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노은 PD "'날것의 맛' 있는 '플레이유', 유재석이기에 가능"
시청자가 유재석을 플레이한다. 인터랙티브 예능으로 신선한 재미를 주고 있는 '플레이유'의 콘셉트다. '플레이유'는 공개 전부터 예능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과거 인터넷 방송 콘셉트의 예능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실시간으로 출연자-시청자가 함께 예능을 만들어간다. 그야말로 참여형 예능이다.
'플레이유'가 공개된 후, 프로그램을 기획한 김노은 PD와 화상으로 만났다. 김 PD는 유재석이기에 가능한 예능이었다고 말했다. 두어 시간이 걸리는 촬영 속 끊임없이 말을 할 수 있는 '투머치토커'이자, 시청자 반응도 빠르게 캐치할 수 있는 센스를 지닌 인물은 유재석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기획에 앞서서 유재석 님을 먼저 섭외를 했어요. 새로운 플랫폼으로 오신 만큼 새로운 걸 해보고 싶다고 하셔서 처음부터 유재석 님을 생각하고 기획했고, 유재석 님의 역량이 잘 드러날 수 있는 포맷으로 기획을 한 거죠."
아무리 많은 예능을 소화해 본 국민 MC라지만 수천, 수만 명이 접속하는 라이브 방송에서 댓글을 소화하고 소통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유재석은 '새로운 시도니까 해볼 만하다'며 김노은PD의 도전에 함께했다.
"우선 유재석 님은 듣자마자 '재밌겠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이게 두 시간 동안 라이브로 하다 보니까 부담이 되실 수 있잖아요. 그런데도 새로운 시도니까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고 평가해 주셨어요."
"유재석 님이 늘 새로운 도전을 하시는 분이잖아요. 처음에 제가 유님('플레이유' 시청자)과 친근하게 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드렸어요. 그랬더니 '시청자분들께 어떻게 반말을 하냐'고 하시더니, 지금은 반말모드를 '킹 받게' 잘 하시더라고요.(웃음) 그런 점이 제작자 입장에서도 참 좋았던 거죠. 재석님이 '반말모드 콜?'하면, 유님들이 '콜'하고 편하게 얘기를 하시는 게 다른 방송과 다른 점이기도 해요."
매 녹화마다 철저히 대본을 써놔야 하는 보통의 예능과는 달랐다.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전개이기에 제작자 입장에서도 아주 까다로운 작업이 아닐 수 없다. 김노은 PD는 유재석을 믿고 갔다면서도 생방송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여러 대응책을 마련했다.
"제작진으로서는 매일 긴장되는 일이에요. 녹화 현장 자체가 많은 분들에게 공개가 되는 것이다 보니, 리스크가 있는 만큼 날것의 맛이라는 게 있어요. 라이브에서는 유재석 님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아요. 방송 사고를 내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가 바탕에 있기도 하고요.(웃음) 악플은 저희가 후반 작업으로 관리를 하는 식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려고 하고 있어요."
"제작진 입장에서 보면, 안 좋은 상황은 미션이 조속히 끝나는 상황이거든요. 사실은 라이브 자체가 느슨하다고 느껴지실 수 있는데, 이게 촘촘한 시나리오를 짠다고 해서 그 방식대로 진행이 되지는 않아요. 큰 틀의 흐름만 두고 대응 방식만 A, B, C 안으로 준비해두고 진행하죠."
김노은 PD는 '라디오스타', '비정상회담', '슈가맨2', '아는형님' 등 유명 프로그램을 연출한 베테랑 예능 PD다. 그는 MBC, JTBC를 거쳐 현재 카카오엔터에 몸담고 있다. 특히나 김 PD는 한국 MC계 양대산맥 강호동과 유재석 모두와 호흡을 맞춰본 몇 안 되는 PD 중 하나. 두 MC에 대한 질문이 빠질 수 없었다.
"장점이 많으신 분들이에요. 일단 강호동 님은 '아는 형님'과 '무릎팍도사' 초반에 뵀었는데 강한 카리스마로 출연자들을 이끄시는 강력한 리더십을 가지셨어요. 유재석 님은 일단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있어요. 큰 소리를 전혀 내지 않으시는데 사람들이 다 끌려가는 매력이 있죠. 제가 감히 두 분을 평가할 입장이 아니라서. 제가 뭐라고 감히 드릴 말씀이 더 없어요. 두 분 다 너무 대단하신 분들이죠."
천군만마 같은 유재석을 업은 '플레이유'는 세대불문 예능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중이다. 김노은 PD의 기획력과 유재석의 진행력, 앞으로 또 어떤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플레이유' 혹은 차기작에서 보여줄 다른 아이템이 있는지 묻는 말에 김노은 PD는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저는 이걸 하면서 다음을 생각할 겨를이 없더라고요.(웃음) 일단은 아직까지는 유재석 님 외에 다른 분을 생각한 적은 없고, 정해진 건 오로지 내일 아이템밖에 없어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