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전에 의한 심혈관질환 발생률, 중증도 이상부터 유의미한 증가
흔히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신장 손상이 있거나 신장 기능이 저하되는 만성 콩팥병이 있으면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높다고 알려졌다. 그렇다면 신부전이 어느 정도일 때부터 심혈관질환 발생에 영향을 미칠까?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덕우·박승정·김태오 교수팀(이하 연구팀)의 연구 결과, 중등도 이상의 신부전부터 주요 심혈관 사건의 발생률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18년까지 관상동맥질환 치료를 받은 환자 총 10,354명을 신부전 정도에 따라 정상, 경증, 중등도로 분류한 후, 정상군과 경증 신부전군, 정상군과 중등도 신부전군으로 나누어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중 한 가지 이상의 심혈관 사건이 발생할 확률을 분석했다.
정상군과 경증 신부전군을 비교한 결과에서 정상군은 18.0%, 경증 신부전군은 19.6%로 나타나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반면 정상군과 중등도 신부전군을 비교한 결과에서는 각각 25.4%와 33.6%로 나타나 8.2%의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이는 신장 저하 정도가 최소한 중등도 이상일 때부터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 시술과 관상동맥 우회수술 예후로 나타날 수 있는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 사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연구팀이 신부전 정도에 따른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 시술과 관상동맥 우회 수술의 치료 성적을 비교한 결과 정상과 경증, 중등도 신부전 모두에서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 시술과 관상동맥 우회수술 성적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심장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지인 미국심장학회지(JACC) 최신 호에 게재되었다.
박덕우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주요 심혈관사건의 발생률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시점이 중등도 이상의 신부전임을 감안할 때, 심혈관질환 치료 시 신장 기능이 떨어지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해 경증 혹은 정상 수준으로 유지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