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여자가 되고 싶은 16살 소년의 위태로운 사춘기, 영화 ‘걸’
소년과 소녀의 경계에 선 사춘기 청소년의 심리를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영화가 찾아온다. 제71회 칸영화제 4관왕을 비롯해 전 세계 영화제 32관왕을 차지한 영화 ‘걸’이다.
루카스 돈트 감독은 트랜스젠더 발레리나인 노라 몽세쿠흐의 실화를 바탕으로 16살 ‘라라’(빅터 폴스터)가 최고의 발레리나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담백하게 담아냈다.
생물학적 남성으로 태어났지만, 여성의 삶을 선택한 ‘라라’는 발레리나를 꿈꾸며 호르몬 치료와 학업을 병행한다. 남들과 다른 성 정체성으로 인해 숱한 어려움을 겪는 대다수의 퀴어영화 주인공과 비교하면 라라의 삶은 매우 안정적이다. 가족들은 여자로 살기로 한 ‘라라’의 선택을 지지하고, 사회적으로는 학업과 의료적 지원이 제공되고 있으며, 친구들의 따돌림도 없다. 하지만 라라의 마음은 자꾸만 조급해진다. 남들과 다른 신체 조건이 자꾸 신경 쓰이고,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무용은 열심히 해도 계속 한계를 드러내는 까닭이다.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질풍노도의 시기에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까지 더해진 라라의 일상은 고요하고도 위태롭다. 영화는 라라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보는 이로 하여금 ‘라라’라는 인물에 깊게 동화하게 한다. 그리고 성 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벗고, 자신을 찾기 위한 용기를 내는 라라를 어느새 응원하게 만든다.
영화가 자아내는 깊은 공감은 라라 역을 맡은 배우 ‘빅터 폴스터’의 힘이 크다. 언뜻 줄리아 로버츠를 떠올리게 하는 빅터 폴스터는 실제 벨기에의 남성 무용수로, 라라의 불안과 혼란이 뒤섞인 내면을 섬세한 몸짓과 표정으로 표현했다.
16살 ‘라라’의 위태롭고 아름다운 청춘기를 엿보게 할 영화 ‘걸’은 1월 7일 개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