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C 2022 in Seoul] 김한돌 Variational AI CEO "AI로 고형 종양에 침투할 수 있는 저분자 치료제 개발"
신약 개발은 15년 정도의 많은 시간이 걸리고, 25억 달러 정도의 큰 비용이 든다. 그 이유가 바로 케미컬 라이브러리(chemical libraries)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의약품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일부 제한돼 있기 때문에 방대한 화학적인 내용에 대해 파악하기 어렵다. 하지만 인공지능(AI)과 머신 러닝을 통해 새로운 화학물질을 발견할 수 있고, 보다 효능이 있는 신약을 신속하고 더 저렴하게 개발할 수 있다.
이에 김한돌 Variational AI(캐나다) 공동설립자 & 최고경영자가 오는 12일에 개최하는 글로벌 콘퍼런스 'AWC 2022 in Seoul'에 참석해 신약 개발을 위해 AI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소개할 예정이다. AWC 2022 in Seoul에 앞서 김한돌 공동설립자 & 최고경영자에게 신약 개발 분야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Q. Variational AI는 어떤 회사인가.
- Variational AI는 2019년 9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설립됐다. 5명의 공동 설립자는 모두 이전에 같은 사업부에서 일했고, 동일 회사에서 여러 산업에 걸쳐 제너레이티브 머신 러닝(Generative Machine Learning)을 적용했다. 이 사업부가 문을 닫았을 때 Variational AI를 시작하기로 했다. 저는 공동 창립자 5명 중에서 유일하게 연구원이 아닌 구성원으로, 나머지는 4명은 모두 MIT, CalTech, Sharif University, UBC(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와 같은 유명 대학의 우수한 머신 러닝 연구 경험이 있다. 또한, 기존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그 외의 머신 러닝 분야 회사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어, 엔지니어에서 더 나아가 엄청난 학술 및 연구 경험을 가진 머신 러닝 과학자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머신 러닝 컨설팅을 제공해 초기 수익을 창출한 다음, UBC 시드 펀드(UBC seed fund)에서 사전 시드 펀딩(pre-seed funding: 사전 종자 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했고, 이는 많은 도전을 가져왔지만 그와 동시에 엄청난 기회도 생기게 됐다. 우리의 신약 개발 플랫폼은 SARS-CoV-2의 주 단백질 분해효소(Main protease) Mpro/3CLpro를 표적으로 삼을 수 있었고, 캐나다 정부 자금 지원 기관의 추가 희석 자금(Dilutive Funding: 기존 지분을 희석시키는 조건이 포함된 투자 자금. 규모가 미화 200만 달러를 넘지 않아야 함)으로 회사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구강 항바이러스제로 활용될 수 있는 신약의 개발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후 우리는 미국의 주요 벤처 투자가들로부터 시드 펀딩(seed funding: 종자 자금)을 조달해왔으며, 현재 종양학에서 고형 종양 적응증(solid tumor indications)을 위한 새로운 약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Q. AI 플랫폼이 기존의 신약 개발 플랫폼과 다른 점은.
- 기존의 저분자 전산 약물 개발 플랫폼은 무차별적인 가상 스크리닝(screening: 선별)과 매우 비싸고 느린 분자 역학 시뮬레이션에 의존했다. 지난 10여 년 동안의 엄청난 개선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방법은 신약 탐험가들이 이미 알려진 화학물질을 뛰어넘는 물질을 발견하기 힘들었다. 심지어 다른 AI 기반 신약 개발 플랫폼조차도 기존의 신약 개발 플랫폼에서 사용되는 현재의 방법을 강화하거나 확대하기만 할 뿐이었다.
Enki라고 부르는 우리의 AI 플랫폼은 생성하며 개발하는 제너레이티브(Generative) 방식이면서도 기존과는 차별적인 머신 러닝 방법이 사용된다. 이는 대부분의 신약 개발 회사의 AI가 사용하는 방식이다. Enki는 화학적 공간의 미개척 영역에서 약물과 유사한 특성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는 새로운 분자를 발견할 수 있으며, 동시에 다중 매개변수 최적화(MPO: Multiparameter Optimization)를 수행해 특성 최적화를 직렬이 아닌 병렬 수행 속도로 최적화에 가까운 가속이 가능하다.
Q. 신약 개발을 위해 AI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나.- 우리는 현재 키나아제(kinase: 효소의 일종)로 알려진 약물 표적 부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약 518개의 키나아제가 있으며 대부분은 '연구되지 않은(dark)' 상태이지만, 생물학적으로 검증된 암의 고형 종양과 관련된 많은 키나아제가 확인됐다. 우리는 Enki를 사용해 생물학적으로 선택성을 가지면서도 고형 종양에 침투할 수 있는 저분자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Q. 수십 년 동안 신약 개발에 참여해 온 많은 화학자는 당연히 회의적일 텐데, 어떤 대응을 하고 있나.
- 우리는 의약 분야 화학자에 대해 엄청난 존경심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가 전문가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주장하지 않는다. 사실 새롭게 확장된 우리 팀에는 의약 및 컴퓨터 분야 기반의 화학자들이 있다. 인간의 직관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개발을 하려고 하는데, 동물실험(in vivo: 쥐나 토끼 등의 동물을 이용하여 생체 내 실험을 진행하는 것), 전임상(pre-clinic) 및 임상(clinic)에서 검증된 새로운 화합물을 실제로 생성할 때까지는 베테랑 화학자들에게 우리의 접근 방식이 유효하다고 설득할 수는 없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성공 가능성이 있는 혁신에서 나온 참신한 접근 방식이 많이 있었지만 실제 구현에는 실패한 것처럼, 의약 분야의 베테랑들은 새로운 접근 방식에 회의적일 수 있다. 우리는 결과 데이터가 이러한 의견들을 해결해 줄 수 있기에, 그 자체로 증명해 보이고 싶다. 그때까지는 최대한 빨리 진행하는데 집중을 하고 있기도 하다. AI가 개발한 신약이 최초로 승인되면, AI를 통한 신약 개발의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믿는다. 좋은 소식은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Q. 전통적인 허가 방식이나 특허 방식으로 AI 신약을 다루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이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이자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재 우리는 신약이 개발되는 방식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과학이라는 분야에는 이미 엄청난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사업적으로 동시에 두 가지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편이 좋아 보인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한 가지는 우리의 목표가 신약 개발의 단위 경제를 재정의한다는 것이다. 만약 우리와 같은 신약 개발 회사들이 가지고 있는 AI가 성공 확률(PoS: Probability of Success)을 높이고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이는 의약품의 상용화에 있어서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제약 분야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소수 국가들의 패권(Hegemony)도 붕괴될 것이다. 캐나다는 바이오 제약 리더십 관련해 길고 풍부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캐나다에 큰 제약회사는 없으며, 보통 미국, 유럽 또는 일본에 있다. 많은 아시아 기반 제약 회사가 예방/진단/치료용 백신이나 혈청과 같은 생물제제에 집중하는 이유 중 하나는 수 세기 동안 연구해야 하는 유산이라기 보다는 수십 년 동안의 양상을 연구하는 훨씬 더 새로운 방식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AI가 신약의 PoS를 높이고 신약 개발의 단위 경제를 재정의할 수 있다면, 현재의 라이센싱 이외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구현될 수도 있다.
특허의 경우 우리가 직접 특성을 최적화하는 제너레이티브 모델을 사용한 결과 중 하나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형태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특성이 어느 정도 포괄적이면서도 균일한 분자를 생성한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 마쿠쉬형 청구범위기재방식(Markush) 기반 특허는 몇 가지 도전 과제에 직면할 수는 있다.
Q. AI 신약 승인을 위해 제약사는 물론 규제 기관 등과 함께 어떤 논의를 하고 있나.
- AI가 개발한 신약에 대한 별도의 규제 방식이 따로 있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결국 이는 의약품이고 기존의 신약들과 동일한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DMPK(Drug Metabolism and PharmacoKinetics: 약물동력학)와 독성, 그리고 효능 등이 동물실험을 시작으로 인간에게서 까지 모두 검증되는 한, 규제 관점에서 약물이 어떤 방식으로 개발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Q. AI로 신약 개발을 위해 가장 필요한 직업은 무엇이고, 인재는 어디에서 찾나.
- 가장 수요가 많은 직업은 머신 러닝 과학자다. 우리는 구글, 아마존, 텐센트와 세계 최고의 AI 인재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보통 대부분의 AI 최고 권위자들은 신약 개발 분야에서 필요로 한다. 하지만 데이터의 품질과 양 등 각종 작업을 극도로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이 분야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다. 이 분야의 많은 과학자는 알고리즘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방대한 양의 디지털 데이터로부터 작업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주로 디지털/AI 개발을 우선순위로 하는 회사에서 일한다.
제약산업 측면에서 보면 대단한 화학정보학자(cheminformatician)와 전산화학자(computational chemist)가 많다. 신약 개발 기업의 AI는 대부분 머신 러닝을 배운 이들 전문가들이 주도하고 있고, 이미 몇 가지 훌륭한 결과가 있었다. 하지만 화학자는 자신의 업무를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만 생물학에 대해 알고 있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는 결국 생물학자가 필요하다. 제 경험상 제약 산업은 종종 머신 러닝을 과학 분야 보다는 일련의 기술로 취급한다. 머신 러닝 기술이 그 자체로 효과적일 수는 있지만, 그것 또한 기술에서 더 나아가 전문성이 있는 과학 분야다. 의약화학자와 구조생물학자가 박사학위를 소지한 이유가 있는 것처럼, 머신 러닝 연구자가 컴퓨터 공학이나 응용수학에서 박사학위를 소지한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Q. 캐나다는 AI 신약 미래 시장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고, 그리고 그 시장에서 한국은 어떻게 평가받고 있나.
- 캐나다에는 딥 게노믹스(Deep Genomics), 사이클리카(Cyclica), 페노믹 AI(Phenomic AI), 발렌스 디스커버리(Valence Discovery) 및 우리와 같은 신약 개발 회사를 위한 작지만 강력한 캐나다의 AI 그룹이 있다. 우리는 이러한 집단 내에서 가장 새로우면서도 그 규모가 가장 작다. 하지만 압셀레라(Abcellera), 벤투스(Ventus), 간디바(Gandeeva)와 같은 캐나다 회사는 신약 개발 방법으로 AI를 상당히 많이 채택하고 있다. 물론 캐나다는 딥 러닝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국가 중 하나이므로 더 많은 캐나다 기업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스탠다임(Standigm)이 아주 잘 나가는 이 분야의 선두주자인 것으로 알고 있다.
저는 한국 바이오 분야의 주요 업체들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유한(Yuhan), 한미약품(Hanmi), 종근당(CKD), 녹십자(Green Cross) 등 한국의 저분자 제약회사들이, 우리와 같은 AI 기업과 파트너십을 모색하고 있기를 바란다. 우리는 언급된 기업의 대부분은 아니지만, 몇몇 회사는 AI 회사와 교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