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승차감·공간·효율 모두 잡은 똑똑한 SUV '혼다, 뉴 CR-V 하이브리드'
혼다 최초의 하이브리드 SUV '뉴 CR-V 하이브리드'를 만났다. CR-V는 2001년 9월에 2세대, 2006년 3세대, 2011년에 4세대에 이어 2017년에 5세대 모델로 진화했다.
뉴 CR-V 하이브리드는 대범한 스타일링, 혼다 센싱, 여유로운 공간 그리고 혼다의 독보적인 하이브리드 기술까지 더해 재탄생한 모델이다.
외관은 강인하고 역동적이다. 전면부는 블루 H 마크의 하이브리드 전용 엠블럼이 적용돼 하이브리드의 존재감을 나타낸다. 와이드한 범퍼와 블랙 프런트 그릴이 터프하면서도 세련된 인상을 준다. 또한, 하이브리드 전용 타입의 인라인 타입 LED 안개등이 적용돼 가솔린 모델과 차별화했다.
측면부는 하이브리드 이니셜과 동급 SUV 대비 최대 사이즈인 19인치 알로이 휠을 적용해 웅장함과 견고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후면부는 유광 크롬이 적용된 리어 범퍼 가니쉬를 통해 고급스럽고 다이내믹하다. 전면부와 같은 블루 H 마크의 하이브리드 전용 엠블럼도 적용됐다.
실내는 기존 모델에 하이브리드 모델임을 알 수 있는 디테일을 곳곳에 배치해 한층 세련됐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하이브리드 전용 디지털 계기판이다. 이 계기판은 다양한 정보는 물론, 전기 모터와 엔진을 통한 동력 공급 및 배분 현황, 배터리 충전 상황을 운전자가 운전 중에도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센터 콘솔에는 슬라이드 타입의 트레이를 적용해 노멀, 수납, 대용량 총 세 가지 수납 모드을 이용, 적재 공간 활용을 극대화했다. 스티어링 휠은 그립감도 좋다.
센터 패널 및 대시보드 등에는 우드 소재를 사용해 세련되고 고급스럽다. 시트는 가죽을 적용해 착좌감이 뛰어나고 조절은 자동이라 편리하다. 디스플레이는 계기판과 같은 위치에 있어 운전자의 시야에 이상적으로 위치하고 있다. 무선 충전 시스템도 장착돼 별도의 유선 케이블 없이 충전 패드 위에 올려놓기만 하면 충전이 가능하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는 스마트폰의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 편리하다.
멀티 앵글 후방 카메라와 전방 주차 보조 시스템은 주차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준다. 특히 멀티 앵글 후방 카메라는 디스플레이 화면에 표시되며, 세 가지 모드로 전환 가능하다. 후진 시 이 모드를 통해 잘 보이지 않는 공간까지 운전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운전을 도모하고, 동시에 다이내믹 가이드 라인 기능으로 주차 편의성을 제공한다.
2열 시트는 전장 4630mm, 전폭 1855mm, 전고 1690mm, 휠베이스 2660mm의 차체 크기로 성인이 탑승하면 레그룸과 헤드룸이 넉넉하다. 2열 폴딩 시 시트를 접어도 시트와 트렁크 플로어 간의 단차 없이 평평한 플로어를 실현했다. 이를 통해 대형화물 적재가 유용하고 자전거와 같이 부피가 큰 짐도 실을 수 있다. 또한, 6:4 분할 폴딩, 원-모션 폴딩 기능 등을 통해 2열 시트를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용도에 따라 다양한 공간을 구성할 수 있다.
핸즈프리 기능이 포함된 파워 테일게이트는 키를 소지한 채 리어 범퍼 하단 중앙에 킥-모션을 하면 센서가 이를 인식해 자동으로 테일 게이트가 오픈된다. 양손에 많은 짐을 들거나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유용하다.
시승차는 뉴 CR-V 하이브리드 4WD 투어링 모델이다. 이 모델은 2.0리터 i-VTEC 앳킨슨 싸이클 엔진과 2개의 전기 모터가 탑재된 e-CVT, 리튬 이온 배터리로 구성된 i-MMD(intelligent Multi Mode Drive)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적용돼 시스템 최고출력(엔진+모터) 215마력의 성능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전자식 버튼 타입으로 새롭게 탑재했다. 복합 연비는 14.5km/ℓ(도심: 15.3km/ℓ, 고속: 13.6km/ℓ)이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12g/km다.
시승 구간은 전라남도 영암에서 해남 땅끝마을까지 코스이다. 운전을 위해 탑승을 했더니 시트가 편안하게 몸을 감싸준다. 이후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역시 하이브리드 엔진이라 시동이 걸렸는지 모를 만큼 조용하다.
천천히 주행을 시작했다. 주행 모드는 EV, SPORT, ECON 등 세 가지다. 주행 모드를 EV 모드로 선택하고 시속 60~80km로 주행해보니 진동과 소음이 없고, 승차감은 편안하다. 시속 40km까지는 전기로, 50~60km에서 하이브리드로 주행한다. 가속페달을 서서히 밟으면 가속도 매끄럽다. 이후 곡선 주로에서 시속 80km 정도의 속도로 주행했다.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 없이 잘 잡아주어 안정적이다. 오르막길에서는 힘이 더디지 않게 올라가며 과속 방지턱도 부드럽게 잘 넘어간다. 이어 만난 내리막길은 에너지 충전소나 마찬가지이다. 내리막길에서 가속페달을 놓고 미끄러져 내려가면 배터리 충전량은 점점 올라간다. 이렇게 벌어들인 전기를 평지나 오르막길에서 가속할 때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또한, 패들시프트를 이용해 원패달 드라이빙도 가능해 잘 활용하면 브레이크 밟지 않고 최대 효율을 낼 수 있다.
시속 80~100km까지는 서서히 가속 페달을 밟으면 힘 있게 나간다. 가솔린 엔진과 흡사해 가속력도 만족스럽다. 코너에서는 서스펜션이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시켜 주어 언더스티어가 거의 나지 않는다. 주행 중 오른쪽으로 차선을 바꾸기 위해 방향지시등을 작동시키면 디스플레이에 측면도로 상황이 보인다. 이 시스템은 오른쪽 사각지대 차량을 확인할 수 있어 차선 변경 시 안전한 주행을 도와준다. 시속 100km 이상에서도 힘이 부족하지 않다. 스티어링 휠의 조향감도 만족스럽다. 주행 모드를 SPORT 모드로 선택하고 시속 100km 이상으로 주행해보면 큰 차이는 없다. 시속 100km 이상에서는 모터와 엔진 최대 구동력을 발휘한다. 스티어링 휠에 있는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서 수동 변속도 가능하다. 풍절음(차와 바람이 부딪쳐 나는 소리)과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도 잘 차단됐다.
반자율주행 기술인 '혼다 센싱'도 경험했다. 전면 그릴 하단의 혼다 센싱 박스에 장착된 레이더와 전면 유리 윗부분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자동 감응식 정속 주행 장치와 저속 추종 장치(ACC & LSF),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LKAS), 추돌 경감 제동 시스템(CMBS), 차선 이탈 경감시스템(RDM), 오토 하이빔(Auto High beam) 등이 구현된다. 이를 활용하면 시속 72km부터 180km까지 차선 이탈 없이 달릴 수 있다. 차선 안에서 일정하고 정확하게 차량 위치를 유지하기 때문에 확실히 피로가 줄어들고 여유 있는 주행이 가능하다. 특히 코너에서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모습이 놀랍다.
뉴 CR-V 하이브리드의 부가세 포함한 판매 가격은 4WD EX-L 4510만원, 4WD 투어링 477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