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위한 '지프, 그랜드 체로키 L'
지프 '그랜드 체로키'가 11년 만에 세대 교체를 이뤘다. 이 모델은 국내에 여전히 플래그십 위상을 지키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새롭게 부활한 '그랜드 왜고니어'에 의해 상위 타이틀을 내줬다. 국내에는 플래그십 SUV를 선호하는 시장 요구에 부응해 3열을 더한 그랜드 체로키 L을 최초로 선보였다.
외관은 상위 '그랜드 왜고니어'의 디자인을 계승했다. 전면부는 지프 브랜드를 상징하는 세븐-슬롯 그릴이 양옆으로 더욱 넓어졌고, 사선으로 날카롭게 떨어지는 '샤크 노즈'를 형상화해 강인하면서도 우아하다. LED 헤드램프는 그릴과 높이를 맞춰 기존 보다 얇아지고 곳곳에 적절히 크롬 장식을 넣어 고급감을 강조했다.
측면부는 지프 고유의 사다리꼴 휠 아치와 3열로 길어진 휠베이스 균형이 어색하지 않은 비례감을 나타낸다. 헤드램프에서 테일램프까지 이어진 캐릭터 라인과 길게 뻗은 크롬 장식은 세련되고 날렵하다. 후면부는 입체적 패턴의 얇은 테일램프와 볼륨감을 강조한 두툼한 범퍼, 듀얼 머플러 등을 통해 깔끔하면서도 볼륨감이 넘친다.
실내는 부드럽고 감촉이 뛰어난 천연 가죽과 고급 원목으로 되어 있어 세련되고 고급스럽다. 가장 눈에 띄는 건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0.1인치 디스플레이다. 계기판은 세련되고 선명한 그래픽을 제공해 여러 주행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시인성도 뛰어나다. 센터페시아의 디스플레이는 넓은 화면으로 현대적인 느낌을 주는 동시에 편리하고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한다. 또한, 주행 모드와 공조 장치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능이 탑재됐고 터치 형식이라 편리하다. 무선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 연결은 물론 써밋 리저브 트림에는 무선 충전 패드가 장착돼 향상된 연결성을 제공한다.
시트는 천연 가죽을 적용해 착좌감이 뛰어나고 조절은 자동이라 편리하다. 새로운 사각형의 지프 엠블럼이 적용된 스티어링 휠은 그립감도 좋다. 센터콘솔에는 새롭게 다이얼 변속기가 자리했다. 여기에 실내 곳곳에 적용된 손바느질 느낌의 스티치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한층 더해준다. Hi-Fi 오디오 업계에서 유명한 '매킨토시' 사가 그랜드 체로키 L만을 위한 사운드 시스템을 디자인, 19개의 스피커를 통해 뛰어난 사운드도 만끽할 수 있다. 멀티 컬러 앰비언트 LED 라이팅은 은은하면서도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최상위 트림인 써밋 리저브에는 프리미엄 팔레르모 가죽 시트가 적용되며, 파워 마사지 시트(1열)와 버킷 시트(2열)를 지원한다.
2·3열은 전장 5220mm, 전폭 1975mm, 전고 1795mm, 휠베이스 3090mm의 차체 크기로 성인이 탑승하면 레그룸과 헤드룸이 넉넉하다. 다양하게 시트도 폴딩돼 여유로운 적재 공간을 제공한다. 3열은 여는 경쟁차에 비해 무릎 공간도 여유롭고 측면 윈도우 라인이 낮게 위치해 개방감 또한 우수하다.
써밋 리저브 트림 경우에는 2명이 독립식으로 앉는 구조로 되어 있어 가운데엔 별도의 콘솔박스를 마련해 편의성을 높였다. 승하차를 위해 2열을 눕혀야 하지만 시트가 움직이는 범위가 큰 덕분에 타고 내리기도 어렵지 않다. 각 시트마다 USB 포트를 넉넉히 준비한 점도 돋보인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490리터, 3열을 접으면 1328리터, 2열까지 접으면 2390리터로 쓸 수 있다.
파워트레인은 3.6리터 V6 24V VVT 업그레이드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돼 최고출력 286마력, 최대토크 35.1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이러한 성능으로 최대 2286kg의 견인력을 제공한다. 복합 연비는 7.7km/ℓ(도심: 6.7km/ℓ, 고속: 9.4km/ℓ)다.
운전을 위해 탑승을 했더니 시트가 편안하게 몸을 감싸준다. 이후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역시 가솔린 엔진이라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음이 거의 없어 조용하다.
천천히 주행을 시작했다. 시속 60~80km로 주행해보니 진동과 소음이 거의 없으며 승차감도 부드럽고 편안하다. 가속페달을 서서히 밟으면 가속도 매끄럽다. 이후 곡선 주로에서는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 없이 잘 잡아주어 안정적이다. 서스펜션 세팅이 기존에 비해 패밀리카 지향성이 강해져 과속 방지턱과 요철에서도 불쾌함을 찾을 수 없다.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진입해서 주행해보니 시속 80~100km까지 가속 페달을 밟으면 육중한 차체지만 가볍고 민첩하게 밀어내 밟는 만큼 속도가 나가고 힘이 넘친다. 진동과 소음이 적고 스티어링 휠도 묵직해 안정적이다. 대형 SUV임에도 고속 영역 코너에서 차체를 잘 잡아주어 불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는 고속 주행 시 자동으로 차고를 낮춤으로써 최적의 주행 경험을 제공하는 쿼드라-리프트 에어 서스펜션 덕분이다. 또한, 풍절음과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도 잘 차단됐다.
지프의 자랑 중 하나인 쿼드라-트랙 II 4X4 시스템이 탑재되고 상황에 따라 5가지 주행 모드를 제공하는 셀렉-터레인 지형 설정 시스템 역시 적용됐다. 이 두 시스템은 도심의 온로드 주행은 물론 오프로드의 험로 주행 시 모두 최적화된 주행 성능을 구현한다.
써밋 리저브 트림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액티브 레인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결합해 작동하는 자율주행 레벨2 등급의 액티브 드라이빙 어시스트 시스템,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촬영한 이미지를 계기판 디스플레이에 표시하는 나이트 비전 카메라 시스템, 주차 편의성을 제공하는 파크센스 평행·수직 주차 및 출차 보조 시스템 등 주행 편의 및 안전 사양이 적용됐다.
액티브 드라이빙 어시스트 시스템을 활용하면 전방 차량을 감지해 페달을 밟지 않아도 운전자가 설정한 차량 속도와 앞차와의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해준다. 앞서가는 차량이 감지되면 앞차 속도에 맞춰 주행 속도를 조절하고, 차선 안에서 일정하게 차량 위치를 유지한다. 장거리 주행 시 유용하다.
그랜드 체로키 L은 오버랜드, 써밋 리저브 두 가지 트림으로 판매된다. 부가세 포함한 판매 가격은 오버랜드 7980만원, 써밋 리저브 898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