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zip] 김선호·강하늘·박소담·피오…'대세'의 중심에서 '연극'을 외치다
배우와 관객 사이. 들숨과 날숨까지 전해지는 공간에 함께 있다. 그래서일까. 정상의 위치에서도 연극 무대를 선택하는 이들이 있다. 배우 김선호, 강하늘, 박소담, 피오, 정일우, 채수빈, 유리 등. 이들이 말하는 이유는 하나다. "연기를 잘하고 싶다." 연극 무대를 선택한 배우들의 이야기를 모아봤다.
◆ 배우 김선호 "연극 무대가 주는 생생함…희열·짜릿"
배우 김선호는 지난 6일 종영한 SBS 드라마 '스타트업'에서 한지평 역을 맡았다. 보육원에서 나온 후, 할머니 원덕(김해숙)과 만나 '남도산'이라는 이름으로 손녀 달미(수지)에게 편지를 쓴 인물이었고, 성인이 되어 재회한 달미의 키다리 아저씨를 자처하는 인물이되기도 했다. 지평에게 시청자들은 몰입했고, 배우 '김선호'에게 '역대급 서브남주'라는 호평이 이어졌다.
그리고 김선호는 차기작으로 연극 '얼음'에 합류하기로 했다. 지난 1월 막을 내린 연극 '메모리 인 드림(Memory in dream)' 이후 1년 여 만에 무대로 복귀다. 김선호는 인터뷰에서 "공연이 되는 한 시간에서 두 시간, 혹은 세 시간 동안 무대 위에서 상대방에게 온전하게 집중하며 연기한다"며 "그 과정에서 관객들도 같이 호흡을 하고, 관객들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기도 한다. 라이브가 주는 생생함이 있다. 그거야말로 희열과 짜릿함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선호가 출연을 결정한 연극 '얼음'은 장진 감독 특유의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독특한 구성의 2인극으로, 잔인한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열여덞 살 소년과 그 소년을 범인으로 만들어야 하는 두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다. 극 중 김선호는 거칠어 보이는 외형과 달리 인간적인 면모를 가진 '형사 2'역을 맡았다. 오는 2021년 1월 8일~3월 2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된다.
◆ 배우 강하늘 "굉장히 쉬운 선택이었고, 당연한 선택"
배우 강하늘은 연극 무대를 사랑하는 배우다. 지난 2014년 방송된 tvN 드라마 '미생'에서 화제를 모았던 그는 차기작으로 연극 '해롤드&모드'를 선택했다. 그리고 올해 KBS2 드라마 '동백꽃 필무렵'으로 화제의 중심에 있을 때, 연극 '환상동화'를 선택했다.
강하늘은 인터뷰에서 연극 '해롤드&모드'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미생' 후반부에 연극을 결정했고, 주변에서 '미쳤냐, 너 정말 어려운 선택한거다'라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강하늘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저에게는 굉장히 쉬운 선택이고, 당연한 선택이었다"며 "제 주변에서 정말 열심히 준비해서 연극을 올렸는데 2, 3주 만에 문 닫고 그런 분들이 많았다. 그리고 저희 부모님도 저를 가지시면서 연극을 그만두셨다. 주변에서 눈물 흘리며 소주 마시는 모습을 보며 울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내가 조금이라도 알려지면, 정말 좋은 무대만을 선택할 테니까, 나를 보기 위해서라도 많은 분이 연극 무대를 찾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방송을 시작했다. 그래서 '미생'이 잘 됐을 때, '지금 연극을 하자'고 생각했다"고 연극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과거 '해롤드&모드'는 누적관객수 만명을 돌파했다. 강하늘은 "위안받는 기분"이라며 "내 선택이 틀린 선택이 아니구나"라고 느꼈다고 감회를 밝혔다.
◆ 배우 박소담 "관객들의 반응을 눈앞에서 확인하는 순간은 엄청 짜릿하다"
배우 박소담은 영화 '검은 사제들'로 화제의 중심이 됐다. 이후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인지도를 높인 그가 지난 2016년 연극 '렛미인'에 합류했다. 박소담은 당시 한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연기를 시작하고 배운 곳이 연극이다 보니 무대에 갈증이 있었다. 이건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감정인데, 영화와 달리 관객들의 반응을 눈 앞에서 확인하는 순간은 엄청 짜릿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후에도 박소담의 연극 행보는 이어졌다. 연극 '클로저'에 합류했을 당시 원작에 대한 애정을 전하며 "소극장에서 느꼈던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었다"며 "좀 더 가까이에서 대중에게 내 연기를 전달해 소통하고 싶었다"고 도전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영화 '기생충'이 개봉하고,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을 받고난 이후에도 연극 '앙리 할아버지와 나' 무대에 올랐다. 특히 '앙리 할아버지와 나'에는 박소담과 함께 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권유리와 배우 채수빈이 대학생 콘스탄스 역을 맡았다. 앙리 할아버지 역에는 배우 신구, 이순재가 번갈아 출연한다. 12월 3일 개막해 오는 2021년 2월 14일까지 예스24 스테이지 1관에서 공연된다.
◆ 피오 "일단 그냥 이게 너무 좋고, 제 인생에 굉장히 활력소가 돼요"
예능프로그램 '신서유기8' 등에서 활약하고 있는 피오는 극단에 소속돼 있다. 그룹 블락비에서 랩을 맡고 있고,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장난꾸러기 같은 모습을 보아온 대중에게는 낯설 수도 있다. 피오는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 연기과에서 만난 다섯 명의 친구와 함께 극단 '소년'을 만들었다. 연극 '슈퍼맨 닷컴', '마니토즈' 등 신선한 분위기의 연극을 선보였고, 오는 25일 연극 '올모스트 메인' 개막을 앞두고 있다. '올모스트 메인'은 극단 소년이 선보이는 다섯번째 작품. 다양한 의미를 담은 사랑을 소재로 아홉 커플의 에피소드를 엮은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됐다. 피오는 랜디/데이브 역을 맡았다.
피오는 과거 플레이디비와의 인터뷰에서 연극을 꾸준히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일단 그냥 이게 너무 좋고, 제 인생에 굉장히 활력소가 된다"며 "TV로 사람들과 연결돼 있을 때는 나를 보며 어떤 표정을 짓는지 볼 수 없다. 그런데 무대에서는 관객 분들의 표정과 호흡을 생생히 느낄 수 있다. 그것이 무대를 계속하게 되는 힘"이라고 밝혔다. 피오에게 무대는 새롭게 시작하는 힘이다. 극단에 자신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도 행복하다. 그런 피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연극 '올모스트메인'은 오는 25일 개막해 오는 2021년 2월 14일까지 대학로티오엠에서 공연된다.
배우 황정민, 정일우, 김경남, 문근영 등도 꾸준히 무대에서 관객과 호흡을 이어오고 있다. 정일우는 올해 초 공연된 연극 '엘리펀트 송' 출연 당시 SBS '본격연예 한밤'과의 인터뷰에서 "저에게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부딪혀 보는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변함없는 도전을 계속하는 배우들이 있고, 이를 찾는 관객들이 있다. 뜨거운 무대가 계속 이어지게 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