분했으며 깊이는 점막층이나 점막하층 상부까지 암이 침범했는지 혹은 더 깊은지에 따라 구분해, 조기 위암을 총 16가지의 경우의 수로 나눴다.

그 결과 림프절 전이 가능성은 16가지 경우의 수마다 각기 다르게 예측됐다. 예를 들어 종양 크기가 2cm 이하이고 점막하층 상부까지 침범했으며 림프 혈관 및 주변 신경 침범이 없다면 림프절 전이 가능성은 1.3%였다. 하지만 종양 크기가 2cm 초과이고 점막하층 하부까지 침범했으며 림프혈관 및 주변 신경 침범이 있으면 림프절 전이 가능성은 약 75%였다.

연구팀이 데이터 검정을 위해 조기 위암 림프절 전이 예측 척도의 유효성을 통계적으로 평가한 결과 83%의 정확도를 보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위암학회지(Journal of Gastric Cancer, IF=3.72)에 게재됐다.

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 이인섭 교수(왼쪽에서 두번째)가 조기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위 보존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안지용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경우별로 림프절 전이 가능성에 따라 어떤 치료가 효과적일지에 대해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표준 치료 지침이 세워진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환자의 연령, 전신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시경 시술을 먼저 고려해보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섭 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위암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연령대가 60대인데 현재 국내 사회가 초고령화 시대를 앞두고 있고 이로 인한 기저 질환 환자도 늘어나는 만큼, 수술을 해야 하는 조기 위암이라도 전이 가능성 예측 척도를 이용해 위 보존 수술을 시행하는 등 환자의 삶의 질을 최대한 고려하며 치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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