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속 표정 캐치·립뷰 마스크... '기발한 마스크' 속속 등장
이제 마스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코로나19의 전염을 막기 위해 착용하기 시작한 마스크는, 11월 13일부터 미착용 시 1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마스크는 비말감염 예방 외에도 보온 효과 및 여성의 경우 화장 간소화라는 장점도 있지만, 대화 시에는 걸림돌로 작용한다. 상대방의 목소리가 마스크에 가로막혀 잘 들리지 않을뿐더러 표정을 읽기도 어려워 내용을 추측하기에도 애매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 유용한 아이템이 카이스트 연구진이 개발한 '마스크린(MAScreen)'이다. 마스크린은 마스크 안에서 움직이는 입 모양을 캐치해 실시간으로 표정을 디스플레이에 표시하는 웨어러블 기기다.
마스크린은 마스크 안쪽에 장착된 광 반사 센서(Photo-Reflective Sensors)를 이용해 입술의 움직임과 얼굴 표정을 감지한다. 마스크 밖 LED 디스플레이에는 인식한 정보에 해당하는 표정 혹은 텍스트가 표시돼, 상대방은 이를 바탕으로 대화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또한 구글 클라우드 API를 이용해 마이크를 통해 수집한 음성을 타 언어로 바로 번역하는 STT(음성인식) 기능도 제공한다. 공개된 소개 영상에는 한국어뿐만이 아닌 영어·중국어·터키어 등도 타 언어로 번역하고 있어, 국내외 다양한 국가에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마스크를 낀 채로 언어 장벽을 쉽게 넘을 수 있다는 것도 또 하나의 두드러진 장점이다.
해당 웨어러블 기기는 SIGGRAPH Asia Emerging Technologies 2020에 출품됐으며,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MAKinteract 랩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공기청정기를 마스크에 접목시킨 제품도 있다. ‘LG 퓨리케어 웨어러블 공기청정기’는 마스크에 초소형 듀얼 팬을 장착해 외부 공기를 필터로 전달, 들숨과 날숨에 맞춰 공기를 거른다.
특히 숨을 들이마실 때 팬이 빨리 돌기 때문에 부직포 마스크 착용 시 갑갑함을 느꼈던 사람에게는 쾌적함을 선사한다. 마스크 양쪽으로는 팬과 함께 2개의 교체 가능한 H13 등급의 헤파필터가 달려있어, 초미세 먼지를 99.95%까지 여과한다.
해당 마스크는 몇 번이고 충전 가능한 충전식 전자기기로, 2시간 충전으로 최대 8시간 사용 할 수 있다. 이는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일회용 마스크에 비해 반복 사용이 가능해 환경오염 방지에 크게 일조한다. 또한 LG ThinQ 모바일 앱과 연동해 필터 교체가 필요한 경우 알림을 받을 수 있다.
LG전자는 시판을 앞두고 국립전파연구원의 전파 인증을 마쳤으나, 방역 마스크로써의 취급에 시간이 걸려 식약처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LG 퓨리케어 웨어러블 공기청정기’는 국내 발매에 앞서 현재 홍콩과 대만을 비롯해 이라크, 두바이, 인도네시아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우선적으로 연세 세브란스병원의 의료진이 2,000개를 사용하고 있다.
입 모양이 보이는 '립뷰(Lip-view) 마스크'도 각광받고 있다. 립뷰마스크는 기존의 부직포 마스크와 똑같이 생겼지만, 입 부분이 투명한 필름으로 되어 있어 표정과 입모양을 드러낼 수 있다.
립뷰마스크는 공공기관에 방문하는 연세 많은 민원인은 물론, 난청·청각장애 등 입 모양을 통해 소통하는 민원인들 사이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청각장애인들의 경우 입술의 움직임, 표정, 손짓 등 비언어적 표현을 기반으로 대화를 인식하는데, 앞이 막힌 기존의 마스크는 얼굴의 절반을 가려 청각장애인들의 의사소통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식약처도 지난 9월 말, 기존 마스크의 안정적 공급을 알리는 자리에서 '마스크 사각지대'인 청각장애인 지원을 위해 의약외품 수어용 립뷰마스크 개발을 위한 시험생산 및 성능 검토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입 모양이 훤히 보여 의사소통을 수월하게 하는 립뷰마스크는 청각장애인 외에도 고령자·어린이 등 목소리를 포함해 다양한 표현을 사용해 소통하는 층을 대상으로 널리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립뷰마스크는 기존의 부직포 마스크 앞부분을 오려 투명한 필름을 붙인 형태로, 벨크로와 철사 등을 이용해 직접 제작해 사용할 수 있다. 제작시에는 사용하는 칼과 가위 등의 철저한 소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