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꿈의제인' 포스터 / 사진 : 엣나인필름 제공

“어떻게 하면 사람 곁에 머물지 방법을 몰랐어요. 누군가 그랬어요. 넌 영원히 사랑받지 못할 거야. 그래도 괜찮아요. 어쩌다 이렇게 행복하면 됐죠. 그러면 된 거예요.”

손목에 '언해피(UN HAPPY)'라는 도장을 찍고 들어간 지하 트랜스젠더바 '뉴월드(NEW WORLD)'에서 제인(구교환)이 말한다. 제인은 자신의 존재 자체가 '거짓'이라고 말하는 트랜스젠더다.

소현(이민지)은 세상에 혼자 떠다니는 느낌이다. 어느 곳이든 어느 사람에게든 몸을 누이고 마음을 두려하면, 떠나간다. 가출팸(가출 청소년들이 모여 사는 곳)을 전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영화 '꿈의 제인' 스틸컷 / 사진 : 엣나인필름 제공

영화 '꿈의 제인'은 사랑이 고픈 제인과 소현, 두 사람이 만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소현은 자신을 버리고 간 오빠를 찾아온 제인과 만나게 된다.

그 전개의 방식이 독특하다. 시간의 흐름을 따르는 것도 아니고, 과거와 현재가 교묘하게 교차된다. 그 사이를 관통하는 것은 "안녕하세요, 잘 지내고 계시나요"로 시작해 "누군가가 그랬어요. 저는 영원히 사랑받지 못할 거래요"라고 고백하는 소현이 누군가에게 쓴 편지다. 전개의 방식은 관객이 찾아야 할 몫이다.

독특한 영화다. 평소 마주치기도 어려울 것 같은 사람을 통해 현실을 사는 나에게 손을 내민다. 이어지는 불행에 행복이 아주 가끔, 드문드문 들어오는 것. 어두움 속에서 더 선명하게 보이는 빛. 소현에게 제인이 그렇게 각인돼 있듯 오늘을 힘들게 견뎌낸 관객의 누군가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지점이다. 영화 역시 드문드문 웃음코드로 한없이 무거운 시선을 환기시키곤 한다.

영화 '꿈의 제인' 포스터 / 사진 : 엣나인필름 제공

조현훈 감독은 “‘꿈의 제인’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느낌이 있다. 짙게 깔린 어둠 속에서 더 강렬하게 빛이 발한다는 점이다. 처음으로 장편영화를 준비하면서 말할 기회가 없는 이들에게 입을 빌려줘야겠다는 마음으로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 그런 마음이 소현과 제인에게 담기지 않았나 싶다”고 작의를 설명했다.

'꿈의 제인'을 보는 가장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특별한 배우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반도' 속 서대위로 대중에게 강렬한 눈도장을 찍은 배우 구교환은 '꿈의 제인'에서 트랜스젠더 제인이 된다. 트렌스젠더 역할이지만 그 어느 것도 꾸미려 하지 않았다. 자신의 목소리로, 제인을 보여준다.

배우 이민지는 tvN '응답하라1988'에서 덕선(혜리)의 단짝친구 미옥 역으로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쳐진 어깨, 고개, 입꼬리까지 소현을 현실로 이끌고 왔다. 드라마 '이태원클라쓰'에서 트랜스젠더 마현이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주영은 지수를 통해 특유의 자신감과 당당함을 '꿈의 제인'에 담아내며 몰입도를 높였다.

배우 구교환, 이민지, 이주영 등이 열연한 영화 '꿈의 제인'은 오늘(5일) 케이블채널 OCN Movies에서 0시 30분부터 방송된다.

영화 '꿈의 제인' 스틸컷 / 사진 : 엣나인필름 제공

홈으로 이동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