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사회에 굳게 깔힌 편견의 벽을 넘어서긴 쉽지 않다. 그것이 전통이라는 울타리에 갇혀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영화 ‘그리고 우린 춤을 추었다’는 동유럽의 작은 나라 ‘조지아’의 전통 무용을 소재로 사회의 편견과 성 소수자의 이야기를 담은 청춘 성장물이다.

이미지=영화 ‘그리고 우린 춤을 추었다’ 포스터

동유럽의 작은 나라 ‘조지아’의 국립무용단 학생 ‘메라비’에게 춤은 태어날 때부터 함께한 세상의 전부다. 외할머니부터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형까지 온 가족이 무용수인 그는 춤에 대한 재능을 타고났지만, 단장은 그의 춤을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남성성이 선호되는 현대의 조지아 전통춤을 추기에 그의 춤은 너무 유연하고, 가냘프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무용단에는 ‘이라클리’라는 새로운 무용수가 들어온다. 힘이 넘치는 춤사위를 선보이는 그에게 단장이 메라비의 역할을 넘기며 둘 사이에는 미묘한 경쟁심이 싹튼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이끌리고, 단 한 명의 본부 무용수를 뽑기 위한 오디션 준비를 위해 화해한 두 사람은 함께 춤을 추며 급격히 가까워진다.

이미지=영화 ‘그리고 우린 춤을 추었다’ 스틸컷

문제는 두 사람의 관계가 우정을 넘어 사랑으로 치달았다는 데 있다. 조지아에서 동성애는 엄격히 금지된 행위로, 이번 오디션도 동성애 현장을 들킨 본부 무용수가 쫓겨나서 생긴 자리였다. 금지된 것들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익히 잘 알고 있는 그들이었지만, 메라비는 모든 것을 잊고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게 따라간다. 과연 이들은 오디션을 무사히 치러낼 수 있을까? 그리고 이들의 사랑은 어디로 흘러갈까?

이미지=영화 ‘그리고 우린 춤을 추었다’ 스틸컷

‘그리고 우린 춤을 추었다’는 조지아의 첫 퀴어 영화다. 조지아 개봉 당시 극우 세력의 개봉 반대 시위가 벌어질 정도로 큰 화제를 모은 영화는 5개 극장에서 13분 만에 5천 석을 매진 시켜 또 한 번의 사회적 화두를 던지기도 했다.

영화는 제72회 칸영화제, 제36회 선댄스영화제,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제63회 BFI 런던국제영화제, ‘스웨덴의 아카데미’ 제55회 굴드바게 시상식 등 전 세계 40여 개 영화제에서 초청 및 수상을 기록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미지=영화 ‘그리고 우린 춤을 추었다’ 스틸컷

영화는 다양한 사회의 편견에 맞닿은 청년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지극히 당연하며,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정말 올바른 것인지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남의 눈을 벗어나 자신을 직시한 메라비의 마지막 춤을 통해 편견의 벽을 뛰어넘은 이의 몸짓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보여준다.

편견의 벽에 부딪혀 소외된 청춘의 성장 이야기를 춤으로 표현한 영화 ‘그리고 우린 춤을 추었다’는 11월 25일 개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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