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 산을 포함해 해발 8,000m가 넘는 봉우리가 14개나 있는 히말라야는 흔히 신들의 성지로 여겨진다. 그리고 인간의 접근을 함부로 허락하지 않는 험난한 히말라야 정상을 정복한 산악인들은 불굴의 도전 정신으로 한계를 뛰어넘은 인간 승리의 드라마로 그려지곤 한다.

하지만 이런 히말리야의 의미에 과감히 반론을 제기하는 영화가 있다.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신성한 산 ‘히말라야’는 그저 미디어와 우리가 부여한 의미일 뿐일지 모른다며, 기존의 산악 다큐와 다른 시선으로 히말리야에 도전한 산악인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영화 ‘알피니스트 - 어느 카메라맨의 고백’이다.

이미지=영화 ‘알피니스트 - 어느 카메라맨의 고백’ 포스터

2018년 김창호 대장의 코리안웨이 구르자히말 원정 도중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산악인이자 촬영 감독인 故 임일진의 마지막 인터뷰를 토대로 펼쳐지는 영화에는 사람들이 환호하는 성공 뒤에 감춰진 산악인들의 진짜 이야기가 담겨있다.

2009년 파키스탄 스팬틱 골든피크 원정대부터 2010년 K2 가셔르붐 5봉 세계초등 알파인 원정대, 2011년 촐라체 스피드 원정대 ‘COME BACK IN 36H’, 2013년 ‘FROM 0 TO 8848’ 에베레스트 무산소 원정대까지 총 4번의 히말라야 원정에 참여한 임일진 감독은 시작부터 “산은 산일 뿐 어떤 의미도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펼쳐 호기심을 높인다.

이미지=영화 ‘알피니스트 - 어느 카메라맨의 고백’ 스틸컷

그는 히말라야 원정 과정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카메라에 가감 없이 담아냈다. 히말라야의 경이로운 장관부터 무명 원정대의 힘찬 도전과 짜릿한 성공은 물론, 무산소 등정·36시간 스피스 등반 같은 위험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등반’의 이면과 가파른 얼음 절벽과 산소 부족 등 예상치 못한 한계에 부딪혔을 때의 두려움과 절망, 동료의 죽음까지 말이다.

눈이 시리게 아름다운 히말라야의 절경과 함께 담긴 산악인들의 생생한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은 가슴을 한층 더 먹먹하게 만든다. 또한, 도전 네 번째 원정을 떠나기 전 “나의 판단은 최소화하고 그냥 있는 그대로 묵묵히 받아들이려고 한다”는 감독의 고백은 많은 것을 돌아보게 한다.

이미지=영화 ‘알피니스트 - 어느 카메라맨의 고백’ 스틸컷

영화는 제68회 트렌토 영화제(TRENTO FILM FESTIVAL)에서 심사위원상(PREMIO DELLA GIURIA)을 수상했으며, 제13회 BBK Mendi 국제 산악영화제에 초청받는 등 해외에서 먼저 주목 받았다.

이미지=영화 ‘알피니스트 - 어느 카메라맨의 고백’ 스틸컷

영웅서사의 틀을 깨고 산악인들의 성공과 실패를 과감히 드러낸 영화 ‘알피니스트 – 어느 카메라맨의 고백’. 목숨을 걸고 험난한 산으로 모여든 산악인들의 진짜 이야기로 한층 더 짙은 감동을 전하는 영화는 10월 15일 개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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