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날 아는 사람은 죽일 거야” 더 오싹해진 괴담의 진화, 영화 ‘시라이’
여름이면 재미 반, 호기심 반으로 괴담을 나누는 이가 많다. 그런데 무심코 들은 괴담이 피할 수 없는 죽음의 저주가 되어 나타난다면? 영화 ‘시라이’는 공포 영화의 단골 소재인 괴담을 업그레이드해 한층 강력한 공포를 선사한다.
하루오와 미즈키는 각각 동생과 친한 친구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한다. 무엇을 본 건지 겁에 잔뜩 질린 이들은 모두 안구 파열 후 심장마비라는 미스터리한 죽음을 맞았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사인의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나선 하루오와 미즈키는 이들이 얼마 전 함께 여행을 다녀왔으며, 동행했던 나머지 한 명 역시 똑같이 괴기한 죽음을 맞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죽은 이들의 발자취를 좇아간 시골 마을에서 이들의 죽음이 한 괴담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기괴하게 큰 눈을 가진 정체불명의 여자 ‘시라이’의 이름을 아는 이는 모두 죽임을 당한다는 괴담이 실제가 되어 잔혹한 죽음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저주를 피하는 방법은 단 하나. ‘시라이’가 사라질 때까지 절대 눈을 떼지 않는 것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극강의 공포를 전하는 시라이의 모습을 최소 영화 한 편 보는 시간 동안 똑바로 바라봐야 살아남을 수 있다. 과연 하루오와 미즈키는 시라이의 저주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듣는 순간 걸리는 강력한 시라이 괴담의 저주는 관객의 등골을 서늘하게 한다. ‘시라이’라는 이름을 알고 있는 관객 역시 언제든 ‘시라이’의 방문을 받을 수 있는 저주의 조건에 충족하기 때문이다. 또한, 좀처럼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 여느 귀신과 달리 얼굴을 당당히 드러낸 시라이의 모습은 영화 ‘링’의 사다코나 ‘주온’의 토시오보다 한 수 위로, 공포의 전율을 자아낸다.
하지만 저주를 실체를 확인한 후 영화의 공포는 점점 줄어든다. 시라이의 잦은 등장이 시각적인 공포를 무디게 하기 때문이다. 이미 익숙한 J 호러의 전개 방식을 답습하는 것 역시 공포를 무뎌지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강력한 저주와 귀신의 비주얼로 승부수를 던진 영화 ‘시라이’. 한층 오싹해진 일본 괴담이 얼마나 관객을 사로잡을지 호기심을 높이는 영화는 내일(15일) 개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