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운명의 날…기소 여부 앞두고 고요한 삼성
현장 경영 앞장서며 경제 살리기 매진, 수사결과 따라 경영정상화 영향미칠수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기소 여부와 검찰 수사 적절성 등을 논의할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26일 열리고 있는 가운데, 삼성 측은 침묵 속에 초조하게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자택에 머물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수사심의위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부터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 15층 소회의실에서 현안위원회(현안위) 회의를 비공개로 열어 검찰과 삼성 측 주장 검토에 들어갔다. 일과시간 종료(오후 6시)까지 심의를 마치는 게 목표지만 경우에 따라 더 늦어질 수 있다.
검찰에선 주임검사인 이복현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검사와 앞서 이 부회장 등 영장실질심사에 참여했던 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 등이 투입됐다. 이 부회장 측에선 검사장 출신 '특수통'인 김기동·이동열 변호사가 나섰다. 김종중 삼성그룹 옛 미래전략실 전략팀장, 삼성물산 측 변호인도 참여했다.
이날 현안위는 이 부회장 변호인단과 검찰 측이 제출한 50쪽 분량 의견서를 살펴본 뒤 30분간의 구두 의견진술도 청취한다. 이 과정에서 심의위원들은 변호인단, 검찰 양측과 질의응답을 가질 수도 있다.
수사심의위가 이날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기소 적절성을 결정하지만, 관련 규정상 권고에 해당하기 때문에 검찰이 그 결정을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검찰이 수사심의위에서 불기소 권고를 하더라도 기소를 강행할 수는 있다. 다만 검찰은 현재까지 8차례의 심의위 권고를 모두 수용했다.
삼성으로선 수사심의위에서 불기소 권고가 나온다면 한숨을 돌릴 수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수사심의위가 '불기소' 권고를 내린다면 삼성이 지난 몇년간 시달렸던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고, 다시 경영 정상화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사심의위에서 기소 권고가 나오면 삼성으로선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 불기소가 나오더라도 검찰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
삼성 임직원들은 초조한 심경으로 수사심의위에 주목하고 있다. 사건 당사자인 이 부회장도 수사심의위에 출석하지 않고 TV를 통해 결과를 시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수사심의회 개최를 앞두고 현장 경영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9일에는 수원 반도체 연구소를 찾았고, 지난 23일에는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경영환경이 우리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면서 위기의식을 내비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