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베르나데트 로물로 푸얏 필리핀 관광부 장관 "한국인 여행객이 안심하고 여행할 수 있도록 필리핀은 모든 준비를 마쳤다"
필리핀은 지난 2월 10일부터 국경을 완전히 개방하며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해외 여행객에게 무격리 입국을 허용했다. 또한, 필리핀은 안전한 여행을 위한 국제 기준의 보건·위생 규범을 준수한 점을 인정받아 세계여행관광협회(WTTC)로부터 안전여행 스탬프(Safe Travels Stamp)를 획득했다. 필리핀 여행업계는 현지 인프라를 더욱 철저히 준비해 여행객을 맞이할 준비를 끝냈으며, 새로운 여행지 발굴을 비롯해 다양한 여행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해외 지역의 관광부 장관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베르나데트 로물로 푸얏(Bernadette Romulo-Puyat) 필리핀 관광부 장관을 만나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Q. 한국은 몇 번째 방문이고, 이번 방문의 목적은 무엇입니까.
A. 팬데믹 이후에는 첫 방문이고 팬데믹 이전에는 20번 이상 방문했습니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필리핀을 방문한 한국인 여행객은 총 198만9322명으로 200만 명에 육박합니다. 전체 필리핀 인바운드 가운데 한국이 1위이며 전 세계 방문객 가운데 24.08%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 마켓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한국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지난 2월 10일부터 필리핀은 비자면제국가의 백신 접종완료 해외 여행객에게 무격리 입국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봤을 때 지금이 한국인들에게 필리핀으로의 여행을 권하기에 좋은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Q. 세계 각국이 잇따라 국경을 개방하고 백신접종을 완료한 해외 여행객에게 여행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필리핀도 지난 2년간 국경을 통제했지만 2월 10일부터 백신접종 완료자에게는 입국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A. 2020년 6월부터 필리핀 관광부는 현지 정부와 협력해 최근 여행객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건강 안전 프로토콜을 마련했습니다. 2020년 9월에는 안전한 여행과 철저한 검사 및 평가를 마친 후 인증된 사람들만 허용하는 WTTC(세계여행협회)의 안전여행 스탬프를 받았습니다. 이 스탬프는 전 세계 100여 국에만 수여하며, 아시아권에서는 필리핀이 가장 먼저 받았습니다. 그리고 필리핀은 작년부터 여행업 종사자들의 백신 접종률을 높여 집단 면역을 형성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백신 접종을 시행했습니다. 보라카이의 경우, 숙박시설 뿐만 아니라 보라카이 섬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백신 접종을 완료했습니다. 그 결과 현재까지 필리핀 국민의 백신 접종률은 97%이며 하루 확진자는 300명 이하로 나오고 있습니다. 확진자 발생이 많이 감소했지만, 마스크 착용 및 위생과 안전에 대해서는 국가 차원에서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관광부는 지난 2년 동안 필리핀 정부의 조직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논의하여 '건강과 안전'에 집중해 여행객을 맞을 준비를 했습니다. 글로벌 여행객들이 안심하고 여행할 수 있는 시기라고 생각되어 국경을 전면 개방하고 해외 여행객을 맞게 되었습니다.
Q. 한국도 지난 3월 21일 무격리 입국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인들의 필리핀 방문 현황은 어떤가요.
A. 지난 2월 10일부터 3월 27일까지 필리핀을 방문한 해외 입국자는 14만7천 명이며 그중 한국인 방문객은 5,650명이 방문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해외 입국자에게 국경을 오픈한 이후에도 확진자 수는 줄고 있으며 앞으로 방문객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Q. 한국은 필리핀 관광의 중요한 시장으로 알고 있습니다. 팬데믹 이후 더 많은 한국인 관광객을 필리핀으로 유치하기 위해 어떤 정책이나 활동 등을 시행할 계획인가요.
A. 우선으로는 건강과 안전과 관련한 프로토콜을 지켜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정책입니다. 또한, 여행객들을 안전으로부터 보호하는 정책의 일환으로 '투어리스트 캡(tourist cap)'이라는 여행객들을 위한 경비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여행자들은 주요 여행지 곳곳에서 투어리스트 캡을 쉽게 만날 수 있고, 안전을 위한 도움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필리핀은 '지속 가능한 여행지'가 되기 위해 친환경 여행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2018년 환경보호를 위해 6개월간 보라카이를 폐쇄한 것이 그 일환입니다. 지속 가능한 관광에 대해 현지에서도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다양한 정책과 활동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Q. 팬데믹 이전에는 한국이 필리핀을 가장 많이 방문한 국가였습니다. 한국 관광객들이 필리핀을 찾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필리핀은 비행시간이 5시간 이내로 짧아 여행을 떠나기에 큰 부담이 없으며, 워터 스포츠를 즐기기에 최적의 해양 환경을 갖췄습니다. 이외에도 필리핀의 아름다운 자연,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음식 등이 한국 관광객들이 필리핀을 찾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Q. 필리핀에도 K-POP, K-드라마 등 한국 콘텐츠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장관님도 좋아하는 K-POP 스타가 있습니까.
A. 네! 전 BTS를 사랑합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슈가의 팬입니다. 필리핀 관광부 장관으로 부임한 후 첫 휴가에는 딸과 함께 LA에서 열린 BTS 콘서트를 직관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필리핀에서 LA로 가는 비행기는 만석이었습니다. 금주에 모든 공식 행사가 마무리되면 필리핀으로 돌아가기 전에 하이브 뮤지엄도 방문할 예정입니다.
Q. 올해 WTTC 글로벌 서밋의 주제는 '여행의 발견' 입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여행은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A. 코로나 이후 새롭게 바뀌게 되는 부분은 당연히 건강과 안전에 대한 부분일 것입니다. 실제로 필리핀에서 로컬과 해외 여행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걱정되는 것이 건강과 안전이라고 답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또한, 백신접종 여부가 해외 여행시 여행객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항목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Q. 한국인 MZ세대들은 남들이 가보지 않은 나만의 명소를 방문하고 싶어합니다. 코로나 이후 사람이 붐비지 않는 숨은 명소들은 더욱 주목받고 있는데요, 필리핀 내 유명 관광지 외에 한국 여행객들에게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관광지를 추천한다면 어떤 곳이 있을까요.
A. 마닐라에 있는 '인트라무로스(Intramuros)'를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곳은 500년 전에 스페인 식민지 개척자들이 건설한 성벽으로 자연 재해와 침략자로부터 요새를 보호한 방어시설이 손상되지 않고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인스타그래머블한 장소로 사진을 찍기에도 좋은 곳입니다. 친환경 대나무 자전거를 타고 인트라무스 곳곳을 구경하는 ‘뱀부 바이크 투어(Bamboo Bike Tour)’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인트라무로스에서는 특별한 골프도 즐길 수 있습니다. 인트라무로스 성벽 주위의 연못을 막아 만들어진 인트라무로스 골프장은 필리핀에서 유일하게 야간 골프가 가능한 곳입니다.
다른 추천 장소로는 마닐라 인근 리잘(Rizal) 지역에 있는 '핀토 아트 뮤지엄(Pinto Museum)'과 '마숭이 지오리저브(Masungi Georeserve)'가 있습니다. 마숭이 지오리저브는 20여 년 전 과도한 벌목과 채석장 운영으로 파괴됐던 곳이었지만 최근 복원에 성공해 희귀한 동식물을 보호하고 있는 자연 생태 보호 구역으로 거듭난 곳입니다.
마지막으로는 필리핀 루손 지역 남쪽에 자리한 '비콜(Bicol)'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지난 10월에는 비콜국제공항을 새롭게 오픈해 비콜로 갈 수 있는 길이 편리해졌습니다. 비콜에는 활화산 마욘산(Mt. Mayon)의 트레일을 트레킹 할 수 있으며 마욘산에서 용암의 흔적을 따라 ATV를 체험해 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