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안압 녹내장, 조기 진단 가능한 바이오마커 찾았다
정상안압 녹내장 진행을 선제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가 국내 연구팀에 의해 제시됐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안과 지용우 교수,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안과 이시형 교수팀은 정상안압 녹내장의 진행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방수 단백질 바이오마커를 제시했다.
정상안압 녹내장은 안압이 정상 수치임에도 시신경 손상이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에서 유병률이 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상안압 녹내장의 진행을 선제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분자생물학적 바이오마커는 전무한 상황이었다.
지용우 교수팀은 정상안압 녹내장의 진행을 조기에 진단하는 수단으로 안구 내부에 있는 방수(안구액)의 단백체 변화에 주목해 정상안압 녹내장 환자 20명, 정상 대조군 20명 등 총 4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교수팀은 자체 보유한 최신의 프로테오믹스 기술과 임상검사인 시야검사·시신경단층촬영(OCT)·망막혈관단층촬영(OCTA) 등을 활용해 녹내장의 임상 변화와 연관된 방수 단백체의 병리학적 기전을 밝히고 IGFBP2, C7, B2M, ENO1, DCD, KPRP 등 6개의 단백질을 정상안압 녹내장 진단의 바이오마커로 활용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 이들 방수 단백질을 바이오마커로 활용하면 환자 스스로 녹내장의 진행을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선제적으로 진단해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SCI급 학술지이자 국제 저명 저널 네이처의 자매지인 ‘Scientific Reports(IF 4.380)’에 게재됐다.
지용우 교수는 “안구는 섬세하고 체액 샘플량이 매우 적어 기존까지는 분석에 한계가 있었으나 프로테오믹스를 포함한 오믹스 기법들이 발전한 덕에 적은 양의 방수로도 새로운 진단 및 치료 타깃의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었다”라며, “향후 관련 연구를 이어나가 녹내장 등 안구 질환뿐만 아니라 암, 뇌질환 등 더욱 넓은 영역에서의 의료 발전을 이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녹내장은 만성적으로 진행되는 시신경 질환으로, 병증 초기에는 시야가 좁아지더라도 시력 자체는 유지돼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녹내장으로 인한 시신경 손상은 비가역적 손상으로써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불가해 심할 경우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