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변함없는 모던함 '르노삼성 SM6', 펀 드라이빙을 더하다
기본기가 탄탄한 '르노삼성, 2022년형 SM6'를 만났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이 모델은 주행 성능과 승차감이 개선과 함께 인카페이먼트, 안전 지원 콜 서비스 등 기능을 새롭게 추가하며 LTE 통신 기반의 이지 커넥트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한 것이 특징이다.
중형 세단 SM6는 처음 등장한 2016년부터 현재까지 세련되고 당당함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경쟁 모델들이 화려함을 내세워 존재감 나타낼 때 고전적인 3박스 세단 형태로 세련된 디자인을 보여준다.
외관은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디자인을 유지했다. 좌우 헤드램프와 이어진 프런트 그릴이 차체를 더욱 넓어 보이게 하면서, 수평으로 이어진 범퍼 하단부 크롬 라인과 더불어 안정적이고 당당함을 선사한다. 야간 주행 시 전방 상황에 따라 영역별 밝기를 정교하게 조절해 운전자의 시야 확보는 물론 마주 오는 차량 운전자의 눈부심까지 방지해 주는 LED 매트릭스 비전 헤드램프는 한 차원 높은 주행 안전성과 편리함을 제공한다. 고급스러운 다이내믹 턴 시그널도 적용했다. 방향지시등을 켰을 때 이동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방향지시등이 순차적으로 점등하는 기능이며, 안전에도 기여한다.
실내도 변함없이 세련됐다. 나파 가죽을 비롯해, 목을 편안하게 받쳐줄 수 있도록 좌우 날개 형상으로 구성된 프레스티지 헤드레스트, 탑승이 더욱 편할 수 있도록 시트 위치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이지액세스, 마사지 시트 등이 적용돼 뛰어난 안락함을 선사한다. 2022년형 SM6에는 SIM 카드 전용의 하이패스 기능을 포함하는 프레임리스 룸미러가 신규로 적용돼 기능적인 편리함은 물론 공간의 세련미를 함께 높였다.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더욱 강화된 이지 커넥트 서비스다. 먼저 인카페이먼트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가 일상화되고 있는 흐름에 맞춰 실내에서 주문·결제부터 픽업까지 가능한 차량용 결제 서비스다. GS칼텍스 주유소와 CU 편의점, 카페 등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인카페이먼트 기능 작동 방법은 어렵지 않다. 디스플레이에서 앱을 활성화하고 필요한 항목을 선택해 결재하면 그만이다. 앱 내에서 해당 기능을 클릭한 후 주변에 가능한 업소를 선택하면 메뉴 리스트를 볼 수 있다. 원하는 메뉴를 선택 후 등록된 카드로 결제를 마치면 내비게이션이 해당 장소를 안내하게 된다. 이후 목적지로 가서 주문한 제품을 수령하면 끝이다. 실내에서 편의점, 커피 등 먹거리를 주문하고 받을 수 있어 요즘 같은 비대면 시기에 유용한 기능이다.
안전 지원 콜은 차량 사고와 같은 긴급 상황 발생 시 24시간 운영 전담 콜센터를 통해 긴급구조 신고 및 사고처리를 지원하는 서비스다. 에어백이 전개되는 차량 사고 발생 시에는 차량이 능동적으로 차량 위치를 콜센터로 전송하고 긴급 구조 및 사고처리 지원을 진행하게 된다. 차량 고장 발생 시 견인 또는 서비스 거점 안내를 지원하는 고장 헬프 콜 기능도 탑재됐다.
감성과 실용성도 신경썼다. 내비게이션 지도와 경로를 10.25인치 클러스터 화면에 표시하는 맵 인 클러스터, 반사율을 낮춘 9.3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 3가지 모드(에코, 스포츠, 마이센스)와 8가지 컬러의 앰비언트 라이트를 지원하는 Multi-Sense는 감성 품질을 더욱 높였다. 또한, 스마트폰 앱으로 시동과 공조, 온도 설정, 목적지를 전송하는 것은 물론이고 미러링과 서비스 예약, 원격으로 차량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게 해 실용성을 강화했다.
시승 모델은 TCe 260 모델이다. TCe 260은 르노그룹과 다임러가 공동개발한 엔진이다. 1.3리터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과 7단 DCT가 탑재돼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6.5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복합 연비는 13.6km/L(16·17인치 타이어 기준)다.
TCe 260 엔진은 국내에 SM6를 비롯해 XM3, 르노 캡쳐에 장착돼 판매 중이다. 이 엔진의 가장 큰 기술적 특징은 '보어 스프레이 코팅'을 적용한 점이다. 보어 스프레이 코팅은 마찰저항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다. 실제로 양산화되기 힘든 제조 공정 때문에 일부 스포츠카에서만 사용되던 기술이었지만 르노-닛산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량 생산 공정에 적용이 가능했다. 기존 엔진에서 적용하던 2mm 두께의 주철 라이너 대신, 실린더 보어에 철 성분이 포함된 얇은 막을 입혀 실린더 벽면의 두께를 극도로 낮춤(0.2mm)과 동시에 미러와 같은 매끈한 표면을 만들어 마찰저항을 크게 감소시킨다.
또한, 기존의 주철 라이너 보다 높은 열전도율 및 두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냉각수와의 열교환에 유리하고 이는 엔진 연소실 온도를 최적화해 이상연소를 방지하고 전체 엔진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기존 라이너 대비 무게가 덜 나가기 때문에 연비와 출력을 더욱 향상시킨다는 장점도 있다.
운전을 위해 탑승을 했더니 시트가 편안하게 몸을 감싸주고 조절이 자동이라 편리하다. 이후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역시 가솔린 엔진이라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음이 거의 없어 조용하다.
도심에서 천천히 주행을 시작했다. 에코, 스포츠, 마이센스 등 3가지 주행 모드 중 에코로 선택하고 시속 60~80km로 주행했다. 주행해보니 시속 80km 정도의 속도에서 진동과 소음이 거의 없으며 승차감도 부드럽고 안정적이다. 가속페달을 서서히 밟으면 가속도 매끄럽다. 이후 곡선 주로에서는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 없이 잘 잡아주어 안정적이다. 오르막길에서는 힘이 더디지 않게 올라가며 과속 방지턱도 흔들림 없이 부드럽게 넘어간다. 특히 차체가 높아지면서 더 넓은 전방 시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안한 주행이 가능했다.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시속 80~100km까지는 서서히 가속 페달을 밟으면 힘 있게 나간다. 스티어링 휠은 묵직해 안정적이다. 고속 곡선 구간에서도 안정적인 밸런스를 유지시켜주어 차체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잘 잡아준다. 스포츠 모드로 시속 100km 이상에서는 힘이 부족하지 않다. 스티어링 휠의 조향감도 만족스러우며, 꾸준하게 속도를 올리면 그 과정도 답답하지 않다. 특히 스포츠 세단에 준하는 고속 주행 실력과 속도를 올릴수록 도로를 움켜쥐는 듯한 안정감은 인상적이다. 제동력도 부족함이 없다. 시속 100km 이상 고속에서는 엔진음과 풍절음(차와 바람이 부딪쳐 나는 소리)이 들어온다. 하지만 부담스러울 정도가 아니라 일상 주행에는 무리가 없다.
고속화 도로 및 정체 구간 주행 보조(HTA) 기능도 경험했다. 이 기능은 정차 및 재출발을 지원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과 차선 유지 보조(LCA)로 구성됐다. 10.25인치 TFT 클러스터 가운데 활성화 표시가 켜지면서 차량의 상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바로 차선을 감지해 차체를 안정적으로 센터 내에 진입, 주행을 이어갔다.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으면 경고 문구도 계기반에 표시된다. 고속도로에서 한결 편한 운전을 이어가 피로도를 현격히 줄여준다.
2022년형 SM6의 부가세 포함한 판매 가격은 TCe 260 모델이 SE 2386만원, LE 2739만원, RE 2975만원이며, TCe 300 모델은 프리미에르 3387만원이다. LPe 모델은 SE Plus 2513만원, LE 2719만원이다.(개소세 3.5%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