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MRI·CT 조영제 과민반응 상관성 밝혔다
MRI와 CT 조영제 중 한 종류에 과민반응이 있다면, 다른 종류의 조영제에도 과민반응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영제는 영상진단검사에서 특정 조직이나 혈관이 잘 보이도록 인체에 투여하는 약물로 MRI 촬영에는 가돌리늄 조영제, CT에는 요오드화 조영제를 사용한다. 조영제에 대한 과민반응이 생기면 발진·홍조 등 알레르기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각 조영제는 성분 구조나 화학적 특성이 완전히 달라 지금까지 두 조영제로 인한 과민반응은 서로 무관하다고 여겨왔다.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두 조영제 모두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환자가 있어 안전한 조영제 사용을 위해 MRI 및 CT 조영제의 상관관계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했다. 이에 서울대병원 약물안전센터 강혜련 교수팀은 2012년부터 2020년까지 8년간 MRI 조영제를 사용한 154,539명과 CT 조영제를 사용한 261,42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두 조영제 과민반응 간 연관성에 대해 코호트 분석을 진행해 4일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MRI와 CT 조영제 과민반응 유병률은 각각 0.7%, 3%로, MRI 조영제의 과민반응 위험성이 CT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MRI와 CT 조영제 중 한 종류에서 병력이 있으면 다른 종류의 조영제를 사용할 때 과민반응 발생 위험이 4배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과거 다른 종류의 조영제를 사용한 적이 있는 환자만을 대상으로 세부 분석을 시행한 결과, MRI 조영제 과민반응 유병률은 과거 CT 조영제 과민반응을 경험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가 각각 3%, 0.7%였다. 또한 CT 조영제 과민반응 유병률은 과거 MRI 조영제 과민반응을 경험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가 각각 15%, 4%였다.
MRI 조영제 과민반응을 예방하기 위한 사전조치로 투여한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의 예방 효과에 대한 분석도 이뤄졌다.
분석 결과, MRI 조영제 과민반응을 경험한 환자가 다시 MRI 조영제를 사용할 때 평균 재발률은 15%였다.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를 사전 투약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와 비교했을 때 재발률이 20%에서 14%로 감소했다. 하지만 과민반응을 일으켰던 조영제를 변경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와 비교했을 때 재발률이 21%에서 5%까지 감소해 재발 방지에 더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예방 약물 투약과 조영제 변경을 병행하면, 아무 전처치도 하지 않은 경우보다 재발률을 31%에서 5%까지 줄일 수 있었다.
이번 연구는 국제 영상의학 학술지 ‘Radiology’ 최근호에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그동안 별개로 인식됐던 MRI 및 CT 조영제 과민반응이 서로의 발생 가능성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진료현장에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함을 세계 최초로 제기했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약물안전센터장 강혜련 교수(알레르기내과)는 “과민반응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조영제 사용 이력제를 마련하여 과거에 사용했던 조영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