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zip] 이영애·고현정…나이 20대부터 50대까지 인생연기, 모두 놓칠수 없어요②
한때는 "산소같은 여자"로 온 국민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그녀가, "내 사람은 그럴 수 없습니다"라며 작은 실수 하나 용납하지 않는 '非 친절한' 그녀가 되기도 했다. 20대부터 50대까지 연기를 이어왔고, 그 연기는 때로는 눈물짓게 했고, 때로는 다시 잃어서게 했다. 배우 이영애, 고현정의 20대부터 50대까지의 작품 속 모습을 모아봤다.
◆ [스타zip] 김희애·김혜수…나이 20대부터 50대까지 인생연기, 모두 놓칠수 없어요①
배우 이영애는 1971년생이다. 올해 나이 50세. 1990년 '투유 초콜릿' 광고를 통해 연예계에 발을 디뎠다.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에 나선 것은 1993년 SBS 특채 탤런트로 발탁되면서다. '산소같은 여자'이기도 했던 그녀의 미모는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SBS드라마 '아스팔트 사나이'(1995)에서 동준(이병헌), 동석(정우성)의 사고많은 누나 동희 역을 할 때도 미모는 빛났고, 배우 배용준과 이혼한 후 다시 시작되는 사랑을 보여준 KBS2 드라마 '파파'(1996)에서도 눈이 부셨다. 이영애의 20대는 그냥, 산소같음 그 자체였다.
이영애의 30대는 '배우'의 얼굴이었다. 나이 31살에 선택한 영화 '봄날은 간다'(2001)를 통해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고 묻는 상우(유지태)에게 "헤어져"라며 사랑의 아픔을 알려준 은수 역을 통해, 미모 뿐만이 아닌 배우로서의 면모를 다시 알려줬다. 이후 MBC드라마 '대장금'(2003)에서 주인공 장금이 역을 맡아 어의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아내며, 아시아권의 스타로 떠올랐다. 다시 2년 후, 또 한 번의 강렬한 캐릭터를 선보인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2005)를 통해 "너나 잘하세요"라는 강렬한 대사와 함께 강인한 인물을 보여준 것. 삶의 아픔을 복수라는 이름으로 처절하게 써내려가는 금자씨를 통해 배우 이영애가 보여줄 수 있는 진폭을 느껴지게 했다.
이영애는 2009년 8월 미국에서 사업가 정호영 씨와 결혼했고, 2년 후인 2011년 슬하에 쌍둥이 남매를 두게 됐다. 그리고 2017년 SBS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를 통해 복귀했다. 조선시대 사임당 신씨의 삶을 재해석한 작품에서 이영애는 신사임당 역을 맡아, 이겸 역의 송승헌과 호흡했다. 이후 49세가 되던 해, 14년 만에 영화 '나를 찾아줘'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실종된 아이를 찾아 나선 강인한 엄마의 모습이었다. 현재는 자신의 SNS를 통해 두 아이와 사랑스러운 일상을 나누며 소통하고 있다. 시간은 흘렀지만 여전히 '산소같은' 여자, 배우, 아내, 그리고 엄마의 모습이다.
배우 고현정은 1971년생으로, 이영애와 동갑이다. 고현정은 1989년 제 33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선에 입상하며 연예계에 데뷔했다. 고현정을 '배우'로 각인시켜준 작품은 SBS드라마 '모래시계'(1995). 25세의 고현정은 7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까지 현대사를 배경으로 우석(박상원)의 사랑에 눈감고, 그의 친구 태수(최민수)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카지노의 대부 윤재용의 딸 윤혜린 역을 맡아 당차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다. 드라마를 보기 위해 집으로 간다고 해서 '귀가시계'로 불릴만큼 큰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다. 인기 절정의 순간, 고현정은 1995년 결혼과 함께 연예계를 떠났다. 하지만 2003년 이혼 소식이 전해졌다.
은퇴한 지 10년 후, 고현정은 SBS드라마 '봄날'(2005)을 통해 복귀한다. 고현정은 서정은 역을 맡았다. 정은은 어릴 때 부모에게 버려진 실어증에 걸린 섬 처녀다. 고현정은 메이크업도 포기하고 정은을 보여주는데 몰입했다. 하지만, 그 모습에서 여전히 아름다운 고현정을 더욱 주목하게 됐다. 이후 홍상수 감독의 작품 '잘 알지도 못하면서'(2008), '북촌방향'(2011)을 함께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배우' 고현정을 각인 시킨 작품은 MBC드라마 '선덕여왕'(2009)이었다. 고현정은 '미실' 역을 맡았다. 미실은 선덕여왕(이요원)과 대칭 관계에 선 인물로 뛰어난 미모와 색공술을 무기로 왕과 화랑을 휘어잡았던 여걸이다. "사람을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사람은 그럴 수 없습니다"라며 엄청난 카리스마를 내뿜는 고현정은 '미실' 그 자체의 모습으로 자신의 길은 자신이 나아간다는 그 목소리를 안방극장까지 울려퍼지게 했다. 이후 '디어 마이 프렌즈'(2016)에서는 박완 역을 맡아 엄마(고두심)과 남다른 케미를 펼치며 노년의 삶에 대한 화두를 던지기도 했다. 지난 해에는 KBS2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2: 죄와 벌'에서 숨쉴 틈도 없이 조여오는 악역 이자경 역을 맡아 조들호 역의 박신양과 맞섰다. 그러면서도 한 귀퉁이에는 연민의 감정을 느끼게 한 것은 역시 배우 고현정만이 가능한 힘이었다.
배우 김희애, 김혜수에 이어 배우 이영애, 고현정까지 나이를 잊은 여배우들의 인생연기를 모아봤다. 사실, 나이가 무슨 소용이랴. 이들은 여전히 뜨겁고, 아름답다. 그들이 가진 빛이 '눈이 부시게' 이어질 날들을 더욱 기대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