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일상이 더 특별해지는 '르노, 캡처'

지난 13일, 국내 상륙한 '르노 캡처'를 만났다. 캡처는 국내 소형 SUV의 돌풍을 일으켰던 1세대 '르노삼성자동차(이하 르노삼성) QM3'의 2세대 완전변경 모델이다. 클리오와 마찬가지로 르노에서 생산하는 캡처는 르노 브랜드의 로장주 엠블럼을 달고 판매된다. 부산에서 생산하는 QM6와 XM3 등은 르노삼성의 태풍의 눈 엠블럼을 그대로 사용한다.

프랑스에서 연구 개발하고 스페인에서 생산하는 캡처는 2013년 유럽 시장에 첫선을 보이고 70여개 국가에서 150만대 이상 판매했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 연속 유럽 소형 SUV 시장에서 판매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새롭게 업그레이드한 2세대는 지난 2019년 유럽 시장에 선보였다.

2세대는 르노의 최신 CMF-B 플랫폼에 감각적인 새로운 디자인과 안전하고 편안한 이지 드라이빙 경험을 선사하는 최신 사양들을 적용하고 엔진 라인업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는 현대차 코나를 비롯해 기아차 셀토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쌍용차 티볼리 등과 매우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된다.

외관은 투톤 바디 컬러 조합으로 트렌디하고 개성 넘치는 스타일을 완성했다. 전면부는 엠블럼이 르노삼성 '태풍의 눈'에서 르노 '로장주'로 바뀌었다. 블랙 라디에이터 그릴과 'C'자형 LED 주간주행등으로 감싸인 헤드램프는 정교하게 디자인돼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냈다. 범퍼의 하단 그릴은 기존 모델 보다 더 넓어지고 모던해져 안정적인 자세를 연출한다. 여기에 에어 커튼을 더해 시각적으로 차체를 더 넓고 낮아 보이도록 함으로써 한층 견고한 이미지를 빚어낸다. 보닛은 조각처럼 섬세하게 마무리돼 세련됐다.

측면부는 과감한 표면처리로 입체감을 더한 캐릭터 라인들과 크롬으로 포인트를 준 펜더 엠블리셔가 조화를 이루며 감각적이면서도 도시적인 SUV의 느낌을 준다. 후면부는 전면부와 마찬가지로 태일램프가 'C'자형 LED로 구성됐다. 하단부에는 크롬으로 마무리한 범퍼와 머플러, SUV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리어 스키드 플레이트가 세련되고 날렵한 이미지를 선사한다.

시승차인 최상위 트림 '에디션 파리'의 실내는 세련되고 고급스럽다. 특히 e-시프터와 플라잉 콘솔이 눈에 띈다. 전자식 기어 변속기인 e-시프터는 기존의 물리적인 기계 연결 방식과 달리 전기 신호로 장치를 조작하도록 개선해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조작이 가능하다. 덕분에 사용 편의성은 더욱 높아졌고 소음이나 진동은 훨씬 줄어들었다. 특히 전기 신호 방식을 적용한 덕분에 변속기가 차지하던 공간을 줄이고, 대신 플라잉 콘솔을 적용함으로써 운전자가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 탄생했다. 실내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인 플라잉 콘솔은 센터 콘솔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세련미를 선사한다.

디스플레이와 계기판도 달라졌다.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세로형 플로팅 타입의 이지 커넥트 9.3인치 디스플레이는 XM3에 적용된 것과 동일하며 가독성과 시인성을 모두 충족시킨다. 특히 272㎠로 동급 최대의 실면적 사이즈를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터페이스가 개선돼 만족스러운 성능을 발휘한다.

디지털 계기판은 내비게이션을 보여주는 '맵인 클러스터' 기능이 탑재돼 운전자가 시야를 분산하지 않고도 운전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SK텔레콤 T-맵을 이용한 완전 통신형 커넥티드 내비게이션을 탑재해 스마트폰 테더링 없이 서버로부터 최신 정보 업데이트와 맴 스트리밍이 가능해 편리하다. 주행 모드에 따라 다양한 그래픽도 전달해 각각의 모드에서 높은 시인성과 다채로움을 만날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은 기존 모델 보다 슬림해져 그립감이 한결 나아졌으며, 시트는 고급 가죽 소재로 마감돼 있어 착좌감이 뛰어나다. 사용자의 편리성을 개선한 센터페시아 피아노 스위치,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 매직 드로어를 활용한 다양한 수납공간 등 운전자를 배려한 디자인도 인상적이다.

2열 시트는 전장 4230mm, 전폭 1800mm, 전고 1580mm, 축거 2640mm로 기존 모델 보다 전장과 전폭이 각각 105mm, 20mm 더 커졌음은 물론 앞뒤로 160mm 슬라이딩 기능이 추가돼 한층 여유로워졌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536L이며, 2열을 접으면 길이가 길거나 부피가 큰 물건도 여유롭게 실을 수 있다.

파워트레인은 TCe 260 가솔린과 1.5 dCi 디젤 등 2가지 엔진으로 구성됐다. 시승차는 TCe 260 에디션 파리 트림이다. XM3에 탑재된 동일한 TCe 260 가솔린은 르노그룹과 다임러가 공동 개발한 4기통 1.3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향후 르노그룹의 주력으로 자리할 핵심 엔진이다. 다임러의 벤츠에선 A180, A200, CLA 등에서 적용되고 있다.

TCe 260 가솔린은 실린더 헤드와 직분사 인젝터를 수직 장착한 델타 실린더 헤드를 특징으로 성능은 물론, 경제성 측면에서도 흠잡을데 없는 고효율성을 자랑한다. 여기에 게트락社의 7단 습식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맞물리며 주행 감성을 끌어 올렸다. 성능은 최고출력 152마력, 최대토크 26.0kg.m를 발휘한다. 복합 연비는 13.5km/L(도심: 12.1km/L, 고속: 15.5km/L, 17인치 기준)이다.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일반도로와 고속도로 코스로 시승했다. 운전을 위해 탑승을 했더니 시트가 편안하게 몸을 감싸주고 조절이 자동이라 편리하다. 이후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었다. 역시 가솔린 엔진이라 실내로 유입되는 엔진음이 거의 없어 조용하다.

천천히 주행을 시작했다. 에코, 스포츠, 마이센스 등 3가지 주행 모드 중 에코로 선택하고 시속 60~80km로 주행했다. 주행해보니 시속 80km 정도의 속도에서 진동과 소음이 거의 없으며 승차감도 부드럽고 안정적이다. 가속페달을 서서히 밟으면 가속도 매끄럽다. 와인딩 구간에서는 제법 기민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코너를 빠르게 공략해도 균형을 잃지 않았고 타이어가 구르는 질감이나 하체 전반의 피드백도 무난했다. 오르막길에서는 힘이 더디지 않게 올라가며 과속 방지턱도 흔들림 없이 부드럽게 넘어간다.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시속 80~100km까지는 서서히 가속 페달을 밟으면 힘 있게 나간다. 스티어링 휠은 묵직해 안정적이다. 고속 곡선 구간에서도 안정적인 밸런스를 유지시켜주어 차체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잘 잡아준다. 이후 주행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선택하고 시속 100km 이상으로 주행해보니 힘이 부족하지 않다. 스티어링 휠의 조향감도 만족스러우며, 꾸준하게 속도를 올리면 그 과정도 답답하지 않다. 특히 스포츠 세단에 준하는 고속 주행 실력과 속도를 올릴수록 도로를 움켜쥐는 듯한 안정감은 인상적이다. 제동력도 부족함이 없다. XM3와 동일한 엔진이지만 성향은 다른 모습이다. XM3의 경우 부드러우면서도 정숙한 승차감이 돋보인다면, 캡처는 스포티한 주행감에 초점을 맞춘 느낌이다. 시속 100km 이상 고속에서는 엔진음과 풍절음(차와 바람이 부딪쳐 나는 소리)이 들어온다. 하지만 부담스러울 정도가 아니라 일상 주행에는 무리가 없다.

전 트림에 기본 탑재된 ADAS(주행 보조 시스템)도 경험했다. 차선이탈 방지 보조 시스템(LKA)은 시속 60km 이상 주행 시 쓸 수 있는데, 차량이 차선을 벗어나려 할 때 스티어링 휠 진동을 통해 경고한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은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아도 앞차와의 간격에 따라 설정된 속도에 맞게 부드럽게 감·가속을 반복해 보조해준다. 그뿐만 아니라 긴급제동 보조 시스템(AEBS), 차간거리 경보 시스템(DW),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BSW) 등을 탑재했다.

감각적이면서 세련된 디자인과 동급 최고 수준의 운전 편의성 그리고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앞세워 일상이 더 특별해지는 캡처는 국내 수입 소형 SUV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캡처 에디션 파리 트림의 부가세 포함한 판매 가격은 2748만원이다.(개별소비세 1.5% 인하 기준) 또한, 수입차임에도 일반 르노삼성 모델과 동일하게 전국 460여 곳의 르노삼성 A/S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다.