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인하로 불거진 배달업체·배달원 갈등…배달시장 지각변동 일어날까?
새로운 수수료 체계로 전환한 쿠팡이츠와 배달원의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배달 시장의 지각 변동이 일어날 수 있을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일 수수료 체계를 전환한 쿠팡이츠는 배달 앱 시장에 만연한 원거리 배달 기피 현상을 개선하고, 배달파트너의 합리적인 보수체계를 위해 할증 체계를 세분화한 새 정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새 수수료 정책에 따르면 배달원이 받는 기본배달비 범위는 2,500원부터 16,000원으로 넓어졌으며, 거리에 따른 할증은 최대 10,000원까지 추가 지급하는 형식으로 변경됐다.
하지만 배달원들은 이번 수수료 체계 개편으로 기존보다 수익이 낮아졌다고 주장한다. SNS 등에서는 쿠팡이츠가 기본 배달비는 물론 장거리 할증 수수료도 낮춰 실제 장거리 배달을 해도 기존보다 낮은 배달 수수료를 받았다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배달원들은 이번 수수료 개편이 쿠팡이츠의 일방적인 임금 삭감이라며, 배달 콜을 받지 않는 등 단체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 쿠팡이츠와 배달원의 충돌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17조3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8.6% 증가했다. 코로나 장기화로 배달음식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배달 대행 기사들이 ‘귀한 몸’이 되었기 때문이다.
실제 음식배달 수요가 몰리며 장거리 배송이나 가기 번거로운 곳에 대한 기피 현상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지난 2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사무실에서 놀면서 거리상 돈이 안 되는 곳, 가기 번거로운 곳은 배달콜을 띄워도 기사 배정이 되지 않는다”는 한 자영업자의 청원이 올라왔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30대 B씨는 “음식점 밀집 지역이 아닌 주거 밀집 지역에 살다 보니 음식을 주문해도 배달 대행 기사가 잡히지 않아 못 보내주고 있다는 음식점 전화를 여러 번 받았었다”라며, “배달 기사들이 주거 밀집 지역에는 빈손으로 나가야 해서 배달을 기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이츠의 이번 수수료 개편에 대한 평은 분분하지만, 업계에서는 배달원이 우위를 점해오던 배달시장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이번 변화가 어느 정도까지 파급력을 미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익명을 요구한 배달업계 관계자는 “배달업체들은 심화된 경쟁 속에서 보다 나은 서비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배달원들이 본인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일방적으로 고객과 상점을 볼모로 잡는 행위를 근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